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북경에서 FIP총회가 열렸다. 전세계 약학인들의 최대 학술행사인 FIP총회 북경대회에는 86개나라 약 3천여명의 약학인들이 참가했으며 다양한 주제의 학술발표와 함게 다채로운 행사와 이벤트 만남이 이루어져 전세계의 약학인들이 하나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또 최대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한 우리나라는 이번 중국대회를 계기로 조만간 한국에서도 FIP총회가 열릴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그동안 꾸준히 이 대회에 참가해 한국과 한국의 약학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온 홍명자약사(워커힐 구내약국)의 참관기를 3회에 거쳐 나눠 싣는다. <편집자주>
FIP에서 끽연과 위조약과의 전쟁은 WHO와 적극 협력하여 몇 년째 관심을 갖고 하고 있는 켐페인이다. 이번 Beijing 학회에서도 담배에 관한 구두발표 논문이 5개, 위조약에 관한 발표논문이 7가지인 것을 보면 그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담배는 4000종 이상의 화학물질과 40종 이상의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한번 중독이 되면 마약처럼 빠져 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을 보면 국민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담배를 끊는 일에 약사들이 최선을 다 해야하는 것이 약사들의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의 M. V. Siva Parasada Reddy의 "The Pharmacist's role in Reducing Tobacco-related Harm in India"라는 발표를 보면 인도는 세계적으로 담배 연초 생산이 2번째로 많은 국가 이면서 10억의 인구 중 1/4인 2억 5000만의 인구가 담배를 피며 그 중 어린이가 500만이고 매해 새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어린이가 55000명이라니 정말 온 국민이 니코틴 중독으로 죽음의 위협 속에 있다고 하겠다.
지금 그 곳 약사들도 그 위험을 깊이 깨닫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금연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인도의 상황을 보고 우리나라 약사들도 앞으로 더욱 금연운동에 신경을 써야겠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위조약품의 위험도 극에 달하고 있다고 보겠다.
지금 온 세계는 위조약품의 위협 가운데 있으며 2006년 WHO가 드디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서 IMPACT (International Medical Products Anti-Counterfeiting Task force)라는 특별 전문 대책본부를 신설하고 국제적으로 협조해서 위조약을 회수하고 해결점을 찾아내고 예방에 이르기까지 위조약품퇴치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위조약물과의 전쟁은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나 가릴 것 없이 공동목표를 향해서 적극 대처해야될 문제이다.
FIP 회장과 파티에서
직전 FIP회장인 불란서의 Jean Parrot은 "Partnership between the Ordre and the Afssaps to inform pharmacists and the public on the risks of counterfeit medicines"의 제목으로 구두발표를 통해서 환자나 소비자가 희생되지 않도록 포스터, 소책자, 캠페인, 라디오, 텔레비젼, 신문광고 등의 매체이용과 환자교육 등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위험성을 각성시키는 것 등, 여러 가지 방법과 guideline을 제시하였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나 약사회도 이런 면에서 좀 더 신경을 써야 된다고 본다.
FIP 학회 중 가장 가입 회원수가 많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는 section이 개국약학부이다. Community Pharmacy Section에서는 1987년부터 미국의 Florida약대의 Hepler 교수가 주창한 Pharmaceutical Care라는 논제를 가지고 학회비 이외에 별도로 0을 더 내어야 참여할 수 있는 Continuing Education Programme을 시작하였다. 보건의료비를 줄이고 양질의 의료혜택을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Pharmaceutical care를 온 세계 약사들에게 교육시키는 것이다.
Workshop을 통해서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참여해서 서로 의논하여 각기 틀린 제도하에서 이상적인 제도를 찾고 또 leader가 바라는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되었는데 그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약대 교수님들이 제안하신 여러 가지 혁신적인 안을 갖고 진행되어 왔었다.
그 사람들로 보면 대단히 혁신적인데 우리가 보면 오히려 우리의 옛날제도로 가는 느낌이든다.
그들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 하에서 조제만 하던 약사의 직능을 보다 확대시키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번 과제는 "Family Pharmacy"인데 약사가 환자의 집까지 방문해서 주사를 맞는 것까지도 돌보는 범위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을 과제로 의논이 되고 있었고 이것으로 그동안 별도로 해오든 workshop을 끝내고 2008년부터는 다시 새로운 혁신적인 programme이 시작된다는 것에 기대를 걸어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약사가 아직도 의료팀에 소속이 되어있지 않으므로 약의 전문인인 약사가 의료팀에 소속되어 약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생각된다.
IMS Health 파티에서
우리는 언제나처럼 community pharmacy section 과 IMS Health evening party에 참여 하였다.
