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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성형외과 의사의 올바른 직업윤리란?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입력 2012-01-11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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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의사가 되려면 어김없이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로 시작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해야 한다. 그 선서에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한다, 인종, 종교, 국적, 정당관계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킨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고대 중국의 황제(黃帝)가 관장한 의술 역시 본질적으로 인술(仁術)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으니 이 점에 있어서는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환자의 병이나 상처를 치료해주던 치료의학 시대에는 이 생명존중 사상이 절대적인 가치였다. 그러나 좀 더 예쁘고 날씬해 보이기 위해 몸에 칼을 대는 미용의학 시대에는 어떤 마음으로 환자를 대해야 할까.

미용 성형은 위급을 다투는 사안이 아니라서 환자가 수술을 결정한다. 그렇더라도 의사에게 언제, 어떻게 수술하면 좋을 지 조언을 구한다. 의사가 수술에 대해 미온적이라면 환자 역시 다시 생각해보겠지만 의사가 오히려 “이 곳이랑 저 곳을 같이 수술하면 더 예뻐지겠다”고 말한다면 그 전까지 한 번도 수술을 고려하지 않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의사의 말 한마디가 그만큼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람들이 성형을 쉽게 생각하는 데는 ‘아프지 않게, 손쉽게, 간단하게, 감쪽같이, 잠깐 만에’ 등등 수술을 만만하게 보게 하는 말들 때문이다. 특히 여성 잡지 등에 자주 실리는 성형관련 글들은 단순히 의학상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불필요한 수술을 부추기는 분위기로 흐른다. 많은 여성들이 콤플렉스를 느끼는 신체 결점을 지적하면 글을 읽다가 “어, 내 이야기네!”라고 무릎을 치게 한다는 말이다. 성형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올바르게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정보 제공자가 일선에서 일하는 성형외과 의사들이라서 정보 제공과 본인의 홍보, 그리고 병원 경영과 완전히 분리되기는 어렵다. 의사 개인의 윤리적 잣대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따금 환자가 원하는 모습이 의사의 소견과 맞지 않을 때도 있다. 종종 겪는 일인데, 내가 보기에는 코를 더 이상 높이면 어색할 것 같은데 막무가내로 서양인 같은 코로 만들어 달라고 조르는 환자가 있다. ‘본인이 좋다는데, 의사가 수술만 잘 하면 되지’ 라는 식이다. 사실 성형이란 궁극적으로 의사의 만족이 아니라 환자의 만족을 위해 하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의사도 나름대로 지키려는 적정선이 있는 법이다. 위의 경우, 나는 일단은 상담을 충분히 해보지만 그래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배부른 의사라고 빈정거린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 생각이나 기준 없이 환자의 요구대로만 수술한다면 그건 기술자이지 의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와는 반대로, 환자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의사 개인의 취향대로 모양을 만들거나 신기술이라 하여 제대로 검증도 안된 수술법을 실험 삼아 해보는 것도 의사로서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게다가 어떻게 환자를 대할 것이냐를 결정짓는 개인의 윤리는 사회의 윤리와도 부합되어야 한다. 극단적인 설명이겠지만, 지구상 최초로 목에 손이 붙은 사람이 되길 원하는 이상욕구가 있는 환자가 있다고 하자. 또 의사는 자신의 기량을 자랑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기 위해 그런 수술에 동의한다고 하면 어떻겠는가. 사실 미세 수술을 전공한 바 있는 나는 그런 수술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거부되는 일탈 행동은 의료라는 명목으로도 할 수 없다.

성형외과가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이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사는 환자들의 수술비를 받고 살지만 의사에 대한 존경은 수술을 거부한 환자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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