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산하 정부출연연구소인 의약품안전성평가연구소(KIT)가 지난 2월 미국 FDA로부터 국내 최초로 비임상 및 독성시험기관 적격승인(VAI)을 받았다. 적격승인이란 독성시험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로 인하여 신약개발 과정 및 인·허가에 어떠한 장애도 없다는 것으로 KIT가 독성시험의 수행기관으로서 세계적 수준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KIT 적격승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로 보여진다. 긍정적 효과로는 우선 국내 전임상 임상 시험기관들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미국 FDA가 인정하는 수준이라면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 외국에서 독성시험을 실시할 이유가 없다. 국부유출 방지는 물론 외국으로부터의 독성시험 수주가 늘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수준에 머물고 있는 독성시험 기관들이 크게 도약 할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국내 바이오 제약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KIT의 성과가 단순히 일개기관의 성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미국 FDA는 적격승인에 앞서 매우 다양하고 엄격한 실태조사와 검증과정을 거친바 있다. 국가적으로 더 큰 시너지를 위해서는 FDA 실태조사 과정에서 얻은 모든 노하우를 민간기업을 비롯한 타 기관에 전수해 줄 필요가 있다. 정부차원에서의 추가적인 지원과 법적 정비, 외국과의 협조도 전제돼야 할 것이다.
독성시험의 세계시장규모는 약 3조원 내지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지금은 미국과 일본 유럽의 기관들이 독식하고 있다. 독성시험을 비롯한 전임상 다음단계인 임상시험의 경우 세계시장 규모는 약 60조원대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신약개발이 최종목표점이라면 임상시험은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과정으로 신약개발의 성패는 ‘임상시험’에 달렸다는 표현까지 쓴다.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그야말로 고도의 전문적 기술집약적 프로세스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임상·임상시험 분야에서 한국의 역할과 비중이 확대돼야 함은 재고가 여지가 없다. KIT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이 성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