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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재건성형과 미용성형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입력 2011-09-14 10: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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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치료 성형 의학 분야 중에 현미경을 보며 수술하는 미세접합 수술이 있다. 미세수술은 머리카락을 뚫고 갈 정도의 실(지름 0.1mm)로 지름 0.5mm의 혈관과 신경을 이어주는 수술이다. 주로 사고로 팔, 다리나 손가락 등이 잘렸을 때, 혹은 교통사고로 떨어져 나간 살과 살을 붙여주는 수술에 이용되며 조직 이식 때도 많이 실시된다. 삼십여 년 전 내 전공과 특기가 바로 이 미세접합수술이었다.

성형외과 레지던트 2년차부터 미세수술에 빠져들었다. 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1980년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에서 연수를 마쳤고 귀국 후에도 자비를 들여 수술에 필요한 재료를 들여와 연구를 계속했다. 그 결과 7년 후 뉴욕대 교수로 초빙되었을 때에는 가르쳐주는 자리에 서게 되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세계 최초로 48시간이 지난 손가락을 접합시키는데 성공했고, 열손가락이 모두 잘려나간 한 인쇄공을 무려 26시간의 대수술 끝에 모두 봉합한 기록은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일로 알려져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미세수술은 80년대 후반에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었는데 한국이 그 선봉에 선 셈이다.

수부성형뿐만 아니라 안면윤곽 수술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대학병원 재직 당시, 동료이자 스승으로 모셨던 백세민 박사는 미국에서 일반외과와 성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미 학회 학술상까지 받은 안면기형 성형의 권위자였다. 그와 함께 사각턱 교정이나 광대뼈 축소와 같은 안면윤곽 수술법을 연구했는데 그때 했던 수술들은 미용 목적으로 얼굴뼈를 수술한 최초의 시도로 기록되어 국내외 학계에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일본 의사들이 이 기술을 배우려고 참관 연수를 오기도 했었다.

수천 명의 손가락을 붙여주자, 내 이름 수신은 목숨 수(壽)에 믿을 신(信)을 쓰는데 병원 안팎에선 손 수(手)에 귀신 신(神)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사고로 망가진 환자의 손과 얼굴을 복구해줌으로써 환자의 삶도 복구해주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했었다. 그런 내가 십년 가량의 대학병원 의사생활을 접고 91년도에 미용성형을 전문으로 하는 성형외과를 개업했을 때는 주변에서 더 놀랐던 것 같다. 왜 최고의 자리에 있던 재건성형에서 미용성형으로 전향했냐는 질문은 아직까지도 받는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학병원에선 재건성형이 주로 행해진다. 그러나 전체 수술의 20%는 미용 성형인데 나는 동료들에 비해 유독 미용 수술을 많이 맡았다. 병원 간호사들이나 선배, 은사들의 가족 친지, 지인들이 소개로 온 환자들이 많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미세수술의 성공 여부는 간단하다. 손가락이 붙어서 움직이면 성공이고 아니면 실패다. 그러나 미용수술은 성공을 가늠하는 조건이 다르다. 단순히 성공이냐 실패냐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주관적인 만족이 있어야 한다. 열손가락을 모두 붙이는 데 성공했을 때 더 이상 오를 경지가 없었다. 그래서 미처 다 보지 못한 세계를 향한 호기심과 도전욕 때문에 미용성형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이후로 이십 년 동안 2만 건이 넘게 미용 성형 수술을 했다. 개인이 한 수술 기록으로는 세계 어느 의사 못지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다 채워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 게다가 미용 성형에 있어서는 ‘독보적’이란 평가는 들을 수 있어도 대가(大家)라고 불리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경지였다. 아름다움은 손가락 접합처럼 ‘몇 % 복원’과 같이 수치상으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다. 더욱이 사람의 얼굴은 비단 외형만이 아니라 환자의 마음과 혼까지 깊이 관련된 문제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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