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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우리 약국 암환자들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0-08-11 10:45 수정 최종수정 2021-08-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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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맥도널드께 Ready fill 된 Prednisone을 픽업하시라고 전화했더니 전화를 받은 미스 맥도날드가 남편께선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 한다. 한동안 안 보이시더니  결국 지병인 암으로 돌아가셨다. 근 1년간은 건강해 보이셨는데 역시 암을 이기긴 쉽지 않은 일이다. 백혈병의 일종인 림포마로 고생하셨는데 삼가 명복을 빌어 드린다.                                            

미스 스미스는 위암으로 고생하시고 있다. 한 1년쯤 되셨는데 소위 피골이 상접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을 정도로 바짝 마르시고  쭈글쭈글하다. 아직 60세밖에 안 됐는데 참 안타깝다. 암 선고될 때부터 그녀를 쭈욱 보아왔기 때문에 병의 진행 과정이 너무 확연히 눈에 보인다. 요즘은 죽음의 냄새라 할까 좀 심한 냄새도 난다. 얼마 못 사실 듯하다. 식사를 못 하시고 너무 말라서 견디지를 못하니 항암제 투여도 힘들단다. 메게이스 (Megace)란 스테로이드 식욕촉진제를 열심히 드시는데 별로 효과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마지막 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 쓰시는게 눈에 보인다.                       

미스 스미스는 아무리 비싸고 보험회사에서 커버가 안 되어도 무조건 브랜드 약만 드신다. 밸륨 (Valium, 근육 이완 또는 신경 안정제) 같은 약은 제네릭을 드시면 10달러인데 브랜드를 드시니 600달러를 내셔야 한다.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무슨 수라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신 듯하다. 하필 서양인들이 잘 안 걸리는 위암에 걸리셔서 너무 고생하신다.                            

국립 보건원(NIH)에서 내가 근무하던 연구실의 연구실장이시던 Dr. Roberts도 정말 순수한 백인인데도 위암에 걸려서 돌아가셨다. 암예방연구실 (Lab of Chemoprevention) 실장님이었는데 어이없게도 암으로 돌아가셨다. 미국에서는 변변한 위암 전문가도 없어 결국 한국에까지 가서 치료받았는데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조기 발견되지 않은 암에는 별약이 무소용이었다. 미스터 존스는 흑인 할아버지인데 전립선암으로 고생하시고 있다. 가족도 없는 듯하고 돈도 없어 사회보장 연금 (Social security)만으로 생활하시는데 그래서 정말 불쌍하다. 항상 처방전을 가져오면 약값이 얼마냐부터 물어보고 연금이 며칠 후에 나오니 몇 알만 미리 달라고 통사정을  한다. 물론 나는 항상 그렇게 원하시는 대로 해 준다. 

암 환자들은 Chemotherapy를 받으면 구토나 메스꺼움 때문에 견디기 힘들어하는데 고전적인 항히스타민제들은 값은 싸지만 잘 안 듣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사들은 Zofran 같은 약을 처방하는데 비록 제네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약은 제네릭 약값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얄밉게도 보험회사가 커버를 안 해 줄 때도 많다. 미스터 존스 같은 가난한 환자로선 미칠 일이다. 미스 캘리는 유방암 환자였다. 이젠 과거형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어느 날 미스 캘리는 유방암 치료제인 Tamoxifen 처방전을 가지고 왔고  Zofran을 받아 가더니 그 후 얼마 안 있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왔다. Chemotherapy가 시작돼서 머리가 빠졌기 때문이다.

항상 남편과 같이 오고, 당연하지만 기운이 없고 항상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러더니 한 1년쯤 지나서 어느 날 혼자서 스카프를  풀고 나타났다. 보니까 머리가 다 자란 것이었다. 다 나서 더이상 Chemotherapy가 필요 없다는 의미였다. What a wonderful hair you have!  내가 여태껏 본 헤어 중에서 최고라고  같이 감격해 주었다. 약사로서 자기 환자가 암을 극복했으니 얼마나 기쁜일인가!

미스 폴락도 타목시펜을  장기복용하고 있는데 암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으나 재발 방지용으로 약을 드신다고 한다. 이렇듯 유방암 환자는 생존확률이 매우 높은 암인 것은 분명하다. 무슨 암이건 암을 이기기 위해선 조기 진단이 필수이고 그래서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위암 진단은 정기적인 위내시경으로, 대장암은 콜로노스코피, 유방암은 마모그라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자궁암 검사를 하면 그게 암을 극복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빨리 좋은 약이 나와서 적어도 내 약국에선 암환자가 돌아가시는 일을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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