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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나는 성형중독일까?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입력 2011-11-09 09:10 수정 최종수정 2011-11-0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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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어릴 때부터 눈 작은 게 싫어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쌍꺼풀 수술을 했어요. 부모님도 만족하고 친구들도 예뻐졌다고 해서 진짜 신났어요. 대학 졸업할 때쯤엔 코 수술을 해달라고 부모님을 졸랐어요. 취업에 도움 될 거라고. 코는 한 번 더 재수술을 했어요. 회사 생활 2~3년 하며 돈을 버니 이번에는 가슴 성형이랑 안면 윤곽 수술을 하고 싶어졌어요. 주변에서 보니 눈, 코 수술은 성형 수술 축에도 못 끼는 것 같아요. 다들 고치더라고요. 처음에 쌍꺼풀 할 때만 해도 성형은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하고 싶은 데가 생겨요. 혹시 제가 성형 중독인가요?”

진료실에 와서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20대 후반의 여성은 과연 성형 중독일까? 한국 사회에서 성형은 일부 소수가 누리는 특권이 아니고 상당수의 여성들이 경험하고 열망하는 부분이 된 지 오래다. 혹자는 한국 사회가 지나친 ‘외모 지상주의’로 흐르고 있다고 비판한다. 외모가 연애, 결혼과 같은 사생활을 비롯해, 취업, 승진 등 사회생활 전반까지 좌우하기도 하니 이 주장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중국 당나라 때는 인재를 뽑을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하여 사람의 풍모를 중시했고, 유대인들은 차별 받지 않으려고 특유의 매부리코를 고치는 성형 수술을 받는 등, 외모를 중시하는 현상은 시대나 지역을 불문하고 늘 있어왔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예뻐지기 위해 성형을 하고 또 해도 뭔가 부족한 듯 느껴지고 그 충동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할 때 성형 중독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위해서 한 행위’가 지나쳐서 ‘자기를 망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한국의 TV방송에선 일명 ‘선풍기 아줌마’가 소개되어 큰 이목을 끌었다. 밤무대 가수였던 그녀는 자신감을 얻고 경쟁에서 성공하고자 턱과 이마에 야매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불법 시술이었으나 결과가 좋아서 이번에는 얼굴 곳곳에 주사 시술을 받고 나중에는 본인이 직접 주사를 놓았다. 결국 신체에 절대 넣지 말아야 할 파라핀과 콩기름을 주입했고, 이것 때문에 얼굴이 일반인의 서너 배로 부풀어 선풍기 아줌마란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그녀는 전형적인 성형 중독 사례라고 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해 병원에서 성형 수술을 받고 부작용이 생긴 것은 아니다. 어느 일본 매체가 악의적으로 보도한 것처럼 한국에서 수술을 잘못 받아 그렇게 변해버린 게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유증과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성형의 천국이라고 하는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이 성형 중독에 빠져 얼굴이 이상하게 변한 모습은 인터넷 뉴스에 올라 전 세계인이 알게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스무 번 수술해도 얼굴이 이상하지 않으면 뉴스에 나오지 않지만 열 번 수술해서 모습이 부자연스럽게 변하면 성형 중독 때문에 이렇게 망가졌다고 대서특필 되는 것이다. 결국 성형 중독은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무모한 수술을 하느냐, 성형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결과물이 어떠냐에 따라 찬사도 비난도 따른다.

요즘 성형 기술은 수십 차례 손을 대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 만큼 발전해 있다. 우리 병원의 한 단골 환자는 지난 10년 동안 39번이나 시술 받았지만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무리 없이 수술을 진행해 아무 문제가 없다. 평생 관리 차원으로 병원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젊었을 때 상당히 아름다웠던 그 선풍기 아줌마는 “사람이 어느 한 곳에 미치다 보니까 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 고백했다. 성형 중독이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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