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성분 32품목에 대한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이 올 9월17일부터 국립의료원에서 시작됐다.
이번 시범사업 실시는 비록 본격적인 시범사업에 앞선 사전조사 격이라고는 하지만, 약계 숙원사업이었던 ‘성분명처방’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시범사업 시작 당시,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은 시범사업 목적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와 약제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시범사업의 중요성이 있다”며 “국민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범사업 실시를 앞두고 논란도 많았다.
성분명처방이 약제비 절감에 일조할 수 있는지, 제네릭 의약품의 약효에는 문제가 없는지, 모든 의약품에 성분명처방이 가능한지, 시범사업 자체가 실효성이 있는지 등이 논란 됐다.
가장 큰 반발을 보였던 곳은 의사협회다. 의사협회는 “성분명처방을 실시하면 약사가 마음대로 약을 선택해 국민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시범사업이 성분명처방의 전격적인 실시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의사협회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저지를 위해 국립의료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쳤으며, ‘집단휴진’까지도 강행했다.
이에 대해 국립의료원 측은 “이번 시범사업은 성분명처방 제도의 장단점 및 실효성을 검토하여 제도 도입 방향과 수용 여건 등을 알아보고자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Pilot Study 성격”이라며, 의료계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아직까지도 꺼지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성분명처방의 의의는 인정하지만, 시범사업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국립의료원에서 성분명처방이 이뤄지는 비율은 대상 환자의 30% 안팎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대한 중간평가 용역을 발주, 내년 7월에 시범사업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평가에 착수해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확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따른 제약업계 영향에 대해선 크게 두 가지가 점쳐지고 있다.
우선 약효가 검증된 제네릭 의약품 사용의 활성화가 기대됨에 따라, 제약사들의 경쟁적인 약가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전망은 의약품의 선택에 있어 약사의 역할과 제품 인지도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부분은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