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민텔] 미니 뷰티, 정품 구매 이끌며 신시장 형성
재활용 사각지대 해소할 설계·회수 체계도 마련해야
입력 2025.12.19 06:00 수정 2025.12.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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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과 미니 뷰티 제품이 정품 구매 유도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소형 포장의 재활용 한계가 산업 전반의 과제로 부상하면서, 브랜드들은 새로운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제 위기와 불안정성이 도사리는 시대에 소비자들은 '구매 리스크'를 굳이 떠안으려 하지 않는다. 효능이 검증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찾기 위해 샘플과 미니 제품을 구입, 시험해 보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트라이얼 키트' '샘플링' '디스커버리 세트'가 종종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제품 목록에 나타난 것은 이 같은 현상의 반영이다.

하지만 작은 용기 사용이 늘어난 만큼 폐기물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사셰(sachet)와 초소형 어플리케이터 등은 기존 재활용 설비로 처리가 어려워 대부분 일반 폐기물로 버려진다. 민텔은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 소형 포장 설계를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험 넘어 브랜드 마중물로

샘플은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진입점이 됐다. 단순 증정용에서 벗어나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적 매개체로 활용되며, 브랜드 충성도와 정품 구매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BPC(Beauty & Personal Care)  소비자의 59%, 미국 소비자의 45%가 ‘제품 구매 시 샘플 제공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영국 온라인 소비자도 39%가 ‘개인 맞춤형 샘플을 받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샘플이 구매 행동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중국에선 프레스티지 스킨케어 이용자 중 42%가 정품 구매 전 유료 샘플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가 스킨케어의 경우 먼저 작은 용량을 사서 써본 뒤 본 제품을 결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레이디 가가가 설립한 미국 뷰티 브랜드 하우스랩스(Haus Labs)는 디스커버리 세트를 받아본 후 정품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샘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하우스랩스 홈페이지 캡처

민텔은 이러한 전략이 단순히 '가성비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브랜드의 사용자 경험을 합리적 방식으로 체험하려는 '의도적 소비자(intentional shopper)'의 니즈에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브랜드들은 이 같은 소비자 니즈에 맞춘 맞춤형 샘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한 예로, 레이디 가가가 설립한 미국 뷰티 브랜드 하우스랩스(Haus Labs)는 파운데이션 체험 키트를 배송비만 내고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21일간 여러 컬러를 시험해본 뒤 정품을 구매하면 키트 비용(12 달러)을 정품 가격에서 차감받을 수 있다. 구매하지 않을 경우에만 비용을 부담하게 해, 샘플 사용 경험이 실제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여행용' 아닌 '일상 소비재'

미니 뷰티 제품은 샘플이나 여행용을 넘어,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구매 포맷으로 확장되고 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중국 BPC 소비자의 57%는 ‘미니 제품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고 답했고,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민텔은 미니 제품의 '휴대성'과 '자주 쓰지 않는 제품의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점'이 이러한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은 용량의 제품이 빠르게 다양한 제품을 써보고 싶은 소비자에게 적합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미니 뷰티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Z세대와 알파 세대는 미니 뷰티에 더욱 적극 반응하고 있다. 틱톡(TikTok)과 레딧(Reddit) 등 젊은 층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미니 제품을 다룬 언박싱·리뷰 콘텐츠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미니 포맷의 장점으로 가격 부담이 적다는 점과 가방이나 여행 가방에 넣어 다니기 쉽다는 점을 꼽으며, 본품보다 미니를 먼저 선택하는 소비 패턴이 공유되고 있다는 것.

베네피트(Benefit) '릴래시 어드벤처 미니 마스카라 트리오'(왼쪽), 오리베(Oribe) '헤어 알케미 디스커버리 컬렉션'. ⓒ각 사, 민텔

민텔은 이러한 소비자 반응이 플랫폼과 브랜드의 상품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품과 동일한 사용 경험을 주는 디럭스 샘플이나 여행용 키트를 통해, 미니 제품을 하나의 독립 상품처럼 구성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Tmall)은 2~10㎖ 용량의 여행용 사이즈 수요가 늘자 이를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 관련 제품군을 확대 운영 중이다.

브랜드들은 기존 정품 제품군을 소용량으로 재구성한 기획 세트도 강화하고 있다. 오리베(Oribe)는 대표 헤어케어 라인을 미니 튜브로 구성한 '헤어 알케미 디스커버리 컬렉션'을 출시했고, 베네피트(Benefit)는 홀리데이 시즌을 겨냥해 마스카라 3종을 소형 패키지로 묶은 '릴래시 어드벤처 미니 마스카라 트리오'를 선보였다.

 

재활용 사각지대…포장 설계 단계부터 점검해야

문제는 이렇게 늘어나는 샘플·미니 포장이 현행 재활용 체계 안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텔은 "샘플 파우치와 미니 용기는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운 포맷"이라고 지적했다. 얇고 유연한 다층 플라스틱 사셰와 지름 2인치(약 5㎝) 이하의 작은 부품은 선별 설비를 통과하지 못해 일반 폐기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런 구조가 이어지면 브랜드가 세운 플라스틱 사용 감축·재활용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각국에서 강화되는 포장 규제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미니 뷰티 제품의 포장 설계 단계서부터 재활용 기준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민텔은 이를 위해 포장 설계 단계에서 용기와 부품의 크기와 형상을 조정해 일정 크기(예: 2×2인치) 이상으로 맞추고, 단일 소재를 사용하거나 PET·PE·PP처럼 기존 재활용 체계에 이미 편입된 소재를 우선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어떤 부품을 어떻게 분리 배출해야 하는지 1·2차 포장에 명확히 표기하고,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제품 특성에 맞는 재질을 선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프타르(Aptar)가 선보인 종이 비중을 높인 플랫형 향수 샘플(왼쪽), 아케이드뷰티(Arcade Beauty)의 종이 함량을 높인 사셰. ⓒ각 사, 민텔

대체 소재를 활용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브랜드 사례도 소개됐다. 아프타르(Aptar)는 종이 비중을 높인 플랫형 향수 샘플을 선보였고, 아케이드뷰티(Arcade Beauty)는 종이류 재활용 흐름에 편입될 수 있도록 종이 함량을 높인 사셰 포장을 개발했다. 기존 종이 재활용 인프라 안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설계한 포맷들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은 테라사이클(Terracycle), 팩트 콜렉티브(Pact Collective) 같은 비영리 단체와 협업해 별도 회수·재활용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팩트 콜렉티브는 매장 수거함과 우편 반송 라벨로 모은 포장을 바탕으로 100% PCR 폴리프로필렌 레진 '뉴매터(NewMatter)'를 개발해 크레도뷰티(Credo Beauty) 클렌저 펌프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민텔은 이를 "PP 소재의 순환 구조를 만든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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