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기둔화의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곳이 있다. 그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 명동이며 이유는 국산화장품을 찿는 중국 일본 등 외국 방문객의 엄청난 구매력에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값싸고 저급한 한국산화장품이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고 외신들은 앞다퉈 전하고 있다. 한때 유명백화점에서 외국산 화장품에 밀려 매장의 앞자리를 내주고 내몰리던 슬픈 기억들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다.
하지만 이제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진출의 가능성을 보인 화장품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됐다. 특히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의약품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타산지석으로 삼아도 좋을만한 본보기가 된다고 하겠다. 최근 화장품산업과 관련 기업들이 이룬 여러 가지 성과와 실적에 대해 주변에서는 한마디로 놀랍다는 반응이다.
화장품산업 전체시장규모는 이제 10조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 리딩컴퍼니인 아모레퍼시픽의 2011년 한해 총매출은 2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제약사가 이루지 못한 1조클럽을 넘어선지는 이미 오래다. 영업이익과 순익규모 등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경이롭다. 무엇보다 국산토종 브랜드로 화장품과 향수의 본고장인 유럽시장. 그것도 프랑스 파리에 본격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더욱 놀라울 다름이다. 이는 국산신약이 FDA인증을 받고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수출된다는 의미와 같다. 한국화장품의 품질 우수성과 산업수준에 대해 이미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거듭되는 약가인하로 새로운 먹거리를 찿아나선 일부 제약회사들은 화장품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몇몇 회사들은 이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며 이미 제품을 선보인곳도 있다. 물론 직접적인 투자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못지않게 화장품업계와 산업이 이만치 성장해온 배경과 이면을 곰곰이 되돌이켜 살펴보는 노력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할것이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국산화장품의 명성은 그리 오래된것은 아니다. 몇 년전만 해도 업체간 치열한 경쟁과 유통시장의 난립으로 홍역을 앓은바 있다. 그 와중에 내수시장이 아닌 수출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몇몇 상위 업소를 중심으로 진행된 부단한 기술개발과 품질개선 노력은 결국 국산화장품에 대한 세계인의 인정 즉 ‘메이드 인 코리아 넘버원’을 이루었다. 박수받아 마땅하다. 제약업계로서는 분면 타산지석으로 삼을만 하다. 예전 분명 제약산업은 화장품산업의 형님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의약품을 넘어선 화장품의 성공을 보고 배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