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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전쟁이다. 세계적인 신약 한개가 갖는, 기업과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점점 더 커지며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반면 신약이 개발됐어도, 제대로 된 가격의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신약 가치평가와 급여정책의 유기적 관계 논란이다.
이는 한창 신약개발 열기가 최고조에 이른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약가치와 급여정책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타당할까.
최근 중앙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이 개최한 ‘신약의 가치평가를 위한 혁신적 접근법’ 국제컨퍼런스에서 호주 멜버른대학 필립 클락 (Philip Clarke) 교수는 이에 대해 제언했다. 요약 소개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조세 기반 건강보험제도 (tax-financed insurance scheme)’는 공공재원의 보조로 운영되며 다양한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의 보장을 포함한다. 두 나라는 특정 약물의 치료 효과와 비용적 효용성을 평가하는 각기 다른 기준 및 절차를 갖고 있다.
우선 호주의 경우 특정 의약품의 도입여부 결정은 제약회사의 신청에 의거해 개별적인 평가작업이 이뤄지고 가격은 정부(지불자)와 제약회사 양자간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뉴질랜드는 개별약물보다는 약물의 효능군 (class)에 주안을 두며, 특히 제네릭 의약품 도입과 재정 절감을 위한 입찰과정을 다분히 활용하고 있다.
신약 가치평가에 필요한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법은 과연 무엇인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경우 새로운 기전의 약물은 기존 급여권에 포함돼 있는 약물과 비교해 ‘향상된 치료 효과’ 및 만성질환 관리의 ‘기간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비용 최소화(cost minimization)’ 접근도 있지만, 신규 약물 도입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경제성 평가를 예측하는 접근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DPP-4 또는 SGLT2와 같은 새로운 경구용 항당뇨병제 도입으로 인해 매월 $50 AUD(호주달러), 매년 $600 AUD, 10년동안 $6000 AUD 금액을 약가로 추가 지출할 만한 비용 효과성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약물 처방으로 환자 삶의 질 향상과 수명의 연장을 의미하는 QALY (quality adjusted life years)를 기준으로 $6000 AUD 추가 지출은 적어도 QALY 0.12년 증가분을 입증해야 비용 효과적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새로운 치료제의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건강보험을 운용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제한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사전적(ex ante) 급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환급형 제도에서 보험급여가 결정되면 정부는 거의 모든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치료약물의 실제 사용량이 예측을 초과할 경우 재정적 위험요인이 발생하고, 치료 효과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 사회복지적 관점의 위험요인이 발생한다.
만성질환의 ‘기간적 관리’라는 관점에서 장기간 관찰된 QALY 또는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지표와 경제성 평가에 대한 근거의 부족 및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제약회사와 정부(지불자) 간에 위험분담을 통한 ‘조건부 급여제도 (managed entry scheme, MES)’의 활용도 고려될 수 있다.
특히 최근 개발되고 있는 신약 중 고가의 중증질환 및 환자수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가 많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조건부 급여제도’는 우선적으로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사후 QALY를 포함하는 치료 효과 및 비용효과성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여 약가조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급여계약을 탄력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
이상적인 것은 특정약물의 급여기준이 사후적(ex-post) 치료 효과 개선을 근거로 조정될 수 있다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특정 치료약물에 효과를 얻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급여기준이 유지되고, 그 반대로 효과가 미비하여 투여를 중단한다면 기존에 급여받았던 것을 환불하는 방법이다.
더 나아가 제약회사와 정부 간 위험분담을 위한 ‘사후보상제도’가 고려될 수 있다.
항암제의 경우 제약회사가 신약을 출시했을 때 기존 치료제의 추정된 전체생존률(OS)을 근거로 사전 보증금(predefined bond)을 납부하고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포함하는 임상적 평가지표, 즉 실제 치료 효과에 의거하여 보상(payback)을 받는 방식이다.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겠지만 우선적으로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효과가 더 높은 환자군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제약회사는 치료 효과와 비용 효과성이 없는 의약품에 대한 불필요한 자원적 투입과 소모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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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전쟁이다. 세계적인 신약 한개가 갖는, 기업과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점점 더 커지며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반면 신약이 개발됐어도, 제대로 된 가격의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신약 가치평가와 급여정책의 유기적 관계 논란이다.
