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지난 1월 2일엔 경북대 약대 학생들 5명이 약국을 방문하였다. 전형적인 체인 약국인 CVS를 둘러보고 이웃의 슈퍼약국인 Safeway도 살펴 보고 주변의 개인 약국 (Independent Pharmacy) 까지 돌아볼 예정이었으나 그 날이 마침 공휴일 (1월 1일이 일요일이라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아쉽게도 개인 약국은 문을 닫아 개인약국은 그냥 유리창 너머로 둘러보는데에 그쳤다. 저녁식사까지 포함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점이 많아 그 때 학생들과 나눈 얘기와 못다한 얘기들을 이 지면을 빌어 한국에 있는 약대 학생들과 같이 나누고자 한다.
학생들의 관심은 일단 미국 약사 생활이 어떤가일거다. 첫번째로 '약사 연봉이 얼마나 될까'가 궁금할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미국 약사들 대부분은 체인 약국에 고용된 종업원이기 때문에 본인이 약국을 개업하기 전에는 많은 돈을 벌 기회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봉이 적은 편은 아니다. 미국 전체로 보았을 때 상층에 속하는 연봉이며 일주일 40시간을 일하면 대개 10여만달러를 받는다. 여기에 약사는 시간제 근무이므로 추가 시간 근무에 대해 추가 수당을 받는다. 그래서 역으로 본인이 돈을 더 벌기 원하지 않으면 정해진 시간외에 초과 근무는 전혀 없다. 미국에서 약대 6년을 졸업하면 대개 만 22-24세 정도가 된다. 그 때 부터 연봉이 10여만달러씩 되니 직업으로는 꽤 괜찮은 직업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약사는 승진이나 호봉 승급이 거의 없어 새로 들어온 약사나 20년을 근무한 약사나 연봉차이는 거의 없다.
종업원 약사가 좋은 점 중에 하나는 회사 일을 전혀 집에 갖고 오지 않는 다는 거다. 약국 안에서 근무할 때는 환자를 치료한다는 보람과 함께 여러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는 있으나 약국 문을 나서면 그때부턴 일로부터 해방이다. 완전히 자기 시간이라 못다한 공부도 할 수 있고 취미생활등 가족과의 생활들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미국 약사는 사회적으로도 평판이 좋다. 미국 국민들이 평가하는 직업 신뢰도에서 매년 2-3위에 랭크되어 있다.
미국 약사 되는 법은 지난 번에 설명했다. 미국 약대를 졸업하지 않고 나처럼 한국 약사가 미국 약사로 트랜스퍼 하는 데는 영어 말하기시험이 조금 난관이지만 전혀 극복 못될 것은 아니다. 주위를 둘러 봐도 한국분들은 고생은 했지만 영어시험등 다 통과해서 모두 미국 약사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취직이다. 약사가 과잉공급되고 있다. 신규 약대 증가로 인한 약대 정원 증가, 경제 사정으로 인한 은퇴약사의 감소, 장롱 면허자들의 재취업등으로 미국 약사의 공급이 급격하게 늘었다. 메릴랜드주만 하더라도 몇년전에 비해 약대 정원이 2배이상이 늘었다. 그래도 졸업한 약사들은 늦게라도 꾸준히 취직은 되고 있으나 문제는 외국인약사의 취직이 어렵다는 것이다. 나처럼 영주권을 취득한 후 약국에 취직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나 영주권이나 취업 비자가 없는 분들에게 약국에서 따로 취업비자를 내 주지 않는다. 불과 5년 전만해도 외국인약사에게 비자는 물론이고 사이닝보너스까지 제시하던 풍경은 다시는 볼 수 없는 옛날 모습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이렇다는거지 경제야 항상 사이클이므로 약대 학생들이 졸업할 땐 어떤 다른 상황들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약사는 좋은 직업이다. 직업자체가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보람찬 직업이며 그러면서 연봉도 좋고 여가를 즐길 시간 여유도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부딪치는 많은 일들을 해결해 주는 것은 학창시절에 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공부를 안 한 나는 그래서 나중에 그걸 보충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학교 다닐땐 공부안 할 핑계거리가 많았다. 1980년대에는 학교내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데모하다 교정에서 죽은 학생도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선 공부하는게 심지어 비겁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명박 정부들어 민주주의가 많이 후퇴하긴 했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것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니까 공부 열심히 하자. 속된말로 피가되고 살이된다. 아울러 아픈 사람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자.
그리고 지금 옆에 있는 동기들을 잘 챙겨주기 바란다. 미래의 전문가들이다. 어렸을 때 만난 친구들도 좋지만 나중에 일을 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들이 바로 여러분 동기들이다.
경북대 약대글로벌챌린지 학생들을 비롯한 한국의 약대 학생들의 앞날에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