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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약값은 미국이 제일 비싸다.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1-12-28 10: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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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간 적이 있었다. 놀러 갔지만 전공이 전공인지라 약국을 둘러 보게 되었다. 약의 포장은 아주 조잡하였지만 미국에서의 처방약들, 이를테면 Viagra, Lipitor, Nexium 등의 약들이 의사 처방없이 마구 싸게 팔리고 있었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아직 특허 만료가 되지 않은 약들도 제네릭으로 당당하게(?) 나와 있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약국에 약사가 없다는 거다. 혹자는 멕시코에는 아예 약사제도가 없다고 하는데 사실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약사가 아니어도 약국을 개설하고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약사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진거라 한다. 

대학에 다닐 때 한참 제국주의와 그에 따른 종속이론등에 심취해(?) 있었다. 그래서 제약회사는 자기들이 개발한 약을 선진국 국민들이 사용하기 전에 제3세계 나라에 싼 값에 공급한 후 제4상 시험, 즉 시판 후 시험을 시행하고 그 후 확실한 안전성이 확보되면 선진국 국민들이 그제서야 안심하고 쓰기 시작한다고 믿었었다. 그리고 제약회사들은 그 약품을 이미 시장이 확보된 제3세계에 다시 비싼 값에 공급하고, 이런 방법으로 선진국이 개발 도상국의 국민들을 착취한다고 굳게(?) 믿었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 이 곳 제약회사들은 대단히 자본주의 속성을 지녔으므로 그런 민족성이니 하는 건 전혀 고려치 않는 것 같다. 둘째로 제약회사들이 이미 FDA에서 허가를 받은 약을 제3세계에 또 다시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굳이 손해 보면서까지 싼 값에 공급할리가 없다. 사실 카피약인 제네릭 약이 나오기 전까지 특허로 보호된 약물의 약값은 정말로 비싸다. 고 지혈증 치료제 리피토(Lipitor)는 한달치가 200달러 가까이 하고 위장약 넥시움 (Nexium)은 250달러 정도 한다.  이런 약들은 한달만 먹고 끝나는게 아니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약이므로 보험 없이 이 비싼약을 쉽게 사 먹을 순 없다. 그러므로 미국 제약회사가 이렇게 비싼 약을 제3세계 국가에 별 이유 없이 자선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세계 보건 기구등을 통한 에이즈치료제 공급등의 자선행위는 회사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건 예외적인 경우이고. 

이렇듯 미국에서의 약 값은 장난이 아니게 비싸다. 그래서 약을 상시적으로 복용하는 노인들에게는약값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매 번 대통령 선거 때마다 처방약에 대한 이슈는 단골 이슈가 되버렸다. 통계에 의하면 60세까지는 1-2개의 약을 상복하고 75세까지는 3-4개의 약을, 그리고 76세 이후가 되면 7-8개 이상의 약을 상복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노인분들은 약값을 절약하기 위해 3개월치를 한꺼번에 구입한다던지, 메일 오더 약국을 이용한다든지, 아니면 캐나다에 가서 사오든지 하는 방법을 쓰곤 하는데 그래도 그게 크게 절약이 되진 않은지라 비싼 약값에 대한 이슈는 끊이지 않는다. 

우선 약을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라 그 만큼 약 값이 비싸지는 것은 인정하지만 같은 약이 굳이 미국에서 더 비싼지에 대해선 매우 불만들이 많으시다. 미국에서 개발한 약이 미국에서 제일 비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 왜 그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물가가 비싼 것도 한 이유일테다. 듣기론 제약 회사의 국회 로비가 너무 세서 국회 의원들도 어떻게 제지하지 못한다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어쨋든 미국에서의 약값이 제일 비싼 건 사실이고 그래서 캐나다에 인터넷 약국을 차려 놓고 미국에 보다 싼 값에 약을 공급하는 업체가 많이 성업중이다. 보통은 모든 물품이 원산지가 싼 편인데 약 만큼은 미국 국민들이 좀 많이 손해를 보는 듯하다. 자본 주의 사회에선 민족성이란 것, 자국민의 이익이란 것, 그 보다 더 우선 되는게 자본 (회사)의 이익인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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