이는 한창 신약개발 열기가 최고조에 이른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약가치와 급여정책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타당할까.
최근 중앙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이 개최한 ‘신약의 가치평가를 위한 혁신적 접근법’ 국제컨퍼런스에서 호주 멜버른대학 필립 클락 (Philip Clarke) 교수는 이에 대해 제언했다. 요약 소개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조세 기반 건강보험제도 (tax-financed insurance scheme)’는 공공재원의 보조로 운영되며 다양한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의 보장을 포함한다. 두 나라는 특정 약물의 치료 효과와 비용적 효용성을 평가하는 각기 다른 기준 및 절차를 갖고 있다.
우선 호주의 경우 특정 의약품의 도입여부 결정은 제약회사의 신청에 의거해 개별적인 평가작업이 이뤄지고 가격은 정부(지불자)와 제약회사 양자간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뉴질랜드는 개별약물보다는 약물의 효능군 (class)에 주안을 두며, 특히 제네릭 의약품 도입과 재정 절감을 위한 입찰과정을 다분히 활용하고 있다.
신약 가치평가에 필요한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법은 과연 무엇인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경우 새로운 기전의 약물은 기존 급여권에 포함돼 있는 약물과 비교해 ‘향상된 치료 효과’ 및 만성질환 관리의 ‘기간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비용 최소화(cost minimization)’ 접근도 있지만, 신규 약물 도입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경제성 평가를 예측하는 접근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DPP-4 또는 SGLT2와 같은 새로운 경구용 항당뇨병제 도입으로 인해 매월 $50 AUD(호주달러), 매년 $600 AUD, 10년동안 $6000 AUD 금액을 약가로 추가 지출할 만한 비용 효과성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약물 처방으로 환자 삶의 질 향상과 수명의 연장을 의미하는 QALY (quality adjusted life years)를 기준으로 $6000 AUD 추가 지출은 적어도 QALY 0.12년 증가분을 입증해야 비용 효과적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새로운 치료제의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건강보험을 운용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제한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사전적(ex ante) 급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환급형 제도에서 보험급여가 결정되면 정부는 거의 모든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치료약물의 실제 사용량이 예측을 초과할 경우 재정적 위험요인이 발생하고, 치료 효과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 사회복지적 관점의 위험요인이 발생한다.
만성질환의 ‘기간적 관리’라는 관점에서 장기간 관찰된 QALY 또는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지표와 경제성 평가에 대한 근거의 부족 및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제약회사와 정부(지불자) 간에 위험분담을 통한 ‘조건부 급여제도 (managed entry scheme, MES)’의 활용도 고려될 수 있다.
특히 최근 개발되고 있는 신약 중 고가의 중증질환 및 환자수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가 많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조건부 급여제도’는 우선적으로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사후 QALY를 포함하는 치료 효과 및 비용효과성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여 약가조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급여계약을 탄력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
이상적인 것은 특정약물의 급여기준이 사후적(ex-post) 치료 효과 개선을 근거로 조정될 수 있다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특정 치료약물에 효과를 얻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급여기준이 유지되고, 그 반대로 효과가 미비하여 투여를 중단한다면 기존에 급여받았던 것을 환불하는 방법이다.
더 나아가 제약회사와 정부 간 위험분담을 위한 ‘사후보상제도’가 고려될 수 있다.
항암제의 경우 제약회사가 신약을 출시했을 때 기존 치료제의 추정된 전체생존률(OS)을 근거로 사전 보증금(predefined bond)을 납부하고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포함하는 임상적 평가지표, 즉 실제 치료 효과에 의거하여 보상(payback)을 받는 방식이다.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겠지만 우선적으로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효과가 더 높은 환자군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제약회사는 치료 효과와 비용 효과성이 없는 의약품에 대한 불필요한 자원적 투입과 소모를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