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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네'가 지금의 백내장 수술을 받았더라면
입력 2010-06-16 10: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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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원장 씨어앤파트너안과 ▲ 김봉현 원장 씨어앤파트너안과

필자는 백내장수술이 주전공인 안과의사이다. 2년 전 쯤, 인상파 화가의 대표적 주자였던 ‘클로드 모네’를 국내에서 접할 수 있었다. 그의 걸작 ‘일본식 다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가 인생의 말기에 백내장으로 고통을 받았고 이것이 화풍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선 모네는 백내장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두 가지 원인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백내장의 주요 원인인 자외선이 강렬한 르아브르라는 해안도시에서 유소년을 보냈다는 점이며 둘째는 모네가 장수했다는 점이다. 그가 백내장 수술을 받은 때가 83세였으므로 백내장이 주로 노년에 오는 질병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아마도 백내장 발병은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수술을 받기 직전 모네의 시력은 왼쪽이 0.1이었고 오른쪽은 빛만 겨우 분간 할 수 있는 시력이었기 때문에 작품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지장이 있었을 것이다. 왼쪽 눈의 시력만으로는 원근의 느낌을 효과적으로 가지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되고 그 한 눈마저도 역시 백내장이 있었으므로 사물이 뿌옇게 보이면서 상이 왜곡되게 보였을 것이다. 모네는 1923년 1월 10일,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안과의사인 쿠틀라에 의해 오른 눈의 홍채절제술을 받았고, 30일 뒤에는 백내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3일 동안 꼼짝없이 침대에만 있어야 했던 모네는 첫 번째 수술 후 약 한 달 열흘이 되어서야 퇴원하게 된다.

이 당시의 백내장수술은 ‘수정체 낭외적출술’로서 검은자위와 흰자위 경계부위에 약 12미리 이상의 큰 절개를 가한 후 백내장에 걸린 수정체를 통째로 빼내는 방법이다. 현대의 백내장수술은 그때와 비교해 크게 진보해 초음파를 이용하여 2.2미리의 작은 절개를 통해 빨대 같은 도구를 눈 안에 넣어 백내장을 빨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공수정체’의 존재 여부다. 백내장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깨끗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야 좋은 시력이 나오는데 수정체만을 적출하고 인공수정체를 넣지 않는 당시의 방법으로는 백내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하더라도 수술 후 좋은 시력을 얻기가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이때의 수술 방식은 색감 감별에도 영향을 미쳐 세상이 모두 노랗게 보이기도 하고 청색으로 보이기도 하는 등의 색 감각에 있어서 큰 혼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내장이 모네로 하여금 사물을 보는데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지베르니 정원의 ‘일본식 다리’를 그린 1899년부터 1924년에 그려진 3개의 작품을 비교하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백내장 수술 전에 그린 두 개 작품과 비교해 마지막 작품에선 도무지 다리라고 할 수 없는 추상적인 형태로 그려져 있다.

모네가 요즘에 시행되는 첨단 백내장수술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수술을 아무 고통 없이 받았을 것이고, 두 단계가 아닌 한번의 수술로 치료 되었을 것이며 수술 후 다음날부터 깨끗한 세상을 보게 되어 신나게 붓을 들었을 것이다. 또한 노안이 한꺼번에 교정되는 특수인공수정체가 사용되어 먼 거리에 있는 일본식 다리, 연못, 수련은 물론 가까운 거리의 물감, 캔버스 등도 모두 잘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만약 현대의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 그의 작품 ‘일본식 다리’를 다시 본다면 ‘내가 지금까지 잘 못 그렸군’하며 폐기하고 다시 그리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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