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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Bell’s palsy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1-12-14 09: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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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소위 입이 돌아가는 일이 저에게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혓바닥이 치과에서 이뽑을 때 마취가 덜 깬 것처럼 그러더니 입술 부분이 좀 부운 것 같고 얼얼해졌습니다. 그러더니 왼쪽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면서 계속 눈물이 났고 깜박 거리기 힘드니 눈이 아프고 급기야는 코 부분도 얼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스코트랜드 의사 Bell 이라는 사람이 처음 발견한 Bell’s palsy 라고 원인을 잘 모르는 질병이라고 나와 있고 80% 환자는 대개 아무 흔적 없이 6 주 안에 본래대로 돌아온다고 합니다만 혹시나 이제 늙어가는 (?) 초입에 있는 나이이니까 만일을 대비해 병원의 응급실로 들어갔습니다.

미국 병원의 응급실은 한국에 비하면 한가하기 그지 없습니다. 일 끝나고 늦게 가긴 했지만 11 시 정도인데도 저 밖에는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혈액을 뽑고 뇌 CT 촬영을 하고 결국은 무서운 중풍 stroke 가 아닌 Bell’s palsy로 의사가 판정하였습니다. Bell’s palsy는 원인을 알 수 없으나 혹시 바이러스 감염일 수 있다하니까 항 바이러스제인 Famciclovir 일주일치와 만병통치약(?)인 소염제 스테로이드를 주더군요.

일주일을 정말 착하게(?) 시간 맞춰 약을 잘 먹었는데 별로 차도가 없었습니다. 말을 하면 옆으로 좀 새는 것을 느끼겠고 다행히 아내에게 물어 보니 듣는 상대방은 못 알아차릴 정도로 경미했습다만 본인은 말할 때마다 침이 새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웃을 때도 입이 정상으로 안 움직여 매우 불편했고 깜박거리기 힘든 왼쪽 눈은 뻑뻑하면서도 눈물이 나는 현상을 계속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은근히 이렇게 평생을 살아야하나 걱정도 되었고 내가 80%에 속하지 않고 20% 의 회복 불가능한 축에 들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물리치료를 하라는데 입 근처이니 열심히 껌을 씹어 댔습니다. 그리고 얼굴에 찜질도 하구요. 다행히 4-5 주 되니까 나아지는게 느껴졌습니다. 한 8주되니 깨끗이 돌아 왔어요. 지금은 제가 잠시 장애인 체험을 하고 온 느낌이지만 그 때 당시는 정말 조금 불안 했었습니다.

한방에서는 구완와사라고 찬 곳에서 잠을 자거나 갑작스런 충격등으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근육이 마비된 것이니까 침으로 치료를 한다고 합니다. 미국에도 한의사가 있긴 하지만 침을 맞는게 더 겁나는 일이라 그냥 참고 지냈더니 결국 저절로 나았습니다. 인터넷을 보면 침으로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는 거 같으니 제 경우를 볼 때 그냥 약물치료와 안정휴식으로 버티는게 이 질병에는 더 낳은 방법인 듯 합니다. 80%는 그냥 완전히 회복된다니까요. 회복이 안 되는 층은 대부분 65세 이상의 노인 분들이라 하니 이 분들에게는 양한방 치료 모두를 권해 드립니다. 

이 후 약국에도 Bell’s palsy 환자가 한 분 다녀갔습니다. 제가 그랬듯이 한 쪽 눈이 안 감겨 고생하시더군요. 그래서 눈이 건조해 지니까 eye lubricant를 찾으셨는데 나이가 70대라 빠른 회복이 쉽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중풍으로 판명된 건 아니어서 제 경우같이 저절로 회복되기만을 기다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약을 따로 타가진 않았거든요.

나이가 50대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몸 구석구석이 정상에서 벗어나는 소리가 자꾸 들립니다. 상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나이가 먹어감은 못 막나 봅니다. 얼마전엔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사가 혈압은 아직 높지 않으니 약을 먹지 말고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조절해 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이어트중이며 강아지와 열심히 산책중에 있습니다.   

어쨋거나 찬 데 주무시는 것 조심하시고 열 받지 마시기 바랍니다. 열 받으면 좋을 것 하나 없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열 받지 않고 사는 법을 배워 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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