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인슐린을 기저 인슐린보다 늦게 시작하는 이유
“약사님, 식사 인슐린 (meal time insulin)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MG는 나에게 새로운 인슐린 펜을 보여 준다. 그는 30대 여성 당뇨병 환자로 지난 3년 동안 당뇨병 조절을 위해 나와 만나고 있다. 한달 전 방문 때 그의 공복혈당이 목표치인 80~130보다 높은 150~180 대여서, 난 그의 기저 인슐린인 인슐린 글라진 (insulin glargine) 용량을 10% 높였었다.
2주전, 그는 일차의료제공자를 다른 일로 만났었다. 이 때 그의 일차의료제공자는 그의 공복혈당이 목표치에 도달한 것을 발견하고 식사 인슐린의 일종인 인슐린 아스파트 (insulin aspart)를 시작했다. 일차의료제공자는 왜 식사 인슐린을 이 시점에 시작했을까?
예전에 올린 글인 [헷갈리는 인슐린 상품들 –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에서 설명했듯이 인슐린 상품은 간으로부터 작은 양이지만 하루종일 만들어지는 포도당을 담당하는 기저 인슐린 (basal insulin) 과 음식으로부터 섭취된 포도당을 담당하는 식사 인슐린 (mealtime insulin) 으로 나뉜다.
기저 인슐린 상품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인슐린 글라진 (상품명 란투스), 데트미어 (Detemir; 상품명 레버미어), 데글루덱 (degludec; 상품명 트레시바)이 있고 이들은 작용기간이 24시간 이상이 될 정도로 길어 하루 한 번 주사한다.
반면, 식사 인슐린 작용기간이 3~5 시간으로 짧아 식사 시간전마다 주사한다. MG가 사용하고 있는 인슐린 아스파트 외에도 식사 인슐린으로 인슐린 리스프로 (Lispro), 글루라이신 (Glulisine) 등이 있다 . 정규 인슐린 (insulin regular) 등도 식사 인슐린으로 쓸 수 있지만 주사후 작용까지 걸리는 시간과 작용기간이 길어 현재는 드물게 쓰인다.
<표> 많이 쓰이는 인슐린의 종류
기저 인슐린 | 식사 인슐린 |
|
|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와 GLP-1 효능제 등으로도 혈당이 조절이 안 되어 인슐린이 필요한 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궁극적으로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 두 종류가 모두 필요하다. 음식으로부터 섭취된 포도당은 혈당을 빠르게 증가시키지만 기저 인슐린은 이를 따라 가지 못하고 식사인슐린은 간에서 하루종일 꾸준히 만들어 내는 포도당을 담당하기에 작용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인슐린을 시작할 때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 두 종류를 동시에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 기저 인슐린을 먼저 시작하여 공복혈당이 목표치에 도달하거나 근접하면 식사 인슐린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인슐린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환자에게 꽤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단 인슐린은 먹는 약이 아니라 주사제이기 때문에 주사를 스스로 집에서 하는 것 자체가 환자에게, 적어도 처음에는, 큰 부담이 된다 (물론,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다). 둘째, 여러 종류의 인슐린 상품을 동시에 시작하면 환자들이 헷갈리기 쉽다. 환자들이 헷갈릴 경우 잘못 주사하여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세번째는 약물치료학적 이유인데 이는 약간 더 설명이 필요하다.
식사 후 혈당은 수학적으로 생각했을 때 식사 전 혈당과 음식로부터 들어온 포도당에 의한 증가된 혈당의 합으로 볼 수 있다.
<식사 후 혈당 = 식사전 혈당 + 음식에서 온 포도당에 의한 혈당 증가분>
앞서 설명했듯이 식사 인슐린은 음식에서 온 포도당에 의한 혈당 증가분만을 낮출 수 있다. 만약 식사전 혈당수치가 높았다면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더라도 혈당은 이미 높아져 있던 식사전 혈당수치로만 돌아가게 된다. 즉 식사 인슐린을 사용하더라도 혈당은 계속 높을 것이다. 반면, 식사 전 혈당수치가 적절한 상황에서 식사 인슐린을 사용하면 혈당은 계속 적절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식사 전 혈당 수치는 기저 인슐린에 의해 조절된다. 그래서 기저 인슐린을 먼저 시작하여 식사 전 혈당을 목표치로 낮춘 뒤 식사 인슐린을 시작하는 것이다.
