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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미국 법원에 출두하다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1-11-16 09:40 수정 최종수정 2021-08-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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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오늘은 아침 8시 반에 법원에 출두하였다.  위조된 처방전을 들고 Oxycodone 30mg을 구입하려다가 경찰에 잡힌 흑인 Ricky Russel 의 Case 에 대해 증언을 하라고 소환장 (Subpoena)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했지만 소환장 Subpoena (발음도 어렵다, 섭피나?) 를 받고 보니 참 귀찮게 재수없게도 걸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섭피나에는 ‘너 안 나오면 강제로 구인하겠다’, 이런 경고문도 같이 딸려 있었다.  그래서 난데없이 그리고 끌려갈까 봐 할 수 없이 한국에서도 안 가 본 법정이라는 곳을 처음으로 가 보게 되었다.

약 한 달 반 전에 German town에 있는 스토어에 지원 나갔을 때 일이다.  Ricky Russel이 Oxycodone의 브랜드네임인 Roxicodone 30 mg 처방전을 들고 왔다. 환자이름은 Nancy Washington이 었는데 자기 이모라고 했다.  그런데 처방전이 조악하기 그지없었다. 우선 의심이 가는 Oxycodone 30mg을 처방한 데다 무려 150정을 처방하였고 그리고 Roxicodone이라 ? 이 약을 브랜드네임으로 처방 하는 의사는 거의 없다. 더구나 미스 워싱턴은 브랜드 약물이 보험 처리 안 되는 생활보장 대상자인 메디케이드 환자인데.

처방전 용어도 닥터의 일반 Wording이 아니어서 매우 어설펐다. 여러 정황상 가짜가 확실하지만 그래도 확인한 후 약 없다고 돌려보내려고 일단 Mr. Russel 에게는 20분 후에 오라하고 닥터 오피스에 전화를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닥터 오피스 레이디 헬렌 왈 그거 몇 달 전에 도난당한 건데 계속 여기 저기서 처방전이 돌아 다닌다고 나보고 경찰에 전화해서 범인을 잡으라 한다. 계획된 일이 아니라 내가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자기가 바로 911에 전화를 걸었다. 도둑은 잡는게 아니라 내 쫓는게 상수인데 이거 본의 아니게 깊숙히 말려 들게 되어버렸다. 

20분 후에 나타난 범인은 내가 계속 머뭇거리며 약을 안 주자 눈치를 채고 밖으로 도망갔으나 결국  가게 밖에서 경찰에게 잡힌 모양이었다. 잠시 후 경찰이 들어와 사건 경위를 내게 물었고 내 연락처를 가져가더니 결국 얼마 전에 섭피나를 받아 오늘 여기에 오게 된 것이다.

법정에 들어가니 스피드 티켓을 받은게 억울해서 법원에 온 사람도 있고 (법원에 오면 좀 깎아준다. 그 대신 시간이 뺏기는데 그래서 결국 시간은 돈이다), 가게에서 옷 훔친 사람, 마약 사범,샌드위치 훔쳐 먹은 인간들 각양각색의 잡범들이 대부분 집행 유예 및 사회 봉사 명령, 벌금등의 평결을 받고 돌아갔다. 결국 Ricky Russel의 Cse는 거의 마지막에 진행 되었는데 알고 보니 가벼운 죄부터 중한 죄로 그리고 명확한 것부터 시비가 좀 있는 거로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Ricky Russel의 Case 바로 전에도 Oxycodone 가짜 처방전에 대한 Case였다. 이 경우는 다른 사람이 시켜서 대신 접수하다가 걸렸다고 하는 데 법정 변호사가 변호하기를 피고는 애 둘의 아빠고 현재 직업을 새로 가져 성실히 살려고 하고 있다며 한순간의 실수를 용서해 달라고 변호를 하니 판사가 집행 유예 6개월에 사회봉사 50시간으로 마무리해 주었다. 그래서 비슷한 Case인 Russel의 경우도 그 정도로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드디어  Russel의  Case가 시작되었다. 법정 변호사가 바로 전 케이스처럼 하려 했지만 이 친구는 결혼도 안 했고 뭐 직업도 없고 해서 판사에게 별로 어필이 안되었다. 더구나 검사가 7-8년 전에 강도 행각도 있었다하니 판사가 징역 1 년을 때려버렸다. 그리고 바로 수갑을 채워 법정 구속을 해 버렸다. 증언은  필요하지 않은지 내가 증언할 기회는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검사가 말하기를 사건이 커져 고등법원에 또 나와야 한다고 하여 매우 찝찝한 상태로 법원을 나왔다.  

법원에 가 보니 피고인의 95%는 흑인이고 변호사 검사 판사는 모두 백인이었다. 결국 흑인은 죄를 짓고 백인은 판결을 내리고 있는 건데 왜 죄는 유독 흑인만 저질르는 것일까? 어쨋거나 일이 커져서 기분이 영 안 좋았다. 그냥 약 없다고 돌려보낼 일을 결국 징역 1년으로 바꿔 버렸으니 아무렴 내 맘이 편할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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