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당뇨병 부실관리 심각, 당뇨병 천 만명 시대 재촉
대한당뇨병학회는 제16회 ‘당뇨병주간(11월12일~18일)’ 을 맞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지난 2005년부터 실시한 전국표본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 규모와 전반적인 관리 현황을 분석한 ‘2007 한국인 당뇨병 연구보고서(Diabetes in Korea 2007’를 발표했다.
이는 2003년 시점의 전국 20-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당뇨병 환자를 조사한 것으로, 당뇨병 유병률은 7.7%(2,694,220명)이며, 매년 전체 환자의 10%에 달하는 신규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전단계(공복혈당장애와 내당능장애) 환자까지 포함하면 실로 폭발적인 환자수다. 의료계에선 현재 대략 700~800 만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에 새롭게 진단된 환자 당뇨병의 발생률(2003년 기준)은 전 인구의 0.57%, 274,746명으로 추정되었다. 20-79세 성인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0.76%, 262,735명으로 추정되었다. (남성:0.73%, 여자 0.78%) 이러한 결과는 매년 전체 인구의 1000명당 5~6명의 새로운 당뇨병 환자가 진단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건강보험 비용의 약20% 당뇨병 치료비로 쓰여
이러한 성별,연령군별, 유병률이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2010년 351만명(통계학적 추정 전인구 7.08%), 2020년 455만명(8.97%), 2030년 545만명(10.85%)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03년 한해 동안 20-79세 전국민 건강보험 총진료비 16조5천억원 중에서 당뇨병 환자의 총진료비(의료기관+약국)는 3조2천억원으로 19.25%(약 5분의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일반인의 4.63배에 이른다. 결국 20년 뒤에는 현재보다 당뇨병에 대한 의료비 증가율은 40%를 상회할 것(Diabetes Atlas, Third Edition, IDF, 2006)으로 전망, 당뇨병 예방과 합병증 최소화를 위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당뇨병 관리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높은 당뇨합병증 발생률, 하지만 예방관리 기본인 검사ㆍ교육은 미비
당뇨병은 심발작, 뇌졸중, 실명, 하지절단, 신부전의 주된 원인으로 무엇보다 생명을 위협하는 이런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2003년 족부절단 발생 환자의 44.8%에서 당뇨병이 동반,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경우에 비해 족부절단 발생률이 10.1배나 높았다. 또한 말기신부전증 환자의 56.7%, 신대체요법(신장투석, 신장이식 등) 환자의 70.5% 가 당뇨병 합병증 때문이며, 당뇨병 환자의 급성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구보다 약 5.2배 높았다.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은 이렇듯 매우 흔할 뿐만 아니라 그 정도가 심각할 수 있어, 비당뇨인에 비해서 의료비용과 인력손실 및 사회적 파급효과가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의료기관의 당뇨합병증 기본검사 실시율은 비만도(BMI)17.90%, 발 관찰 0.72%, 안저 검사 6.26%, 소변미세단백뇨 3.35%, 당화혈색소 검사 30.64% 등으로 매우 저조한 합병증 검사 실시율을 나타냈다. 심지어 흔히 측정 가능한 혈압측정마저도 55.62%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교육에 대한 설문 응답자 1,460명(54.3%) 중에서 당뇨병 교육을 한번이라도 받은 적이 있는 경우는 39.4%에 불과했고, 60.6%는 한번도 당뇨병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이와 함께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관리 및 전반적인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당뇨병 초진일 기재(63.44%), 고혈압(82.19%),고지혈증(53.74%), 가족력(35.39%), 흡연(37.67%)과 음주(40.46%) 등의 유무에 대한 기초적인 병력 기재도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차원의 제도적 정비 시급
전세계적으로 2억명 이상이 당뇨병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당뇨병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도 중대한 5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건강보험재정 상으로도 큰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조기발견, 적정 교육, 적정 진료는 더 이상 환자 개인이니 의사의 선택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윤건호 총무이사(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인들은 당뇨병에 취약한 특징이 있으며, 무엇보다 30-40대 젊은 연령층부터 시작되는 당뇨병 환자가 많아 장기적으로 당뇨병과 합병증을 안고 일생을 살아가는 환자수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이로인해 사회, 경제적 비용의 손실은 실로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손호영 이사장(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는 “정부는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해 당뇨병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가지고 한정된 보험재정 내에서 선택과 집중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인 접근을 시작해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기초통계연구 테스크포스(TF)팀장인 백세현 교수는 “이번 한국인 당뇨병 연구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자료이며, 규모가 방대하여 당뇨병 관련해 국민건강 상태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는데 최상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제 이러한 당뇨병 기초 통계를 토대로 당뇨병 극복을 위한 정책 방향과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호
2007.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