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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약사 처방약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6-08-17 09:40 수정 최종수정 2016-08-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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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약대를 다닐 때 집 근처 약국에는 잘 아는 선배가 경영하고 있었다. 그 때는 의약분업 전이라 약사들도 진단과 처방, 그리고 조제까지 하던 시절이라 선배 약국에 놀러 가면 선배는 형수와 함께 항상 조제를 하느라 바빴다.

 

나도 감기가 들려 그 약국에 가면 약을 잘 짓는다고 동네에 소문이 난 형수에게 약을 조제 받곤 금방 깨끗이 낫곤 했다. 나중에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니 놀랍게도 형수는 약사가 아니었다. 그냥 어깨 넘어 배운 거로 환자들을 케어 하고 있던 것이었다.

아주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만큼 약 조제가 어렵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대부분 간단한 질병, 감기나 감염 정도를 치료하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무자격자가 다룰 수준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 때 약사들은 국민들의 1차 요양기관의 역할을 하며 지금의 가정의학과 정도의 진단과 처방을 하였다. 그 당시 약사들은 진단 결과에 따라 약국에서 처리가 가능하면 조제를 하여 치료하고, 아니면 큰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1차 상담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의약분업 이 후 약사의 역할은 조제 영역으로 축소되었다. 진단과 처방은 의사에게 모두 넘기고 그 대신 그 전에 거의 취급하지 않던 향정신제 약들을 비롯하여 정신과 치료제,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약 등과 치매약, 호르몬제 등을 약국에서 취급하게 되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약들을 처리하기 위해 약사의 질적 향상이 논의 되었고 결국 약대 6년제가 도입되게 되었다.

6년제 이후 Doctor of Pharmacy가 된 약사들은 조제뿐 아니라 독감 백신 접종의 주역이 되어 독감의 발병율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독감으로 시작된 백신의 영역은 점점 확대되어 이제는 약사가 모든 백신의 접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독감은 10세 이상, 폐렴과 대상포진은 60세 이상의 경우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사의 처방만으로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리건주에서는 여성용 피임제에 대한 약사의 처방전을 인정하여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환자를 직접 진단하여 여성용 피임제를 처방, 조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내년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같은 방식의 법이 시행될 예정이며 조만간 모든 주들이 같은 룰을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마약 해독제인 Naloxone은 이제껏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조제될 수 있었으나 펜실베니아를 비롯한 20개 주의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사와의 상담만으로 약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약물은 이제 의사의 처방전은 필요 없으나 OTC는 아니며 소위 약사처방약이라 불릴만한 약이다. 그래서 약사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약을 건네기 전에 사용방법이나 overdose 등을 자세히 설명하여야 한다.

사실 노인 환자가 많은 플로리다주에서는 1986년부터 약사 처방약이 존재했었다. 그 약들은 항생제 연고 등을 비롯하여 항바이러스제, 치질약과 멀미약 등 이었는데 약사들의 관심소홀로 약의 대상이 확대되지 못하고 현재까지도 10여 개의 약으로 제한된 상태에 머무르고 말았다. 지금도 Rx Palace란 곳에서 이 약들을 열심히 조제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많은 약국에는 미니클리닉이 있다. 미니클리닉에서는 각종 예방접종을 비롯하여 감기, 요로감염이나 안질환, 피부과 질환 등의 간단한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예방접종을 제외하면 그 옛날 한국에서 약사들이 하던 1차 요양기관의 역할이다.

미니클리닉의 담당은 Nurse Practitioner 등이 하고 있는데 간호대를 졸업하고 실무를 경험한 뒤 자격증을 딴 사람들이다. 사실은 약사들이 6년을 졸업하고 Doctor of Pharmacy가 되면서 할 수 있었던 영역인데 너무나 바쁜 약사들이 그만 챙기지 못해 이 역할을 갖지 못했다. 진단, 처방, 조제를 약국에서 원스톱으로 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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