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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31>우리나라 의료 경험기 3 –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어 결정을 도와야
“오빠, 엄마 오늘 항암제 맞으셨어.”
공항으로 나를 마중나온 동생이 전한 말이다. 그 날 오전, 어머니, 동생, 그리고 사촌동생은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서울대 병원 췌장/담도암센터의 담당의사를 만났다. 내가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에 도착하는 비행기가오후 늦게 도착하기 떄문에 참석할 수 없었다.
“생각할시간을 좀 달라고 부탁하라고 그랬잖니?”
“의사가너무 강력히 권해서… 엄마가 부작용때문에 안 맞고 싶다고 해도 일단 시작해 보고 부작용이 심하면 그 때 중단...
2017-11-17 1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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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30> 우리나라 의료 경험기 2 – 진단 이후의 삶 (Life After the Diagnosis)
우리나라 의료 경험기 2 – 진단 이후의 삶 (Life After the Diagnosis)
어머니가 췌장암의 진단을 받을 때 내
마음을 가장 무겁게 만든 것은 예후 (prognosis)였다. 암이 주변에 퍼지지 않은 단계의 환자들조차 5년 생존율은 30%를 넘지 못하며, 어머니처럼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고작 3%다. 그래서, 미국의 국립 암 센터는 2017년에 약53,000여명의 췌장암 환자가 새로 발생하여 전체 암 중 발생건 수로 12위를 차지하겠지만, 약 43,000여명이 사망하여 사망자 수로는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
2017-09-29 17: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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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9>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경험기 1 - 검사 수치가 아닌 환자를 치료해야
“날벼락이야.”
어머니 말씀이다. 건강하시던, 아무런 만성 질환이 없으시던 어머니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췌장암 4기의 진단을 받았으니 필자 역시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
필자는 학교로부터 장기휴가를 받아 진단 직후부터 한국에서 어머니와 지내며 병원, 약국에 가실 때마다 환자 보호자로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고 있다. 그런데, 한때 익숙했던 의료시스템이었지만, 2001년에 미국으로 떠난지 16년만이라 그런지 매우 낯설게 느껴진다. 또, 전혀 다른 미국 의료시스템에 익숙해져서 더...
2017-09-07 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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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8> 드럭 머거 (Drug muggers) – 근거로 포장한 상술
드럭 머거 (Drug muggers) – 근거로 포장한 상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드럭 머거 (drug muggers)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이에 의하면 “2000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수지 코헨이라는 약사가 '드럭 머거(drug muggers•영양소를 빼앗는 강도 짓을 하는 약)'라는 개념을 만들고, 책을 발간해 학계에 화제를 몰고 왔다”고 한다. 미국 약대에서 10년간 임상약학을 가르치고 있고 약사로서 클리닉에서 일하기는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개념이라 여러 자료를 조사해 보았다.
먼저, “학계에 화제를 몰고 왔다”는 ...
2017-08-02 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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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7> 일본식으로 약학교육제도를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 약학대학 교육제도가 2+4년제로 바뀐 지 5년이
조금 넘었지만 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제도를 다시 바꾸자고 하니 계속 혼란만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약학대학 쪽에서는 통6년제로 바꾸자고 하고 제약업계 쪽에서는 일본식 4+2년제를 모델로
삼자고 한다. 그리고, 이 일본식 모델에 대해 약대의 일부
기초과학 전공 교수들도 찬성하고 있는 것 같다.
제약업계 쪽 설명은 6년제를 도입한 후 약대 졸업생의 대부분이
임상약사를 지향하는 편중이 일어나 신약개발을 담당할
제약기업에서의 약학전공자가...
2017-07-04 1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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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6>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을 확인하기 힘든 우리나라 의료제도
2주일 전 어머니께서 무릎이 안 좋으시다고 정형외과에 다녀오셨고 지난 주에는 발에 물혹 (cyst)이 생겨서 큰 병원에 다녀 오셨다고 하신다. 복숭아뼈 근처에 생긴 모양인데 주사로 물혹을 좀 뽑아 내는 처치를 받으셨다고 한다. 그리고는 물혹을 말리는 약을 받아 오셔서 드시는 중이란다.
필자 : 무슨 약을 받으셨어요?
어머니 : 물빼는 약으로 쎄넥스 캡슐 100 mg과 소화제로 엘버스정 이렇게 받아 왔어. 의사 선생님이 약을 하루에 두 번씩 일단 일주일 먹고 다시 보자고 했어. 그런데, 이주 전에 정형외과...
2017-06-08 0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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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5> 대한의사협회가 만든 성분명 처방에 대한 동영상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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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경제적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제네릭 약 제도를 생각해야
우연히 대한의사협회가 만든 성분명 처방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다. 이 동영상에서는 두 개의 제네릭 약의 예을 이용하여 성분명 처방을 문제삼고
있다. 이 동영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로 삼은 두 약들이 현행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판정 기준에서
벗어나서 허가받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데 이를 마치 과학적인 사실인양 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cEYebu8For0
이 동영상은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결과를 어떻...
