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허혈성 간손상(재관류에 의한 손상)이 완화되는 기전을 밝혀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탁은영 교수는 최 미국 텍사스의과대학 건강과학센터 신시아 주(Cynthia Ju)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허혈성 간손상 시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miR-122 유전자에 맞춰 간을 덜 손상시키는 매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허혈은 혈관 막힘으로 혈액 공급이 제한돼 조직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와 글루코스가 부족해진 상태다. 그런데 다시 혈액 흐름이 다시 복구되면서 산소 공급이 급격히 이뤄질 때 조직이 손상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손상(허혈성 손상)이라고 한다. 이런 과정으로 혈액이 다시 공급돼 회복돼야 할 세포와 조직의 상태가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탁 교수팀은 허혈성 간손상 동물 모델을 통해 허혈성 간손상 시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miR-122 유전자의 작용기전을 분석했다. 그 결과 miR-122 유전자가 발현되면서 타겟 유전자인 PHD1 유전자가 억제되자, 허혈성 간손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항상성 유지 전사인자인 HIF-1α의 발현이 증가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실험으로 밝힌 miR-122 유전자의 허혈성 간손상 완화 기능은 사람 대상의 실험에서도 재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인 미국 텍사스의과대학 건강과학센터가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간생검 조직을 분석했더니, PHD1 유전자는 억제된 반면 HIF-1α 전사인자와 miR-122 유전자는 증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탁은영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교수는 “허혈성 간손상은 간이식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생체 간이식 수술 시 이식된 간의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miR-122 유전자가 허혈성 간손상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분자적으로 규명했으며, 허혈성 간손상 억제를 위해 miR-122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는 방식의 약물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실험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임상조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피인용지수 11.864)’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