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하지만 약이 필요한데 아직 연금이 나오기 전이면 나에게 몇 알씩 미리 달라고 하여 약이 끊기지 않고 복용하려고 노력한다. 나도 사정을 잘 알기에 향정신성 약만 아니면 미스 트럼프의 편의를 도모해 준다. 사실 환자가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하는 것이 약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물론 미스 트럼프는 모든 약을 제네릭으로 복용하면서 약값을 조절하고 있다.
4월 어느 날 Molly's mom은 일리노이주의 한 병원으로 가는 앰뷸런스에 실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다리가 마비되고 혀가 꼬이는 스트로크가 그녀에게 온 것이었다. 간신히 위급상황을 넘기고Molly's mom은 병원에 입원한 후 재활센터에서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스트로크가 온 원인은 아주 단순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조금은 서글픈 것이었다.
몰리 엄마는 의사로부터 고혈압 약을 처방 받았다. 그리고 의사는 처방전과 함께 제약회사에서 받은 샘플 열흘 치를 우선 써보라고 몰리 엄마에게 건네 주었다.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한 후 10일이 지나고 약을 계속 복용하기 위해 몰리 엄마는 약국에 왔다.
하지만 몰리 엄마의 약 보험은 안타깝게도 이 약을 커버해 주지 않았다. 새로 나온 약이라 약값이 매우 비싸 다른 싼 약을 유도하기 위해 보험회사는 소위 prior authorization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약사는 몰리 엄마에게 의사에게 이 약이 prior authorization을 요구하니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override해 달라고 팩스를 보내겠다고 얘기하고 authorization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하루 이틀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몰리 엄마는 약을 그냥 보험 없이 구입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두통 등의 고혈압 증상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몰리 엄마도 미스 트럼프처럼 소셜연금으로 살아가는 빈민이었다. 더구나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몰리 엄마의 약값은 너무나 비싸 그녀의 한 달 생활비와 버금가는 정도였다.
약을 사고 나면 양식을 살 돈이 남지 않을 정도여서 걱정이 태산이던 몰리 엄마는 약을 하루에 한 번씩 복용하던 걸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복용하는 식으로 약값을 아껴 양식을 살 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당연히 고혈압이 제어되지 않아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만 것이다.
제약회사에서 새 약을 마케팅 하면 의사는 보통 그 약을 환자에게 처방한다. 새 약이니까 좋을 거라는 생각도 있고 의사로서 임상에 대한 궁금함도 있고, 뭐 이런 저런 혜택도 제약회사로부터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새 약의 경우 몰리 엄마의 경우처럼 보험이 커버해 주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환자 부담액이 매우 클 수가 있다는 것이다. 환자마다 맞춤형의 처방을 해야 하는데 몰리 엄마의 의사는 그 정도의 배려가 없었다.
약사도 환자가 약을 하루 이틀 걸르면서 제 때에 약을 픽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환자에게 약 복용타임을 상기시켜줘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것을 소홀했다. 딸인 몰리도 자기 엄마가 어떻게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에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문제인 것은 몰리 엄마 자신이다. 몰리 엄마는 너무나 shy해서 미스 트럼프만큼의 융통성이 없었다. 약이 비싸면 의사에게 다른 싼 약으로 바꿔 달라던지 아니면 약사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몰리 엄마에겐 그런 게 없었다.
어쨌든 곧 퇴원할 몰리 엄마는 보다 오래된 싼 고혈압 약을 다른 의사에게 새로 처방 받아 복용을 시작했다. 아무쪼록 몰리 엄마에게 혈압조절에 문제 없이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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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하지만 약이 필요한데 아직 연금이 나오기 전이면 나에게 몇 알씩 미리 달라고 하여 약이 끊기지 않고 복용하려고 노력한다. 나도 사정을 잘 알기에 향정신성 약만 아니면 미스 트럼프의 편의를 도모해 준다. 사실 환자가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하는 것이 약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물론 미스 트럼프는 모든 약을 제네릭으로 복용하면서 약값을 조절하고 있다.
4월 어느 날 Molly's mom은 일리노이주의 한 병원으로 가는 앰뷸런스에 실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다리가 마비되고 혀가 꼬이는 스트로크가 그녀에게 온 것이었다. 간신히 위급상황을 넘기고Molly's mom은 병원에 입원한 후 재활센터에서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스트로크가 온 원인은 아주 단순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조금은 서글픈 것이었다.
몰리 엄마는 의사로부터 고혈압 약을 처방 받았다. 그리고 의사는 처방전과 함께 제약회사에서 받은 샘플 열흘 치를 우선 써보라고 몰리 엄마에게 건네 주었다.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한 후 10일이 지나고 약을 계속 복용하기 위해 몰리 엄마는 약국에 왔다.
하지만 몰리 엄마의 약 보험은 안타깝게도 이 약을 커버해 주지 않았다. 새로 나온 약이라 약값이 매우 비싸 다른 싼 약을 유도하기 위해 보험회사는 소위 prior authorization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약사는 몰리 엄마에게 의사에게 이 약이 prior authorization을 요구하니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override해 달라고 팩스를 보내겠다고 얘기하고 authorization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하루 이틀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몰리 엄마는 약을 그냥 보험 없이 구입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두통 등의 고혈압 증상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몰리 엄마도 미스 트럼프처럼 소셜연금으로 살아가는 빈민이었다. 더구나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몰리 엄마의 약값은 너무나 비싸 그녀의 한 달 생활비와 버금가는 정도였다.
약을 사고 나면 양식을 살 돈이 남지 않을 정도여서 걱정이 태산이던 몰리 엄마는 약을 하루에 한 번씩 복용하던 걸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복용하는 식으로 약값을 아껴 양식을 살 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당연히 고혈압이 제어되지 않아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만 것이다.
제약회사에서 새 약을 마케팅 하면 의사는 보통 그 약을 환자에게 처방한다. 새 약이니까 좋을 거라는 생각도 있고 의사로서 임상에 대한 궁금함도 있고, 뭐 이런 저런 혜택도 제약회사로부터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새 약의 경우 몰리 엄마의 경우처럼 보험이 커버해 주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환자 부담액이 매우 클 수가 있다는 것이다. 환자마다 맞춤형의 처방을 해야 하는데 몰리 엄마의 의사는 그 정도의 배려가 없었다.
약사도 환자가 약을 하루 이틀 걸르면서 제 때에 약을 픽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환자에게 약 복용타임을 상기시켜줘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것을 소홀했다. 딸인 몰리도 자기 엄마가 어떻게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에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문제인 것은 몰리 엄마 자신이다. 몰리 엄마는 너무나 shy해서 미스 트럼프만큼의 융통성이 없었다. 약이 비싸면 의사에게 다른 싼 약으로 바꿔 달라던지 아니면 약사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몰리 엄마에겐 그런 게 없었다.
어쨌든 곧 퇴원할 몰리 엄마는 보다 오래된 싼 고혈압 약을 다른 의사에게 새로 처방 받아 복용을 시작했다. 아무쪼록 몰리 엄마에게 혈압조절에 문제 없이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