2017-05-02 0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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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4> 인공지능과 미국의 의학과 약학교육
최근 대한의학회의 E-뉴스레터에 실려 의약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기고문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의학교육이
개편되고 있다고 전하며 우리나라 의학교육도 이에 뒤지지 않게 대대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인공지능 시대가 교육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면서 그 예로,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은 2019년부터 뒤집어진 교실 (flipped classroom)을 모든 수업에 적용하고 임상실습을 과정 초기부터 도입하며 3-4학년에는 집중적이고 심화된 학습과 연구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
2017-04-05 1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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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3> 인공지능과 의사/약사의 직능의 변화
인공지능과 의사/약사의 직능의 변화
최근 대한의학회의 E-뉴스레터의 한 기고문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의학교육이 개편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의학교육도 이에 뒤지지 않게
대대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의약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것 같다.
이 기고문에 의하면, 미래의
의사는 인공지능이 지시하는 대로 환자에게 진료를 제공하는 집단과 그 인공지능에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입력시키는 집단이라는 두 개의 의사 집단으로
나뉠 것이며,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의사들은 기존 의사...
2017-03-06 15: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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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2> 이완기 혈압이 낮은 수축기 고혈압 (isolated systolic hypertension)의 치료
혈압조절이 잘 안 되는 85세
할머니가 주치의의 의뢰로 내 클리닉을 방문했다. 이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서 생긴 3기 만성신장질환 (사구체 여과 속도 30-60ml/min/1.73m2)외에는
다른 동반질환이 없으며, 다음과 같은 4개의 고혈압약을 드시고
계셨다.
로사탄 (losartan) 100 mg 하루에
한 번, 클로르탈리돈 (chlorthalidone)
25 mg 하루에 한 번, 카르베딜롤 (carvedilol)
12.5 mg 하루에 두 번, 스피로노락톤 (sprinolactone)
25 mg 하루에 한 번.
전에는 암로디핀 (amlodipine)을
드셨었는데 말...
2017-02-03 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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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1> 새로운 고혈압 치료 지침서 JNC 8의 논란거리인 목표혈압치
새로운 고혈압 치료 지침서 JNC 8의 논란거리인 목표혈압치
새로운 고혈압 치료 지침서가 발표된다는 것은 일차의료 (primary care)를 맡은 사람들에게는 큰 뉴스다. 왜냐하면, 고혈압 치료 지침서는 가장 흔한 만성 질환인 고혈압의 치료에 근간이 되며 또 일차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도 이용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Joint National Committee (JNC)라고 불리는, 의사, 약사, 간호사, 통계학자, 역학자 (epidemiologist) 등 고혈압 치료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고혈압 치료 지침서를 만들고 새...
2017-01-06 1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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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20> 미국 약대가 통6년제가 아닌 이유
우리나라 의과대학에 이어 약학대학도 전문대학원제에서 통6년제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미국의 약대는 대부분 4년제이지만, 그 전에 2-3년간 약대입학에 필요한 과목들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총 6-7년이 걸린다. 상위권 약대인, 내가 근무하고
있는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약대의 경우, 90%이상의 입학생들이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사가 되기 위해 8년의 공부과정을 거친다. 고등학교를 바로 졸업한 학생들을 뽑아 예과와 본...
2016-12-14 15: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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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9> 헷갈리는 인슐린
지난 주 클리닉에 67세의 히스패닉계 여성 당뇨병 환자가 아들과 함께 내원하였다. 환자의 주치의 (primary care provider)는 병원내 차트 시스템의 협진 요청서 (referral request)를 통해 나에게 환자의 인슐린 조절과 약물 치료 최적화 (medical therapy management; MTM)를 요청하였다. 환자는 당뇨병외에도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환자는 영어를 할 줄 몰랐지만 아들이 통역을 해 주었다.
만나기 전에 환자의 차트를 읽어보니 가장 최근 당화혈색소 A1c 수치가 12.5%로 목표치인 7-7...
2016-11-10 1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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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8> 당뇨병 치료제 사용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당뇨병 치료제
사용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Mr.G는 67세의
2형 당뇨병 환자로, 지난 번에 게재된 “당뇨병 치료에서 당화혈색소의 목표치를 얼마로
잡아야 할까?”편에 소개되었다. 케이스 스터디를 시작하기 전에 Mr.G의
병력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당뇨병 약에 대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그는 당뇨병 외에 고혈압, 고지혈증, 갑상선저하증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으며, 당뇨병 치료를 위해 메트포민 (metformin)을 1000 mg씩 하루 두 번, 글리피지드 (glipizide)를10 mg씩 하루 두 번 복용하며 인슐린 글라진을 자기 전에 ...
2016-10-04 1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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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7> 저혈당 –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치료하나
혈당 강하제의 무서운 부작용인 저혈당 – 어떻게인지하고어떻게치료하나
작년 당뇨병에 걸린 버스 운전사가 심한 저혈당 상태에서 운전하다 건너편의 화물차를 들이받아 화물차의 운전사가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버스 운전사는 인슐린을투약하는환자였고, 사고당시혈당이33 mg/dL이었다고한다.
몇 년전, 내 클리닉의 환자 중 한 분도 저혈당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이 노인 환자는 평소보다 저녁을 적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슐린의 용량을 줄이지 않고 평소대로 투...
2016-09-06 1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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