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나의 첫 직장 제일제당 연구소는 경기도 이천에 있었다. 그래서 나와 아내도 이천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서울에서만 살던 우리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거기서 이사 나올 때까지 낯선 시골 소도시의 정경을 마음껏 즐겼다.
그 때 이천 시장통에 약국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 약사가 까마득한 대학교 선배였다. 그래서 심심할 때마다 가서 수다도 떨고 바둑도 두며 놀다가 손님이 오면 형님이 조제하는 걸 옆에서 지켜 보곤 하였다.
거의 모든 조제에 파란색의 작은 알약을 넣는 것을 보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스테로이드 일종인 덱사메타존이었다. 이 약을 잘 써야 명의소릴 듣지 하던 형님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그 옛날 의약분업 하기 한참 전의 일이다.
소위 만병통치약인 스테로이드계 약물 중 여성용약이 에스트로젠이다. 미국립보건원(NIH)에서 같이 일하던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도 이 약에 대해 이천의 약사선배님과 같은 말을 했다. 폐경기에 들어선 여성 환자들에게 에스트로젠을 주면 다음 방문 때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다들 자기보고 명의라고 한다고.
폐경이 왔다는 것은 에스트로젠 분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얘기이고 그래서 그와 관련된 각종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통이나 안면홍조, 발열, 골다공증, 성욕감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 의사 선생님이 명의로 칭송 받은 이유는 다른 것보다도 에스트로젠이 잃었던 성욕을 되살려주고 특히 질 내의 건조를 막아주어 이젠 끝난 것 같던 성생활을 다시 할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 사용하는 에스트로젠은 경구제 보다는 크림이나 질내 좌약 등이 사용된다. Premarin, Estrace cream 이나, Vagifem 질정제, 또는 Estring 등이 쓰이는데 아직 제네릭이 없어 꽤 비싼데도 50-60대 여성분들에게 아주 잘 나가는 약물들이다.
에스트로젠은 유방암 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거나 다른 이유로 에스트로젠을 복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러한 분들 중 질건조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Osphena(Ospemifene)라는 약물이 나왔다. 이 약은 질이 건조해 섹스 때 고통을 느끼는 여성들을 위해 꼭 필요한 약물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섹스에 불만이 있는 여성이 44%에 이르고 질병인 Female sexual dysfunction (FSD)으로 진단이 될 수 있는 18세 이상 여성이 무려 12%에 이른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폐경이 오거나 복용하는 약물, 특히 우울증약이나 고혈압약들을 복용하다 보면 약물의 부작용 등으로 리비도는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런 Female sexual dysfunction(FSD)의 여성들에게 남성 발기치료제 비아그라를 투여해서 효과를 본 사례가 많다. 비아그라가 성기에 혈류량을 증가시켜 남성의 성기를 발기시키듯 여성의 성기에도 혈류를 증가시켜 예민함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Addyi(Flibanserin)가 FDA에서 허가 되었다. Addyi는 비아그라처럼 성기의 혈류를 증진시키는 약이 아니라 성욕이 감퇴된 여성들의 성욕을 증진시키는 약이다.
저혈압과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FDA가 두 번의 반려 끝에 주의사항을 붙여 허가를 내주었다. 이런 이유로 남성용 비아그라의 대성공에 비해 출발은 미약할 듯하다. 하지만 500만에서 800만에 이르는 잠재 환자들의 기대가 언제 열풍으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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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나의 첫 직장 제일제당 연구소는 경기도 이천에 있었다. 그래서 나와 아내도 이천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서울에서만 살던 우리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거기서 이사 나올 때까지 낯선 시골 소도시의 정경을 마음껏 즐겼다.
그 때 이천 시장통에 약국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 약사가 까마득한 대학교 선배였다. 그래서 심심할 때마다 가서 수다도 떨고 바둑도 두며 놀다가 손님이 오면 형님이 조제하는 걸 옆에서 지켜 보곤 하였다.
거의 모든 조제에 파란색의 작은 알약을 넣는 것을 보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스테로이드 일종인 덱사메타존이었다. 이 약을 잘 써야 명의소릴 듣지 하던 형님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그 옛날 의약분업 하기 한참 전의 일이다.
소위 만병통치약인 스테로이드계 약물 중 여성용약이 에스트로젠이다. 미국립보건원(NIH)에서 같이 일하던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도 이 약에 대해 이천의 약사선배님과 같은 말을 했다. 폐경기에 들어선 여성 환자들에게 에스트로젠을 주면 다음 방문 때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다들 자기보고 명의라고 한다고.
폐경이 왔다는 것은 에스트로젠 분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얘기이고 그래서 그와 관련된 각종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통이나 안면홍조, 발열, 골다공증, 성욕감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 의사 선생님이 명의로 칭송 받은 이유는 다른 것보다도 에스트로젠이 잃었던 성욕을 되살려주고 특히 질 내의 건조를 막아주어 이젠 끝난 것 같던 성생활을 다시 할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 사용하는 에스트로젠은 경구제 보다는 크림이나 질내 좌약 등이 사용된다. Premarin, Estrace cream 이나, Vagifem 질정제, 또는 Estring 등이 쓰이는데 아직 제네릭이 없어 꽤 비싼데도 50-60대 여성분들에게 아주 잘 나가는 약물들이다.
에스트로젠은 유방암 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거나 다른 이유로 에스트로젠을 복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러한 분들 중 질건조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Osphena(Ospemifene)라는 약물이 나왔다. 이 약은 질이 건조해 섹스 때 고통을 느끼는 여성들을 위해 꼭 필요한 약물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섹스에 불만이 있는 여성이 44%에 이르고 질병인 Female sexual dysfunction (FSD)으로 진단이 될 수 있는 18세 이상 여성이 무려 12%에 이른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폐경이 오거나 복용하는 약물, 특히 우울증약이나 고혈압약들을 복용하다 보면 약물의 부작용 등으로 리비도는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런 Female sexual dysfunction(FSD)의 여성들에게 남성 발기치료제 비아그라를 투여해서 효과를 본 사례가 많다. 비아그라가 성기에 혈류량을 증가시켜 남성의 성기를 발기시키듯 여성의 성기에도 혈류를 증가시켜 예민함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Addyi(Flibanserin)가 FDA에서 허가 되었다. Addyi는 비아그라처럼 성기의 혈류를 증진시키는 약이 아니라 성욕이 감퇴된 여성들의 성욕을 증진시키는 약이다.
저혈압과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FDA가 두 번의 반려 끝에 주의사항을 붙여 허가를 내주었다. 이런 이유로 남성용 비아그라의 대성공에 비해 출발은 미약할 듯하다. 하지만 500만에서 800만에 이르는 잠재 환자들의 기대가 언제 열풍으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