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학교 다닐 때는 동물 실험 하면서 바늘에 많이 찔렸다. 실험약을 꼬리 정맥에 주입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다 보니 실수로 여러 번 내 손가락을 찔렀다. 그 중에는 쥐 정맥을 찌른 주사바늘이 내 몸으로 들어 온 적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파상풍에도 걸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그 땐 그게 뭔지도 몰랐다. 회사에 가서야 수의대를 나온 연구원이 강력히 주장하여 약리독성 실험실 연구원 전원이 파상풍 예방 주사를 맞았다. 주사에 안 찔리는 게 최선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 그 때 당시 학교는 조금 엉성했었다.
카렌은 26년 경력의 간호사로 당시 병원의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카렌은 어느 날 노인 환자로부터 채혈한 후 주사기를 픽업 박스에 넣다가 그 안에 있던 다른 주사기에 오른손의 손가락이 찔리고 말았다. 하지만 주사기에 한 두 번 찔린 것도 아니고 바이러스가 남아 있었다고 해도 박스에 있었으니 이미 감염성은 없으리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후 그냥 손만 씻고 퇴근을 했다.
카렌의 생각대로 병원에서 HIV에 감염될 확률은 0.3% 밖에 되지 않는다. HIV는 공기 중에서 오래 살 수가 없으므로 병원에서 전염될 확률은 지극히 낮은 것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확률이 20% 가량으로 HIV보다 훨씬 높으나 백신이 있으므로 대부분의 병원 종사자들은 백신접종을 맞았고 카렌도 B형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오래 전에 마쳤다.
하지만 주사기에 찔린 후 6개월 후 카렌은 몸의 이상을 느꼈다. 너무 피곤했고 열도 자주 났다.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해 보니 카렌은 이미 HIV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모두 감염되어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었다.
에이즈에 걸린 카렌은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할 수 없었다. 카렌은 매일 16개의 약을 복용해야 했다. 다행히 HIV와 HCV에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 있어 카렌의 증상은 점점 호전되어 갔다. 그 후 건강이 많이 회복된 카렌은 지금 전국간호사협회 회장이 되어 간호사들의 권익에 앞장 서고 있다. 특히 주사 바늘에 찔린 사고에 대한 완벽한 준비를 각 병원이 준비하도록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나도 작년에 주사바늘에 찔렸다. 중국인 아가씨에게 독감 백신을 투여하고 난 후 피가 나는 주사 부위를 닦아 주다가 주사바늘에 찔렸다. 아가씨의 피가 묻어 있는 주사기에 왼손의 손가락이 찔린 것이다. 그 아가씨에게 병 걸린 것 없냐고 물어보고 없다고 해서 그냥 넘어 갈려고 했다.
병원도 가야 하지만 보고서도 써야 하고 귀찮은 일이 많기 때문이었다. OSHA(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ct) 룰에 의해 바로 Bloodborne pathogen인 HIV, HBV, HCV검사를 하고 잠복기가 있으니 매 4개월마다 다시 검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물과 비누로 손가락을 열심히 씻어 주고 약국을 나왔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 아무래도 찝찝해서 NIH 맞은 편에 있는 Suburban Hospital의 응급실로 들어갔다. 피검사를 하고 일단 모두 음성임을 확인한 후 나중에 보고서 등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나선 4개월 마다 검사를 해야 하는데 귀찮고 번거로와 병이 없다는 그 아가씨 말을 믿고 아직 안했다. 물론 바이러스들이 아직 잠복기에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약간은 있다. 그러므로 독자들께서는 이 연재가 갑자기 예고 없이 중단 되면 필자의 잠복된 바이러스가 발병한 거로 알고 계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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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학교 다닐 때는 동물 실험 하면서 바늘에 많이 찔렸다. 실험약을 꼬리 정맥에 주입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다 보니 실수로 여러 번 내 손가락을 찔렀다. 그 중에는 쥐 정맥을 찌른 주사바늘이 내 몸으로 들어 온 적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파상풍에도 걸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그 땐 그게 뭔지도 몰랐다. 회사에 가서야 수의대를 나온 연구원이 강력히 주장하여 약리독성 실험실 연구원 전원이 파상풍 예방 주사를 맞았다. 주사에 안 찔리는 게 최선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 그 때 당시 학교는 조금 엉성했었다.
카렌은 26년 경력의 간호사로 당시 병원의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카렌은 어느 날 노인 환자로부터 채혈한 후 주사기를 픽업 박스에 넣다가 그 안에 있던 다른 주사기에 오른손의 손가락이 찔리고 말았다. 하지만 주사기에 한 두 번 찔린 것도 아니고 바이러스가 남아 있었다고 해도 박스에 있었으니 이미 감염성은 없으리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후 그냥 손만 씻고 퇴근을 했다.
카렌의 생각대로 병원에서 HIV에 감염될 확률은 0.3% 밖에 되지 않는다. HIV는 공기 중에서 오래 살 수가 없으므로 병원에서 전염될 확률은 지극히 낮은 것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확률이 20% 가량으로 HIV보다 훨씬 높으나 백신이 있으므로 대부분의 병원 종사자들은 백신접종을 맞았고 카렌도 B형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오래 전에 마쳤다.
하지만 주사기에 찔린 후 6개월 후 카렌은 몸의 이상을 느꼈다. 너무 피곤했고 열도 자주 났다.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해 보니 카렌은 이미 HIV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모두 감염되어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었다.
에이즈에 걸린 카렌은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할 수 없었다. 카렌은 매일 16개의 약을 복용해야 했다. 다행히 HIV와 HCV에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 있어 카렌의 증상은 점점 호전되어 갔다. 그 후 건강이 많이 회복된 카렌은 지금 전국간호사협회 회장이 되어 간호사들의 권익에 앞장 서고 있다. 특히 주사 바늘에 찔린 사고에 대한 완벽한 준비를 각 병원이 준비하도록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나도 작년에 주사바늘에 찔렸다. 중국인 아가씨에게 독감 백신을 투여하고 난 후 피가 나는 주사 부위를 닦아 주다가 주사바늘에 찔렸다. 아가씨의 피가 묻어 있는 주사기에 왼손의 손가락이 찔린 것이다. 그 아가씨에게 병 걸린 것 없냐고 물어보고 없다고 해서 그냥 넘어 갈려고 했다.
병원도 가야 하지만 보고서도 써야 하고 귀찮은 일이 많기 때문이었다. OSHA(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ct) 룰에 의해 바로 Bloodborne pathogen인 HIV, HBV, HCV검사를 하고 잠복기가 있으니 매 4개월마다 다시 검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물과 비누로 손가락을 열심히 씻어 주고 약국을 나왔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 아무래도 찝찝해서 NIH 맞은 편에 있는 Suburban Hospital의 응급실로 들어갔다. 피검사를 하고 일단 모두 음성임을 확인한 후 나중에 보고서 등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나선 4개월 마다 검사를 해야 하는데 귀찮고 번거로와 병이 없다는 그 아가씨 말을 믿고 아직 안했다. 물론 바이러스들이 아직 잠복기에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약간은 있다. 그러므로 독자들께서는 이 연재가 갑자기 예고 없이 중단 되면 필자의 잠복된 바이러스가 발병한 거로 알고 계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