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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불로장생약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3-07-30 17:41 수정 최종수정 2013-08-05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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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불로장생약을 찾으러 다녔다. 삶이 유한한 인간이 영생을 누리고자 하는 것은 헛된 꿈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늙지 않고, 죽지않는 소망이 이뤄지길 바랬다. 그렇게 해서 찾은 것 중에 산삼, 녹용 등이 있었고 이 약들은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지만 인간들이 그토록 원하던 영생을 보장하는 불로장생약은 아니었다.

역사상 불로장생약을 가장 열정적으로 찾았던 사람은 진시황이다. 진시황은 중국대륙을 통일하고 강력한 중앙집권국가를 세워 춘추전국시대 5백년의 대혼란을 마감한 인물이다. 진시황은 목숨을 걸고 싸워 만든 거대한 제국이 만세를 이어 나가는 것을 영원히 누리고자 불로장생약의 비방을 구하고자 하였다. 좋다는 약을 이것저것 먹어보고 효험이 있으면 상을 주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방을 들고 온 사람을 죽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황제는 5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죽었는데 수은중독 또는 약화사고로 죽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불로장생의 헛된 꿈이 오히려 조기단명을 초래한 어리석은 경우이다. 

현존하는 모든 치료제들은 일종의 불로장생약이라고 할 수 있다. Norvasc같은 고혈얍약은 그대로 놔두면 고혈압으로 인해 일찍 죽을 수 있는 생명을 최소한 10년 이상 연장해 주었고 Lipitor같은 콜레스테롤 저하제는 동맥경화로 인한 사망을 막아주어 어림잡아 20년 이상의 생명 연장의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은 당뇨병 환자의 생명을 아마30년 이상은 연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시황 등이 바라던 불로장생약은 이런 약들은 아닐 것이다. 그가 원했던 약은 골골거리며(?) 생명을 오래 유지시키는 이런 약들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젊음의 힘이 그대로 유지되게 하는 약, 즉 강력한 성기능을 유지시키고, 젊었을 때의 근육의 힘이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게 하는 약 , 그런 늙지 않는, 불로약을 원했던 것이다.

여자들이 폐경이 오면서 자연스레 생식능력을 잃어버리듯 남자들도 나이가 들면 자연히 생식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50살이 넘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매년 1%씩 감소한다고 하는데 그에 따라 성욕, 발기능력, 근육의 힘 등, 남성성을 대표하는 것들이 조금씩 사그러 들게 된다. 소위 '고개숙인 남자' 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진시황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됐다.

줄어든 테스토스테론을 밖에서 주입하면 사그러드는 정력을 되돌릴 수도 있다. 한달에 한 번 정도 주사제 (Testosterone injection)로 주입하거나 패치 (Androderm), 젤 (Androgel, Axiron)등으로 피부로 주입하여 효과를 보는 사람들도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인층으로 접어들면서 관련약들은 이미 블록버스터의 반열에 올랐다. Androgel은 매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새로 나온 Axiron도 약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제제 전체 매출은 무려 17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자연의 흐름을 거역하면 그만한 대가가 있는 법, 테스토스테론 제제의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테스토스테론 제제의 과용으로 전립선암의 위험인자가 높아지며 콜레스테롤이 증가하여 심장병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거기다 더 무서운 건 자다가 호흡중단(sleep apnea)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시황이 불로장생약을 얻고 싶었다면 여기저기서 비방을 구할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에게 명령하여 타임머신을 개발했어야 했다(?). 그가 우리 약국에 왔다면 Viagra, Cialis랑, Androgel 등 그가 원하던 불로초(?)들을 한 바구니 쓸어 담아 갔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가 죽은 지 2000년도 더 지난 지금, 진시황, 그 이름 역사에 길이 남았으니 이만하면 그도 영생을 누린거와 다름이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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