불란서에 본부를 두고 있는 IMS Health는 FIP를 후원해주고 있는데 매해 FIP학회에서 세계 각국 VIP만을 초대하는 저녁파티가 있는데 필자는 항상 각 나라 VIP만 참여하는 저녁파티를 우리 팀 전원이 참석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생각을 해오다 IMS Helath 본부 직원에게 우리가 노래나 춤을 추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 대해 알릴 기회도 갖고 알게 모르게 있어왔던 인종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과 동시에 훌륭한 저녁도 공짜로 먹을 수 있게 하기위해 건의를 했던 것이 받아들여져 거의 매해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자니 참여 약사들이 거의 노래도 잘 못하는데다가 춤도 추지 못하였고 게다가 시간도 없어서 연습도 못하여서 참으로 난감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그러니 공항에서 출발 할 때부터 반강제로 연습을 시켜서 회원 가운데는 불평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든 사람에게 회의에 대한 참여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도 전원이 참석해서 하도록 하였다.
우리는 모두 시간이 없었고 적당한 연습장을 빌릴 형편도 안되고 보니 우리의 연습장은 버스 속이나 공원이나 식당이나 호텔이나 회의장소의 빈방이나 복도나 닥치는 데로 하였고 겨우 공연 시간에 맞추어서 억지로 끝을 내는 등 무리한 경우가 많았지만, 덕분에 훌륭한 저녁을 먹을 수 있었고 각 나라 VIP와도 만날 수 도 있었으며 우리나라를 세계의 약업인들에게 선전하는 데에도 큰 효과를 보았다.
어떤 외국인 약사들은 소문을 듣고 필자에게 사정을 해서 자기도 초대 받게 해달라고 까지 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가 부채춤도 추고 다른 한국춤들도 추기는 추었는데 그것은 극히 엉터리였지만 우리의 민속노래와 춤이니 서양 사람들이 무엇이 틀린 것인지 알 리가 없었을 것이다.
여러 번을 공연하고 나니 이제 우리 것이 싫증이 날 것 같기도 하고 한번 학회 참석에 3번 정도를 공연을 하니 바쁘고 요새는 우리의 경제도 좀 좋아진 편이어서 IMS Health 공연은 하지 않지만 과거에 공로가 있는데다가 한국 IMS Health 후원으로 요즘은 공연 없이도 그 파티에는 우리 팀 전원이 초대가 된다.
그러다 보니 FIP에서는 우리 한국약사들이 꽤나 예능쪽으로 소질이 있는 줄로 소문이 나 있어서 이번에도 공연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여럿이 있었다. 없다고 하면 너무 섭섭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기분은 나쁘지가 않았다.
Community Pharmacy Section 파티에 필자가 처음 참여 하였을 때는 각 나라마다 돌아가면서 노래를 시키는데 한국은 당연히 제외시켰다. 참여자가 종로구 성진약국 성수자 약사와 필자 뿐이므로 인원도 적고 게다가 한국이라는 나라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용기를 내서 한국도 있으니 빼지 말라고 사회자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같이 참여해 주어서 함께 부르기도 하고 둘이만 부르기도 하여 한국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렸다.
용교수님이 파티에서 FIP Pharmabridge Madam Agathe Wehrli를 소개
한국과 일본을 구별하지 못하고 인종 차별을 하는 것도 기분 나쁘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모르는 것도 기분이 나빴기 때문이다. 그 다음부터는 둘이건 하나건 사회자가 절대로 빼지를 않는다.
연구자들이 하는 깊은 연구는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다하는 노래도 못해서야 안되겠다 싶어 잘하던 못하던 다소 연습을 해서 부른 것이 이제는 완전히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콧대 높고 직위가 있는 선진국 약사들과도 다 친구가 되어서 잘 어울려 다니게 되었다.
심지어 불란서 니스에서 있었던 FIP 학회에서는 우리가 불어로 노래를 하였더니 불란서 사람들이 코리안은 무대에 올라와서 자기네가 부르는 노래를 도와 달라고 하여 무대에까지 올라가서 앞 열에 서서 그들이 부르는 노래를 도와준 일도 있는데 필자 생각으로는 우리 팀 이 그들보다 훨씬 노래를 잘 불렀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모르지만 유럽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댄스는 잘하는데 노래는 잘 못하는것 같다. 우리나라같이 노래방이 없어서일까? 또 어떤 파티에서는 우리가 노래를 부르자 파티에 온 모든 사람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여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가 된 적도 있었다. 이번 Beijing 학회에서는 드디어 이런 우리나라 약사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의외의 상황이 연출되었다.
Community Pharmacy Section 파티에서는 항상 나라의 순서를 알파벳 순으로 하여 노래를 부르는데 사회자가 필자에게 귓속말로 너희가 노래를 잘하니까 스타트로 우리보고 하라는 것이다.
