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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불만제로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2-02-15 11: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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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2-3년 후 곧 돌아 갈 것이니 미국에 있는 동안은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한국 방송시청이나 이 곳에서 동포들이 많이 빌려보는 드라마 비디오도 전혀 빌려 보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 방송을 온가족이 열심히 시청하였고 심지어 성당도 미국 성당을 다니고 성경공부도 그들과 같이 하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체류기간이 길어지면서 4살 때 미국에 온 막내가 한국말을 잊어버리기 시작하는 기미가 보였다. 학교에서 하루 종일 영어하고 집에와서도 영어 위주 생활을 하니 한국에서 돌 지나 겨우 3년 배운 짧은 한국어를 아이가 점점 잃어 버리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그래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우리도 비디오 가게에서 한국 드라마를 빌려 보기 시작하였다. 

그 때 처음 빌려본 드라마는 불후의 명작 대장금이었다. 너무 재밌었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사실 대장금은 너무 유명해 내 약국의 테크니션이었던 이란 청년 메이섬에 의하면 대장금은 이란에서도 선풍적인 인기였다 한다. 시청율이 무려 95% 였으며 대장금이 방영되는 일요일 저녁은 거리에 차가 한대도 없었다 한다.

그렇게 보기 시작한 드라마는 한류 열풍을 타고 음악 프로까지 확산되어 막내는 자연스레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한국어 실력이 저절로 늘게 되었다. 결국 미국에 정착하기로 한 후에는 한국 방송채널까지 신청하여 이제는 24시간 한국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그래서 이젠 한국에서와 같이 드라마, 쇼 프로는 물론, 예능프로 및 뉴스, 토론 프로 등도 시청하는 데 얼마 전엔 불만제로라는 고발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 프로에선 어이없게도 약사들의 행위를 막 고발하고 있었다.

아이들 약을 약사가 믹서로 갈아 주는데 그 믹서를 전혀 청소를 하지 않고 새로운 약을 분쇄한다고 몰래 카메라를 들이 대고 고발하면서 아울러 장갑을 안끼고 맨손으로 약을 조제 하는 장면도 보여 주었다. 사회자는 약국 조제실 풍경이 이렇게 비위생적이고 위험하니 정말 문제다라면서 약사들의 각성을 요구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장면은 미국에서는 전혀 없는 풍경이다. 왜냐하면 미국에선 소아약을 믹서로 갈아 주는 일도 없고 장갑을 끼고 조제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의 조제(Production)는 그냥 트레이에 약을 쏟아 붇고 스패튤라로 갯수를 세서 처방약 병에 그냥  담는 간단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대부분 테크니션이 하는 일이지 약사가 하는 일도 아니다. 약사는 그냥 나중에 약이 잘 들어갔나 검수(Verify)만 할 뿐이다.

소아 감기약 처방도 미국 의사들은 처방전이 필요한 항생제만 처방하고 나머진 약사에게 물어 보든지 아니면 OTC를 알아서 구입해 복용하라고 한다. 소아용 항생제는 이미가루 상태로 제약회사에서 공급되고 있으므로 약사가 물을 넣고 서스펜션을 만들어 환자에게 건네주면 그만이니 믹서를 쓸 필요가 전혀 없다. 소아용 항생제외에 가루약은 거의 없으며 소아용 OTC약은 일반약 선반에서 필요하면 약사와 상담 후에 환자가 자유롭게 구입하면 된다.

그런데 한국은 한방의 전통이 많이 남아있어 이 약 저 약 합쳐 그물식으로 처방을 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소아의 처방일 경우도 OTC까지 함께 복합 처방을 해서 거기다 같이 넣어 갈아 주라하니 불만제로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방송을 보니 처방이 계속 믹서로 갈아야 되는 상황인 거 같던데 당연히 믹서를 그 때 그 때마다 세척을 해야하겠지만 바쁠 땐 그게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환자에게 훨씬 친절하게 조제를 해 주는듯 싶다. 하지만 OTC를 제약회사에서 공급해 주는 상태에서 굳이 처방에 함께 넣어 조제할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방송 마지막에 나온 이숙경 교수의 지적처럼 이런 가루 복합 처방은 앞으로 한국에서도 점차 지양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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