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를 중심으로 커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은 12일 전문기자협의회를 통해 의료사고 이력 공개 논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대 입장의 핵심은 의료사고가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는 점에 있다. 의사의 진료와 수술은 기본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선의의 목적을 갖는데, 불가피하게 발생한 과실에 대해 형사처벌 이력까지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신 과장은 "의료사고 이력이 공개되면 의사들은 위험 부담이 큰 필수의료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부과, 안과, 정신과 등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고위험 필수의료 전공자가 턱없이 부족한데, 제도가 도입되면 이러한 기피 현상을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의사의 무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력 공개는 곧바로 환자들의 진료 기피로 이어져 의사들이 수술실을 떠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 양성 과정의 현실적인 한계도 짚었다. 외과의사 등 고숙련 전문의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시행착오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의료계 내 의사 출신 공무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 과장은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100% 무과실만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특히 워라밸과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는 젊은 'MZ세대 의사'들의 특성을 언급하며 "정부와 사회가 이력 공개를 통해 '위험한 진료는 아예 하지 말라'는 억압적 메시지를 준다면, 아무도 험난한 필수의료의 길을 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의료행위 중 발생한 성범죄나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대리수술) 등 의료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명백한 범죄에 대해서는 이력 공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7월 29일 국회 토론회 이후,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실 등에서는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원실 측은 의료인 면허취소 및 재교부 건수 등의 자료를 복지부에 요청한 상태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전체 의료사고의 약 90%가 성형외과 등 비필수 분야에서 발생하므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신 과장의 시각은 다르다.
신 과장은 "단 10%의 불이익이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에서 발생하더라도, 그 여파는 전체 생태계를 뒤흔들 만큼 치명적"이라며 "전체 의사의 1%도 안 되는 진짜 문제 의사(빈대)를 잡기 위해 대다수 선량한 의사들의 활동을 위축시켜 필수의료(초가삼간)를 다 태울 수는 없다.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역설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의료윤리학회 등이 대안으로 제시한 ▲독립된 환자 안전 사고 조사·분석 기구 설립 ▲보호된 학습 체계 구축 ▲미국의 NPDB(국가 의료인 정보은행)와 같은 전문직 면허관리 기구 중심의 비공개 등록·정량적 관리 체계 도입 등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현실적인 난제를 지적했다.
해당 시스템이 실현되려면 형사확정 판결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유받아야 하나, 현재 사법부에서 재판 결과를 원활하게 제공하지 않아 자료 수집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신 과장은 "판결문을 정확하게 봐야 어떤 의료행위에서 어떤 과실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연구용역 등은 가능하겠지만 상시적인 기구를 만들어 복지부가 정보를 수집할 경우 악용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어 전반적인 의료사고 예방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와 붕괴 위기에 처한 필수의료를 지켜내려는 정부의 방어선 사이에서, 향후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 험난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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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를 중심으로 커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은 12일 전문기자협의회를 통해 의료사고 이력 공개 논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대 입장의 핵심은 의료사고가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는 점에 있다. 의사의 진료와 수술은 기본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선의의 목적을 갖는데, 불가피하게 발생한 과실에 대해 형사처벌 이력까지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신 과장은 "의료사고 이력이 공개되면 의사들은 위험 부담이 큰 필수의료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부과, 안과, 정신과 등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고위험 필수의료 전공자가 턱없이 부족한데, 제도가 도입되면 이러한 기피 현상을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의사의 무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력 공개는 곧바로 환자들의 진료 기피로 이어져 의사들이 수술실을 떠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 양성 과정의 현실적인 한계도 짚었다. 외과의사 등 고숙련 전문의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시행착오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의료계 내 의사 출신 공무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 과장은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100% 무과실만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특히 워라밸과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는 젊은 'MZ세대 의사'들의 특성을 언급하며 "정부와 사회가 이력 공개를 통해 '위험한 진료는 아예 하지 말라'는 억압적 메시지를 준다면, 아무도 험난한 필수의료의 길을 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의료행위 중 발생한 성범죄나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대리수술) 등 의료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명백한 범죄에 대해서는 이력 공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7월 29일 국회 토론회 이후,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실 등에서는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원실 측은 의료인 면허취소 및 재교부 건수 등의 자료를 복지부에 요청한 상태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전체 의료사고의 약 90%가 성형외과 등 비필수 분야에서 발생하므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신 과장의 시각은 다르다.
신 과장은 "단 10%의 불이익이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에서 발생하더라도, 그 여파는 전체 생태계를 뒤흔들 만큼 치명적"이라며 "전체 의사의 1%도 안 되는 진짜 문제 의사(빈대)를 잡기 위해 대다수 선량한 의사들의 활동을 위축시켜 필수의료(초가삼간)를 다 태울 수는 없다.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역설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의료윤리학회 등이 대안으로 제시한 ▲독립된 환자 안전 사고 조사·분석 기구 설립 ▲보호된 학습 체계 구축 ▲미국의 NPDB(국가 의료인 정보은행)와 같은 전문직 면허관리 기구 중심의 비공개 등록·정량적 관리 체계 도입 등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현실적인 난제를 지적했다.
해당 시스템이 실현되려면 형사확정 판결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유받아야 하나, 현재 사법부에서 재판 결과를 원활하게 제공하지 않아 자료 수집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신 과장은 "판결문을 정확하게 봐야 어떤 의료행위에서 어떤 과실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연구용역 등은 가능하겠지만 상시적인 기구를 만들어 복지부가 정보를 수집할 경우 악용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어 전반적인 의료사고 예방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와 붕괴 위기에 처한 필수의료를 지켜내려는 정부의 방어선 사이에서, 향후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 험난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