K-뷰티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거대 트렌드가 사라지고, C-뷰티나 병원 시술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선 효능이 뚜렷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LS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최근 진행된 화해 웨비나에서 "브랜드는 넘쳐나는데 지갑과 시간은 줄어드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시장상황을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브랜드가 택할 전장과 무기를 먼저 정해두지 않으면 비용만 늘어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 연구원이 가장 먼저 짚은 변화는 소비의 파편화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면서, 소비자의 취향과 선택 기준이 잘게 나뉘고 있다. 과거처럼 하나의 히트 상품이 폭넓은 소비층을 아우르기보다, 같은 연령대 안에서도 피부 고민과 사용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을 고르는 구조가 됐다.
이 같은 흐름은 브랜드 충성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필요한 기능이 있을 때마다 제품을 바꾸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브랜드를 기억하기보다 문제 해결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늘어나면서, 경쟁의 기준도 브랜드 이름이 아니라 기능 단위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시장은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생산 설비와 유통망, 오프라인 매장을 갖춰야만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 지금은 ODM·OEM과 온라인 채널, SNS가 활성회되면서 브랜드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그 결과 브랜드 수는 급격히 늘었고, 소비자 한 명이 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기간은 짧아졌다.
오 연구원은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의 핵심 과제로 '첫 구매를 얼마나 자주 만들어내느냐'를 꼽았다. 제품 수와 메시지를 늘리는 방식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공략할 것인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C-뷰티의 확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경쟁 축 중 하나다. 중국 소비재 기업들은 캐릭터와 세계관, 패키지 기획을 앞세워 토이·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 같은 기획 방식이 화장품으로도 이어지면서, 중국 브랜드는 더 이상 저가 대체재가 아니라 동일한 기준에서 평가받는 경쟁자로 올라섰다.
실제로 중국 프로야는 색조 브랜드 플라워노즈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고, 플라워노즈는 한국 공식몰을 열고 국내 드럭스토어와 온라인 채널에서 K-뷰티 브랜드와 나란히 판매되고 있다. 최근엔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오 연구원은 "중국 브랜드가 무섭다기보다, 기획과 속도 면에서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K-뷰티 역시 자신이 가져갈 카테고리와 포지션을 더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K-뷰티가 상대해야 할 또 다른 경쟁자는 병원·클리닉 시술이다. 특히 비침습적 시술이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화장품과 시술을 병행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화장품의 역할도 시술 전후 관리와 유지, 일상적인 피부 컨디션 조절을 맡는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 연구원은 이를 "화장품은 더 이상 감성 경쟁이 아니라 결과 경쟁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전통적인 럭셔리 기초 화장품은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피부과와 연계된 더마 화장품 부문은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소비가 광고 이미지나 브랜드 상징성보다 실질적인 개선 결과와 연관된 카테고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오 연구원은 브랜드가 취해야 할 생존 전략으로 '비용 효율화'와 '전문성 강화'를 제시했다. 공급 과잉 시대에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용을 낭비하기보다, 우리 브랜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성분이나 카테고리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 연구원은 "K-뷰티 브랜드들은 더마·선케어·겔 마스크·립처럼 결과가 비교적 빠르게 체감되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승부처를 정하고, 제품과 메시지를 이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단순히 1등 브랜드를 쫓는 전략이 아니라, 특정 기능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소비자가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뾰족한 무기를 구축하는 브랜드만이 2026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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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거대 트렌드가 사라지고, C-뷰티나 병원 시술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선 효능이 뚜렷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LS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최근 진행된 화해 웨비나에서 "브랜드는 넘쳐나는데 지갑과 시간은 줄어드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시장상황을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브랜드가 택할 전장과 무기를 먼저 정해두지 않으면 비용만 늘어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 연구원이 가장 먼저 짚은 변화는 소비의 파편화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면서, 소비자의 취향과 선택 기준이 잘게 나뉘고 있다. 과거처럼 하나의 히트 상품이 폭넓은 소비층을 아우르기보다, 같은 연령대 안에서도 피부 고민과 사용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을 고르는 구조가 됐다.
이 같은 흐름은 브랜드 충성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필요한 기능이 있을 때마다 제품을 바꾸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브랜드를 기억하기보다 문제 해결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늘어나면서, 경쟁의 기준도 브랜드 이름이 아니라 기능 단위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시장은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생산 설비와 유통망, 오프라인 매장을 갖춰야만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 지금은 ODM·OEM과 온라인 채널, SNS가 활성회되면서 브랜드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그 결과 브랜드 수는 급격히 늘었고, 소비자 한 명이 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기간은 짧아졌다.
오 연구원은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의 핵심 과제로 '첫 구매를 얼마나 자주 만들어내느냐'를 꼽았다. 제품 수와 메시지를 늘리는 방식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공략할 것인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C-뷰티의 확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경쟁 축 중 하나다. 중국 소비재 기업들은 캐릭터와 세계관, 패키지 기획을 앞세워 토이·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 같은 기획 방식이 화장품으로도 이어지면서, 중국 브랜드는 더 이상 저가 대체재가 아니라 동일한 기준에서 평가받는 경쟁자로 올라섰다.
실제로 중국 프로야는 색조 브랜드 플라워노즈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고, 플라워노즈는 한국 공식몰을 열고 국내 드럭스토어와 온라인 채널에서 K-뷰티 브랜드와 나란히 판매되고 있다. 최근엔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오 연구원은 "중국 브랜드가 무섭다기보다, 기획과 속도 면에서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K-뷰티 역시 자신이 가져갈 카테고리와 포지션을 더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K-뷰티가 상대해야 할 또 다른 경쟁자는 병원·클리닉 시술이다. 특히 비침습적 시술이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화장품과 시술을 병행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화장품의 역할도 시술 전후 관리와 유지, 일상적인 피부 컨디션 조절을 맡는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 연구원은 이를 "화장품은 더 이상 감성 경쟁이 아니라 결과 경쟁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전통적인 럭셔리 기초 화장품은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피부과와 연계된 더마 화장품 부문은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소비가 광고 이미지나 브랜드 상징성보다 실질적인 개선 결과와 연관된 카테고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오 연구원은 브랜드가 취해야 할 생존 전략으로 '비용 효율화'와 '전문성 강화'를 제시했다. 공급 과잉 시대에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용을 낭비하기보다, 우리 브랜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성분이나 카테고리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 연구원은 "K-뷰티 브랜드들은 더마·선케어·겔 마스크·립처럼 결과가 비교적 빠르게 체감되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승부처를 정하고, 제품과 메시지를 이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단순히 1등 브랜드를 쫓는 전략이 아니라, 특정 기능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소비자가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뾰족한 무기를 구축하는 브랜드만이 2026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