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건의료계 단체의 행태를 지켜보면 우리사회가 부르짖는 ‘소통의 부재’를 절실하게 느낀다.
의사회 회장은 정기총회자리에서 회원들에게 계란 세례를 맞았고, 약사회 회장은 회원들에게 퇴진을 요구받으며 집무실 집기가 끄집어지는 굴욕을 당했다.특히, ‘단합’을 자랑해 왔던 약사회는 일반약 슈퍼판매로 불거진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분회별 약사회 정기총회 자리마다 김구 집행부에 대한 퇴진 요구하는 결의문이 채택되고 있다.특히 민초 약사들은 무엇보다 화가 나는 이유는 아무것도 설명하려 들지 않는 김구 회장과 집행부의 태도 때문이다. 소위 ‘전향적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논의 이후, 회원들에게 납득할만한 일체의 해명도 없이 입을 닫아버린 대한약사회의 태도에 회원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민초 약사들이 대한약사회 집행부에 느끼는 감정은 ‘배신감’과 ‘불신’이다. 약사들 노력으로 약사법개정안의 정기국회 상정도 막아내고 한숨을 돌리던 시점에서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는 것. 그것도 지난 1년 동안 약사법개정 반대를 이끌어온 집행부가 복지부와 모종의 협약을 통해 그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이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집행부가 지시하는 대로 약국 문을 걸어 잠그고 복지부 시위에 나서고, 100만인 서명운동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해온 모든 일들이 허사가 됐다는 사실에 회원 약사들은 허탈해 하면서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약사회는 들리지도 말하지도 않는 ‘먹통’처럼 보인다. 회원들의 거센 해명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다. 임기 1년도 채 남지 않은 김구 집행부가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먹통’이 아닌 ‘소통’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