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파린 복용 환자의 재상담 사례
-출혈 부작용 경험 후-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장승연
복약상담 배경
65세 여자환자 OOO는 8년전 고혈압으로 진단받았고, 3년전에 지방간, C형 간염을 앓은 적이 있다. 6개월 전에 울혈성 심부전이 악화되어서 내원하여 심방 세동, 승모판막 폐쇄부전, 삼첨판막 폐쇄부전으로 진단받았고, 최근까지 외래진료를 다니면서 약물복용을 하고 있었다. 3일전 혈변을 주소로 응급실을 통해 입원했다가 퇴원하면서 약사를 만나게 되었다.
임상병리검사 결과
입원당시 검사결과는 와파린의 항응고력을 판정하는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가 5.42로 매우 상승되어 있었으며, 혈압 135/96 , WBC 6.3 103이었고 Hb과 Htc은 각각 7.7g/dl, 27.1%로 낮았다. PLT 139 103, 식후 혈당 161mg/dl, AST/ALT 34/26U/L였다.
복용 약물
Warfarin 3mg qd
Digoxin 0.25mg qd
Hydrochlorothiazide 12.5mg bid
Carvedilol 12.5mg bid
Aspirin (enteric coated) 100mg qd
상담내용
[약사] 안녕하세요? 약사 OOO입니다. 환자분의 퇴원약에 대해서 설명 드리려고 왔습니다.
[환자] (약간 귀찮은 표정으로) 네 그러세요.
[약사] (동정하면서) 며칠 전에 혈변을 보셔서 많이 놀라셨지요?
[환자] 아휴,말도 말아요. 변을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 '와파린'인가 뭔가 하는 게 그렇게 무서운 약인지 몰랐네.
[약사] 병원 들어오시기 전에 약을 어떻게 복용하셨는지 확인했으면 하는데 이야기 해주시겠어요?
[환자] 예전에 먹던 약 여기있어요. 난 먹으란 대로 잘 먹어요. 음... 이 봉지 약을 아침에 한알, 이 통에 든 약은 저녁에 한알반 먹고, '와파린'은 저녁에 먹으랬잖아요? 이것은 아침 저녁으로, 길쭉한 건 아침에 먹었는데?
[약사] (약들을 확인해 본 후) 저런, 아침에 드신 약도 '와파린'이네요. 보세요. 일자의 분할선과 쓰여진 문양이 같죠? 아침에 드셔야 할 흰색 약은 좀 다르게 생겼어요. 이렇게 십자모양의 분할선이 있어요. 잠시 헷갈리셨나 봐요. (약 모양들을 확인시켜드림)
[환자] (약 모양을 유심히 보고 놀라면서) 어 그러네...이를 어쩌면 좋아. 지난 주 진료였는데 이번에 받은 약들을 쏟았다가 같은 약인 줄 알고 한 봉지에 담아 두었지. '와파린'은 지난번에 남은 게 많아서 그걸로 먹고... 이젠 무서워서 못 먹겠어요.
[약사] '와파린'은 적당량을 먹으면 효과가 좋지만, 필요이상으로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와파린은 어떤 색의 어떤 모양인지, 몇개를 먹어야 하는지 알고 계시는 게 중요하구요. 이젠 약 모양을 기억하시겠죠? 이번 기회를 통해 와파린이란 약을 더 잘 알게 되셨으므로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료 때마다 혈액검사 결과를 보면서 용량도 조절해드리니까 환자분이 조금만 주의하시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답니다. 이 약들은 잘 분류해서 봉투 앞에 약 이름을 적어드릴께요. (약들을 분류하여 약봉지 앞에 약이름과 함께 모양을 크게 적어드림) 이 약은 같은 제약회사 제품으로 드셔야 해요. 제약회사가 바뀌면 약효도 바뀌거든요.
[환자] (안심하며) 알겠어요. 이젠 이 약 구별할 수 있어요.
[약사] '와파린'에 대해서 예전에도 들으셨겠지만 몇 가지만 다시 확인해 볼께요. 이 약을 왜 복용하시는 지 알고 계신가요?
[환자] 심장이 안 좋아서 먹잖아요.
[약사] 아, 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때문에 드시는 약이 맞습니다. 하지만 심장을 좋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혈액을 약간 묽게 해서 피떡이 생기는 걸 방지해서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란 것 알고 계시지요? 하루 중 언제쯤 복용하셨나요?
[환자] 저녁에 밥 먹고 먹었어요. 시간은 대중 없구.
[약사] 이 약은 식사랑 상관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드시는 게 좋습니다.
[환자] (깜짝 놀라면서) 식사랑 상관이 없다고요? 약인데 밥 안 먹고 먹어도 괜찮아요?
[약사]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시간을 정해놓고 드시도록 하시죠. 식사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환자] (불만스런 얼굴로) 왜 그렇게 못 먹게 하는 게 많아요? 콩도 먹지 마라, 야채도 먹지 마라.. 좋은 건 다 먹지 말래... 도대체 무얼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약사] 구체적으로 뭘 드시고 싶으신데요? (막연하게 불만인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게 함)
[환자] 콩밥이랑... 시금치나물, 상추 뭐 그런 거지요.
[약사] 말씀하신 것들은 모두 드셔도 되는데요, 단 매일 일정하게 드시면 됩니다. 아예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다량으로 먹지 말라는 거에요. 콩밥의 경우 콩이 쌀보다 많지는 않으시겠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환자) 알고 계시는 대로 콩과 녹색채소에 '와파린'과 반대되는 작용하는 성분이 다른 것에 비해 더 많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찬정도의 소량은 거의 영향이 없으며 매일 일정한 정도의 양을 드시면 됩니다. 하지만, 녹즙은 과량의 녹색채소가 농축되어 있으니까 피하시구요.
[환자] 그러니까 뭐든 조금씩 일정하게 먹으라는 거죠? 휴~ 걱정을 좀 덜었네요.
(~ 중략 : 와파린의 기타 설명과 다른 약물들에 대한 설명을 하고 복약지도를 마침)
복약상담 Point
위 환자는 약 모양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와파린'을 과량 복용함으로써 출혈의 부작용으로 내원한 경우이다. 복약상담을 한번 받았다 하더라도 내용을 모두 기억하는 환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환자가 전에 복약지도를 받은 적이 있다면 현재 환자가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후 부족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재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한 뒤에는 약에 대한 두려움이 더 많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재상담을 통해 환자를 안심시키고,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