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근 박사월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니 동료 약사 다이안의 표정이 이상하다. 왜그러냐 했더니 지난 주에 미스 놀란에게 Voltaren을 주었냐고 한다. 뭐 기억이 잘 안나는데 기록이 있으니까 보면 알겠지 하며 컴을 두들겨 보니 내가 준거 맞다, 내 이니셜이 꽉 찍혀 있으니까. 그래서 한 번 더 왜 그러냐 했더니 오리지날 처방전을 다시 확인해 보란다.
제가 왜 저러나 하며 약간 겁먹으면서 오리지날 처방전을 체크해 보니 악! Voltaren이 아니네. Valtrex네. 의사가 항 바이러스제 Valtrex를 처방했는데 잘못 읽고 Voltaren의 제네릭인 Diclofenac을 줘 버린 거다. 의사가 처방을 매우 흘겨 쓴 건 맞지만 내가 잘못 읽은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사실 처방전 접수를 받을 때 보조원인 마이크가 처음에 잘못 읽어서 Voltaren으로 컴에 올린 걸 확인하는 과정에서 내가 캐취를 못한 것이다. 나이가 65세 정도 되시니 관절염 약으로 Voltaren을 드시려니 하고 지레 짐작한게 큰 사고를 저질렀다.
다이안에 의하면 주말에 미스 놀란이 위에 통증이 와서 잠을 못잤다 한다. 그래서 미스 놀란은 약국에 전화를 걸어 주말에 근무한 다이안 하고 잘못된 조제를 처방전을 통해 확인하였단다. 그리고 다행히 의사와 연락이 되었고 의사는 미스 놀란에게 상태가 그다지 나쁘지 않으니 우선 위장약인 Zantac을 3일간 복용하면서 항바이러스제 Valtrex를 계속 복용하라고 했다 한다. 이거 소송감인데 다행히 미스 놀란이 그냥 넘어가 주었다.
약 이름이 비슷해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의사가 흘겨 쓴 경우 약사가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FDA등에서는 인쇄된 처방전이나 전자 우편 처방전을 권고하지만 아직도 많은 의사들은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다 좋은데 글씨나 알아보게 잘 쓰면서 그럼 누가 뭐래나?
항히스타민제인 Hydroxyzine과 고혈압약인 Hydralazine은 역사상(?) 가장 혼동회수가 많은 두 약물이다. 처방전의 독해(?)가 확실치 않은 경우 용법 용량으로 확인하는데 두 약물이 용법 용량도 비슷하므로 지레 짐작으로 사고가 나기 쉽다.
우울증이나 수면 보조제로 쓰이는 Trazodone과 진통제 Tramadol도 헷갈리는 약 중의 하나다. 약이 생긴 것도 비슷하고 크기도 비슷하다. 잘못 조제된 Trazodone을 이틀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한 환자도 있었다 한다. 왜냐하면 우울증약은 자살 충동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큰 약화사고는 병원에서 일어난다. 왜냐하면 병원 약국에선 주사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의 병원 약국에서는 소아암 환자에게 항암제 주사액을 조제하면서 계산을 잘못해 0.9%의 등장액 (isotonic solution)을 조제해야할 것을 무려 24%의 super hypertonic solution을 투여해서 소아를 사망케 한 일이 있었다. 이 사고로 담당 보조원과 약사는 해고 되었고 담당 약사는 이 후 약사 자격증까지 박탈당하는 조치를 당했다.
이 들은 이 약을 이번이 처음 조제한 것도 아니고 거의 매일 같은 작업이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엄청난 사고를 저질렀다. 내가 저지른 사고와 마찬가지로 약국에서는 잘못 취급되면 독성 물질이 되버리는 약을 다루고 있는 것이므로 매순간 주의를 기울여야하지만 타성에 젖어 이런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만일 오하이오병원의 보조원이나 약사가 이번이 처음 항암제를 조제한 거라면 저런 사고는 안 났을 텐데 매너리즘에 빠진 자세가 결국 엄청난 화를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통계에 의하면 2005년에 미국에서 무려 70만명의 환자가 약화사고로 응급실을 찿았다 한다. 그 중에 7000명이 사망했다하니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원인은 내가 저지른 실수처럼 의사의 처방전을 잘못 읽어 다른 약을 복용한 경우, 용량이나 용법의 오역, 그리고 앞의 예에서 보듯이 주사제 조제 미스 등에 의한 것이 주를 이뤘다. 이번 기회를 교훈으로 삼아 매사에 조심조심 해야겠다고 크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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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근 박사월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니 동료 약사 다이안의 표정이 이상하다. 왜그러냐 했더니 지난 주에 미스 놀란에게 Voltaren을 주었냐고 한다. 뭐 기억이 잘 안나는데 기록이 있으니까 보면 알겠지 하며 컴을 두들겨 보니 내가 준거 맞다, 내 이니셜이 꽉 찍혀 있으니까. 그래서 한 번 더 왜 그러냐 했더니 오리지날 처방전을 다시 확인해 보란다.