나 자신도 깜짝 놀랄만한 의외의 제안이었다.
우리는 버스에서 발음도 잘 안 되지만 급히 연습한 대만가수가 부른 유명한 달콤하고 로맨틱한 중국노래 甛蜜蜜을 불렀다.
아, 이제야 한국이라는 나라를 확실히 알아보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 하였다.
이번에는 일본팀은 사회자가 잊어버리고 부르지도 않았다.
언어가 서로 잘 소통이 안 되어도 직위도 연령도 나라도 종교도 인종도 아무 관계없이 춤과 노래는 가장 빨리 서로에게 쌓여 있는 모든 장애물을 허물어 버리고 친구가 되게한다.
개국약사회 파티에서 FIP Kamal K Midia 회장과 축배를들며
필자가 이 학회에 처음 참여했을 때는 필자의 책상 앞에 일본기가 놓여 있었다. 그 사건 이후에는 나이에도 어울리지 않고 전문직에도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한복을 파티때마다 입었고 지금은 필자를 일본인으로 보는 사람도 없거니와 한국이 이 학회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파티때도 한복을 입지 않는데 다른나라 사람들이 너 한복을 왜 안입었느냐고한다. 그러나 한복을 입지 않아도 한국의 국력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을 일본과 혼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 학회친구 두 분이 기회가 있으면 우리 팀 과 합류해서 다니고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세계에 Korean War라는것 이외에 다른나라 사람에게 잘 알려져 있지 못하였던 시절 우리의 동료들과 함께 비싼 학회비를 내고 여행비를 줄이느라고 고생은 하였지만 열심히 참여해온 보람을 새삼 느끼게 한다.
Closing Dinner Party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그 유명한 만리장성에서 하였는데 장소는 멋이 있었는데, 역시 중국은 이제 공산화에서 자본주의로 바뀌는 과정이 되어 그런지는 몰라도 그렇게 비싼 저녁값 (170000원)을 받고도 세련된 것이 없고 그 유명한 중국 음식조차도 수준이 만족할 만큼 되지 못하였다.
또한 중국인 약사들은 주최국이면서도 참여한 사람을 거의 볼 수 가 없었다. 아직은 중국도 그렇게 비싼 저녁을 약사들의 월급으로는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2005년 이집트 FIP에서는 낙타를 타고 안내하는 안내자를 따라서 일생에 한번은 봐야할 세계 20대 석양에 속하는 피라미드의 석양에 뒤이어 떠오르는 달빛 아래 사막의 바람이 부는 피라미드의 옆에서 행한 파티는 정말 멋이 있었는데 두 나라가 다 인류문명의 보고임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이집트는 세계무역의 핵심이었고 동서양과 신구의 교차지로서 좀 더 서양문명에 가까워서였기 때문이어서 일까? 학회는 발표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아울러 참석한 회원들의 머리를 식혀주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평소에 연구나 실무에 몰두하다가 모처럼의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만족할 만한 즐거움을 주어야 된다고 본다. 이번 중국학회는 무언가 아직 모자란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는 독일과 프랑스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라인강을 따라서 발달한 철도와 하천교통의 요지인 아름다운 스위스 제2의 도시 바젤 (Basel)에서 68번째의 FIP학회가 8월 29일~ 9월 4일에 열린다. 이번에는 특별히 FIP의 병원약사부 주체로 8월 30일 ~ 31일에 미래의 병원약국에 대한 세계학회가 열린다.
학회에 참석하실 회원은 미리 membership 등록도 하고 early bird 등록을 해야 그나마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가 있다. 그리고 학회등록이 안되면 발표를 할 자격을 주지 않으므로 바쁜 일상생활에 자칫하면 기한에 늦을 수가 있으므로 신경을 써야 될 것이다. 약학회는 말 그대로 학회 이므로 논문 발표가 학회의 중심이며 학회에서 새로운 전문지식을 터득하고 또 국제적인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정보를 교환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이유 때문에 그 많은 학회비를 내고 학회에 참석 하는 것으로 본다.
만리장성 closing dinner party에서
여행만을 위해서라면 구태여 학회에 참석해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행사들이 모집하는 단체여행을 가면 비용도 적게 들고 관광도 관광답게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약학회가 이번에 FIP가입을 정식으로 한 것을 다시 한번 축하 하며 국내에서 발표 되고 있었던 그 많은 우수한 연구논문들이 세계적으로 발표되어 머지 않아 이웃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선진국들을 능가하여 세계약학인들의 주목을 받을 것을 기대해본다.
▷ 67차 북경 FIP 참관기(FIP 2007 Beijing China) I
▷ 67차 북경 FIP 참관기(FIP 2007 Beijing China) 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