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금년 1월 2일자 본지 시론에 "희망의 새해엔 '샴페인' 한 잔 어떠하신지?"라는 글을 쓴 바 있다. 그땐 희망의 새해를 맞는 흥분의 시기였기에 제목과 내용이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국내외로부터 일어나고 있는 너무나도 많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혹자는 이 어려운 시국에 샴페인이란 무슨 엉뚱한 소리냐? 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와인 중에 최고의 와인은 좋은 샴페인이다"라고 말하면 의아해하는 사람이 상당히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처럼 국내외 여러 상황들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샴페인 소비는 갈수록 는다'는 통계와 보도가 나온 걸 보면 샴페인에서 교훈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법 하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6. 18.)의 한 기사에서 샴페인 소비가 급증하는 이유는 '파티문화가 활성화 되고 (알코올)저도주를 찾는 웰빙 열풍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하였다. 적절한 표현이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에다 "문화의 공유 욕구"라는 개념을 추가하고 싶다. 글로벌 비즈니스 시대인 지금은 좋은 문화는 국적이나, 지역, 종족, 언어 등 기존의 모든 제약을 초월하여 지구촌 인류 모두가 향유하는 문화로 확대되어가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샴페인이 왜 와인문화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지를 인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누구나 잘 아는 위대한 두 분의 유명인사가 어려움을 당해 괴로워 할 때 이를 극복함에 도움이 된 샴페인에 대한 열정을 살펴보면 혹 요즘 우리의 어려운 시국에 마음 괴로워하는 이들이 어떤 교훈을 얻을 수도 있을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전쟁의 귀재 나폴레옹 (Napoleon Bonaparte, 1769-1821)은 "나는 승리의 기쁨을 샴페인으로 축배 한다. 또한 패배의 괴로움도 샴페인으로 달랜다"하였고, 그로부터 약 100년 후에 태어난 위대한 정치가 처칠(Winston Churchill, 1874 - 1965)은 "우리가 승리했을 때는 당연히 샴페인을 마실 자격이 있고, 패배했을 때는 이것이 꼭 필요 하다" 라고 나폴레옹 1세와 비슷한 표현을 자주하곤 하였다.
또 다른 한 사람, 프랑스의 정치인 겸 CEO 이었던 쟝 레미 모에(Jean Remy Moet)씨의 중요한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한다.
1814년 코사크와 프러시아 군대가 프랑스 동북부를 침략하면서 샹빠뉴(Champagne) 지역과 불고뉴(Bourgogne) 지역의 와인들을 모두 약탈했을 때 지금의 모에 샹동(Moet & Chandon) 샴페인 회사 사장이었던 쟝 레미 모에씨는 "나를 망하게 한 군인 장교들은 결국 나에게 큰 재산을 가져다 줄 것이다.
왜냐하면 내 와인을 마신 저들은 모두 나의 대변자가 되어 우리 회사를 칭송하며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라고 하며 비탄에 빠져있던 종업원과 그곳 에페르네(Epernay)시민들을 위로하곤 하였다.
그 당시 그의 심경은 어떠했겠는가? 그러나 앞을 내다보고 오히려 자신의 와인을 광고함에 최선을 다하며 미래를 기약하고 위안을 삼았던 그의 경영 마인드는 오늘에 더욱 빛나는 바 있지 않은가?
설령 오늘은 어려움과 괴로움이 쌓이더라도 샴페인 속에 숨겨져 있다가 춤추며 분출하는 수많은 기포의 향연처럼 용기와 지혜를 찾으며 내일을 기약해 봄은 어떠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