제가 왜 저러나 하며 약간 겁먹으면서 오리지날 처방전을 체크해 보니 악! Voltaren이 아니네. Valtrex네. 의사가 항 바이러스제 Valtrex를 처방했는데 잘못 읽고 Voltaren의 제네릭인 Diclofenac을 줘 버린 거다. 의사가 처방을 매우 흘겨 쓴 건 맞지만 내가 잘못 읽은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사실 처방전 접수를 받을 때 보조원인 마이크가 처음에 잘못 읽어서 Voltaren으로 컴에 올린 걸 확인하는 과정에서 내가 캐취를 못한 것이다. 나이가 65세 정도 되시니 관절염 약으로 Voltaren을 드시려니 하고 지레 짐작한게 큰 사고를 저질렀다.
다이안에 의하면 주말에 미스 놀란이 위에 통증이 와서 잠을 못잤다 한다. 그래서 미스 놀란은 약국에 전화를 걸어 주말에 근무한 다이안 하고 잘못된 조제를 처방전을 통해 확인하였단다. 그리고 다행히 의사와 연락이 되었고 의사는 미스 놀란에게 상태가 그다지 나쁘지 않으니 우선 위장약인 Zantac을 3일간 복용하면서 항바이러스제 Valtrex를 계속 복용하라고 했다 한다. 이거 소송감인데 다행히 미스 놀란이 그냥 넘어가 주었다.
약 이름이 비슷해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의사가 흘겨 쓴 경우 약사가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FDA등에서는 인쇄된 처방전이나 전자 우편 처방전을 권고하지만 아직도 많은 의사들은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다 좋은데 글씨나 알아보게 잘 쓰면서 그럼 누가 뭐래나?
항히스타민제인 Hydroxyzine과 고혈압약인 Hydralazine은 역사상(?) 가장 혼동회수가 많은 두 약물이다. 처방전의 독해(?)가 확실치 않은 경우 용법 용량으로 확인하는데 두 약물이 용법 용량도 비슷하므로 지레 짐작으로 사고가 나기 쉽다.
우울증이나 수면 보조제로 쓰이는 Trazodone과 진통제 Tramadol도 헷갈리는 약 중의 하나다. 약이 생긴 것도 비슷하고 크기도 비슷하다. 잘못 조제된 Trazodone을 이틀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한 환자도 있었다 한다. 왜냐하면 우울증약은 자살 충동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큰 약화사고는 병원에서 일어난다. 왜냐하면 병원 약국에선 주사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의 병원 약국에서는 소아암 환자에게 항암제 주사액을 조제하면서 계산을 잘못해 0.9%의 등장액 (isotonic solution)을 조제해야할 것을 무려 24%의 super hypertonic solution을 투여해서 소아를 사망케 한 일이 있었다. 이 사고로 담당 보조원과 약사는 해고 되었고 담당 약사는 이 후 약사 자격증까지 박탈당하는 조치를 당했다.
이 들은 이 약을 이번이 처음 조제한 것도 아니고 거의 매일 같은 작업이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엄청난 사고를 저질렀다. 내가 저지른 사고와 마찬가지로 약국에서는 잘못 취급되면 독성 물질이 되버리는 약을 다루고 있는 것이므로 매순간 주의를 기울여야하지만 타성에 젖어 이런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만일 오하이오병원의 보조원이나 약사가 이번이 처음 항암제를 조제한 거라면 저런 사고는 안 났을 텐데 매너리즘에 빠진 자세가 결국 엄청난 화를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통계에 의하면 2005년에 미국에서 무려 70만명의 환자가 약화사고로 응급실을 찿았다 한다. 그 중에 7000명이 사망했다하니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원인은 내가 저지른 실수처럼 의사의 처방전을 잘못 읽어 다른 약을 복용한 경우, 용량이나 용법의 오역, 그리고 앞의 예에서 보듯이 주사제 조제 미스 등에 의한 것이 주를 이뤘다. 이번 기회를 교훈으로 삼아 매사에 조심조심 해야겠다고 크게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