2주전, MG가 사용하고 있었던 기저 인슐린의 효과를 나타내는 공복혈당이 목표수치에 도달했다. 따라서 식사 전 혈당이 적절한 수준을 유지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저 인슐린은 식사 후 혈당을 담당하지 못하므로 일차의료제공자는 식사 인슐린을 추가했던 것이다. 그러면 식사 인슐린은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다음 호에서 이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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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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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인슐린을 기저 인슐린보다 늦게 시작하는 이유
“약사님, 식사 인슐린 (meal time insulin)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MG는 나에게 새로운 인슐린 펜을 보여 준다. 그는 30대 여성 당뇨병 환자로 지난 3년 동안 당뇨병 조절을 위해 나와 만나고 있다. 한달 전 방문 때 그의 공복혈당이 목표치인 80~130보다 높은 150~180 대여서, 난 그의 기저 인슐린인 인슐린 글라진 (insulin glargine) 용량을 10% 높였었다.
2주전, 그는 일차의료제공자를 다른 일로 만났었다. 이 때 그의 일차의료제공자는 그의 공복혈당이 목표치에 도달한 것을 발견하고 식사 인슐린의 일종인 인슐린 아스파트 (insulin aspart)를 시작했다. 일차의료제공자는 왜 식사 인슐린을 이 시점에 시작했을까?
예전에 올린 글인 [헷갈리는 인슐린 상품들 –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에서 설명했듯이 인슐린 상품은 간으로부터 작은 양이지만 하루종일 만들어지는 포도당을 담당하는 기저 인슐린 (basal insulin) 과 음식으로부터 섭취된 포도당을 담당하는 식사 인슐린 (mealtime insulin) 으로 나뉜다.
기저 인슐린 상품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인슐린 글라진 (상품명 란투스), 데트미어 (Detemir; 상품명 레버미어), 데글루덱 (degludec; 상품명 트레시바)이 있고 이들은 작용기간이 24시간 이상이 될 정도로 길어 하루 한 번 주사한다.
반면, 식사 인슐린 작용기간이 3~5 시간으로 짧아 식사 시간전마다 주사한다. MG가 사용하고 있는 인슐린 아스파트 외에도 식사 인슐린으로 인슐린 리스프로 (Lispro), 글루라이신 (Glulisine) 등이 있다 . 정규 인슐린 (insulin regular) 등도 식사 인슐린으로 쓸 수 있지만 주사후 작용까지 걸리는 시간과 작용기간이 길어 현재는 드물게 쓰인다.
<표> 많이 쓰이는 인슐린의 종류
기저 인슐린 | 식사 인슐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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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와 GLP-1 효능제 등으로도 혈당이 조절이 안 되어 인슐린이 필요한 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궁극적으로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 두 종류가 모두 필요하다. 음식으로부터 섭취된 포도당은 혈당을 빠르게 증가시키지만 기저 인슐린은 이를 따라 가지 못하고 식사인슐린은 간에서 하루종일 꾸준히 만들어 내는 포도당을 담당하기에 작용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인슐린을 시작할 때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 두 종류를 동시에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 기저 인슐린을 먼저 시작하여 공복혈당이 목표치에 도달하거나 근접하면 식사 인슐린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인슐린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환자에게 꽤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단 인슐린은 먹는 약이 아니라 주사제이기 때문에 주사를 스스로 집에서 하는 것 자체가 환자에게, 적어도 처음에는, 큰 부담이 된다 (물론,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다). 둘째, 여러 종류의 인슐린 상품을 동시에 시작하면 환자들이 헷갈리기 쉽다. 환자들이 헷갈릴 경우 잘못 주사하여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세번째는 약물치료학적 이유인데 이는 약간 더 설명이 필요하다.
식사 후 혈당은 수학적으로 생각했을 때 식사 전 혈당과 음식로부터 들어온 포도당에 의한 증가된 혈당의 합으로 볼 수 있다.
<식사 후 혈당 = 식사전 혈당 + 음식에서 온 포도당에 의한 혈당 증가분>
앞서 설명했듯이 식사 인슐린은 음식에서 온 포도당에 의한 혈당 증가분만을 낮출 수 있다. 만약 식사전 혈당수치가 높았다면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더라도 혈당은 이미 높아져 있던 식사전 혈당수치로만 돌아가게 된다. 즉 식사 인슐린을 사용하더라도 혈당은 계속 높을 것이다. 반면, 식사 전 혈당수치가 적절한 상황에서 식사 인슐린을 사용하면 혈당은 계속 적절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식사 전 혈당 수치는 기저 인슐린에 의해 조절된다. 그래서 기저 인슐린을 먼저 시작하여 식사 전 혈당을 목표치로 낮춘 뒤 식사 인슐린을 시작하는 것이다.
2주전, MG가 사용하고 있었던 기저 인슐린의 효과를 나타내는 공복혈당이 목표수치에 도달했다. 따라서 식사 전 혈당이 적절한 수준을 유지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저 인슐린은 식사 후 혈당을 담당하지 못하므로 일차의료제공자는 식사 인슐린을 추가했던 것이다. 그러면 식사 인슐린은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다음 호에서 이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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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