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대학교 때 한창 아내와 데이트를 할 때 대학원에서 실험을 하던 선배를 찾아간 일이 있었다. 교정에 라일락 꽃이 한창이던 그 시절, 선배는 밥을 사준다며 우리를 데리고 나오고선 라일락 잎을 씹어 보라고 했다. 그게 사랑의 맛이라면서. 그래서 아내와 나는 얼른 라일락 잎을 하나씩 따서 씹어 보았다.
향기로운 라일락 향이 입안에 쏴 하게 퍼지는 걸 기대하면서. 하지만 그 기대는 1 초도 벗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라일락 잎은 내가 이 세상에서 먹어본 것 중에 가장 썼기 때문이다. 퉤퉤 잎을 뱉고 있는 우리에게 선배는 낄낄거리며 사랑의 맛 체험이 어떠냐고 능청맞게 물었다.
쓰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한다. 특히 한약을 복용하면 다들 쓰다고 하는데 난 감초 때문인지 그리 쓴 느낌이 없었다. 인삼 추출액을 지금도 가끔 마셔보면 아내와 아이들은 쓰다고 꼭 꿀을 넣어 마시는데 나는 그냥 '블랙'으로 마신다. 난 인삼의 고유의 맛이 masking 되는게 싫기 때문이다.
양약도 쓰다. 미국 약사를 하려고 약국에서 인턴을 막 시작 하던 때의 일이다. 같이 일하던 피터라는 친구가 나에게 M&M초콜릿을 권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씹었다가 바로 뱉어 버렸다. 너무 썼기 때문이다.
그것은 요로감염 진통제인 Phenazopyridine 알약이었는데 M&M초콜릿과 모양과 색깔이 너무 닮아서 내가 속은 것이다. 알고 봤더니 이 친구는 새로 오는 인턴들에게 계속 같은 장난을 했다. 지금 같으면 약갖고 장난한다고 해고감인데 그 땐 다들 웃고 지나갔다.
그런데 약 맛은 왜 쓸까? 학자들은 쓴맛이 우리 몸의 방어기전의 하나라는 견해다. 약은 케미칼이고 근본적으로는 독성물질이므로 몸이 일차적으로 약을 해로운 것으로 인지하고 거부한다는 거다. 쓰면 탁 뱉어버리는 행위는 몸속으로의 독성물질의 침투를 막는 일차저지선이라는 설이다.
이성적으로야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고 생각하지만 본능적으로는 나쁜 놈이라고 느끼는 거다. 그래서 아이들은 쓴 맛에 더 민감하다. 이성적 판단은 없으면서 본능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아이들에게 약은 적은 용량으로도 큰 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본능적으로 더욱 거부감이 크다.
쓴 맛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다. 알다시피 정제나 캅셀제를 만들거나 액상제제의 경우 설탕이나 과즙을 첨가해 쓴 맛을 없애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문제인데 왜냐하면 아이들은 쓴 맛에 대한 거부감이 큰 데다 정제나 캅셀제를 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가루약에 과일향을 넣어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여주려고 했고 Fillmaster라는 회사는 다양한 과일향 농축액을 만들어 아이들의 요구에 답할 수 있게 했다.
어렸을 적에 '원기소'라는 아이들 영양제가 있었다. 맛이 좋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어느 날 사라지고 맛없는 다른 영양제들로 대체되었다. 미국에서도 아이들 영양제로 여러 제품이 나왔는데 우리 세 아이들에게 꾸준히 트라이 해 본 결과 단연 승자는 'Gummy' 제품이 최종적으로 낙찰 되었다. 아이들에게는 약이라도 효과보다는 맛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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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대학교 때 한창 아내와 데이트를 할 때 대학원에서 실험을 하던 선배를 찾아간 일이 있었다. 교정에 라일락 꽃이 한창이던 그 시절, 선배는 밥을 사준다며 우리를 데리고 나오고선 라일락 잎을 씹어 보라고 했다. 그게 사랑의 맛이라면서. 그래서 아내와 나는 얼른 라일락 잎을 하나씩 따서 씹어 보았다.
향기로운 라일락 향이 입안에 쏴 하게 퍼지는 걸 기대하면서. 하지만 그 기대는 1 초도 벗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라일락 잎은 내가 이 세상에서 먹어본 것 중에 가장 썼기 때문이다. 퉤퉤 잎을 뱉고 있는 우리에게 선배는 낄낄거리며 사랑의 맛 체험이 어떠냐고 능청맞게 물었다.
쓰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한다. 특히 한약을 복용하면 다들 쓰다고 하는데 난 감초 때문인지 그리 쓴 느낌이 없었다. 인삼 추출액을 지금도 가끔 마셔보면 아내와 아이들은 쓰다고 꼭 꿀을 넣어 마시는데 나는 그냥 '블랙'으로 마신다. 난 인삼의 고유의 맛이 masking 되는게 싫기 때문이다.
양약도 쓰다. 미국 약사를 하려고 약국에서 인턴을 막 시작 하던 때의 일이다. 같이 일하던 피터라는 친구가 나에게 M&M초콜릿을 권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씹었다가 바로 뱉어 버렸다. 너무 썼기 때문이다.
그것은 요로감염 진통제인 Phenazopyridine 알약이었는데 M&M초콜릿과 모양과 색깔이 너무 닮아서 내가 속은 것이다. 알고 봤더니 이 친구는 새로 오는 인턴들에게 계속 같은 장난을 했다. 지금 같으면 약갖고 장난한다고 해고감인데 그 땐 다들 웃고 지나갔다.
그런데 약 맛은 왜 쓸까? 학자들은 쓴맛이 우리 몸의 방어기전의 하나라는 견해다. 약은 케미칼이고 근본적으로는 독성물질이므로 몸이 일차적으로 약을 해로운 것으로 인지하고 거부한다는 거다. 쓰면 탁 뱉어버리는 행위는 몸속으로의 독성물질의 침투를 막는 일차저지선이라는 설이다.
이성적으로야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고 생각하지만 본능적으로는 나쁜 놈이라고 느끼는 거다. 그래서 아이들은 쓴 맛에 더 민감하다. 이성적 판단은 없으면서 본능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아이들에게 약은 적은 용량으로도 큰 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본능적으로 더욱 거부감이 크다.
쓴 맛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다. 알다시피 정제나 캅셀제를 만들거나 액상제제의 경우 설탕이나 과즙을 첨가해 쓴 맛을 없애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문제인데 왜냐하면 아이들은 쓴 맛에 대한 거부감이 큰 데다 정제나 캅셀제를 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가루약에 과일향을 넣어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여주려고 했고 Fillmaster라는 회사는 다양한 과일향 농축액을 만들어 아이들의 요구에 답할 수 있게 했다.
어렸을 적에 '원기소'라는 아이들 영양제가 있었다. 맛이 좋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어느 날 사라지고 맛없는 다른 영양제들로 대체되었다. 미국에서도 아이들 영양제로 여러 제품이 나왔는데 우리 세 아이들에게 꾸준히 트라이 해 본 결과 단연 승자는 'Gummy' 제품이 최종적으로 낙찰 되었다. 아이들에게는 약이라도 효과보다는 맛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