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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제조업·유통업 모두 '흐림'…화장품 선방
제조 및 유통 기업들이 2분기에도 여전히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은 그중 분위기가 나은 편이지만, 관세 등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9일 대한상공회의소의 2025년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 2분기 경기가 1분기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큰 개선세는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5로 집계됐다. 전국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전망지수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00 이상이면 지난 분기보다 체감경기가 긍정적,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1분기 RBSI가 79에 불과해 부정적 전망이 강했던 것에 비해 2분기는 85까지 수치가 상승해 1분기보단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통기업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국내 진출 확대가 국내 유통시장이나 유통업체에 위협적이냐’는 대한상의의 질문에 응답업체의 69.4%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74.4%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이 국내 유통시장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쇼핑(59.1%), 대형마트(56.7%), 슈퍼마켓(48.9%) 순으로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업태별론 백화점은 97(1분기 대비 동일), 대형마트는 96(+11)을 기록해, 기준치 100에 근접했다.백화점의 경우,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기대감 자체가 크진 않지만 경기 영향을 적게 받는 명품·식품·여가 공간 강화를 통해 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출 증가도 기대감 상승에 기여했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과 체험형 공간 확대에 따른 집객효과와 더불어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온라인쇼핑과 편의점도 1분기 대비 RBSI가 상승했다. 2분기 온라인쇼핑 전망치는 84(+6)로, 온라인 강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한 경쟁 심화가 긍정전망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편의점 RBSI는 79(+14)로, 온화한 날씨로 인한 매출 성수기 진입이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슈퍼마켓은 경기전망지수가 77(-)로 1분기와 유사했다.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편의점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상승이 억제됐다.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체 211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제조기업의 경기전망지수(BSI)도 비슷하다. 1분기(79) 대비 18 포인트 상승한 79 포인트를 기록해 1분기보단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살아났지만, 여전히 부정 전망이 우세했다. 전 업종의 전망치가 기준치 100을 넘지 못했으나 의료·정밀과 화장품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화장품 업종의 경기전망지수는 97이다. 중국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로 대중 수출 회복 전망, 올해 초 미국·일본으로의 수출이 호조세를 띠면서 다른 제조업종에 비해 기준치에 가까운 기대치를 보였다. 다만 이는 지난해 화장품 전망 지수가 모두 100 이상을 기록했던 것보다는 낮은 것으로, 1분기에 이어 국내정치 불확실성, 환율 변동성, 관세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100을 기록한 의료·정밀 업종 역시 중국 내수진작책에 따른 미용·의료 분야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합세를 보였다.그 외 제약·바이오(92), 전자·통신(89), 조선(87), 반도체(87), 기계(83), 식음료(80), 섬유(79), 자동차(74), 철강(59) 업종도 경기전망치가 100을 넘지 못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업종이 전망이 악화됐고, 내수산업인 식음료 업종도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 부담으로 부정적 전망이 앞섰다.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71), 중견기업(83), 중소기업(79) 모두 지수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노출도가 높아 관세 등 대외 정책 변화에 민감한 대기업의 체감경기지수가 가장 낮았다.제조기업은 올해 매출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기업의 39.7%가 올해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 수준보다 낮게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투자 계획도 하향 조정한 기업(36.6%)이 상향 조정한 기업(16%)보다 2배 이상 많았다.기업들은 상반기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 '내수 경기 부진'(59.5%), '원부자재 가격 상승'(40.2%), '트럼프 정부 관세정책'(34.8%),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21.8%), '고환율 기조 지속'(20.5%) 등을 꼽았다.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도 원료, 용기사는 제조·브랜드사에 비해 관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수출이 늘고 있어도 마냥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연
2025.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