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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8> 약사용과 시간
때에 맞는 말이 아름다운 것처럼, 약 사용도 시간이 중요하다. 특정 항암제를 아침에 주는 것과 저녁에 주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알아보려고, 진행성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5년 동안 생존율을 비교 연구했다.
한쪽은 아침 6시에 A 항암제(독소루비신)를 투여하고 저녁 6시에 B(시스플라틴) 항암제를, 다른 쪽은 순서를 바꾸어서 B를 아침에, A를 저녁에 투여했다. 같은 약을 동일 용량으로 투여하면서 시간대별로 순서만 바꾸어 준 것이다.
그런데 아침에 A, 저녁에 B를 투여한 사람들은 5년 뒤 44%가 생존했지만, 순...
2018-04-25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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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7> 역발상의 당뇨약
아껴야 잘 산다고 뭐든 버리려고 내놓으면 다시 들고 오는 사람이 있다. 우리 몸이 딱 그렇다. 인체는 당을 아주 소중히 여긴다. 신장에서 걸러서 소변에 버려지는 포도당을 남김없이 100% 재흡수한다. 이렇게 하여 버리지 않고 다시 거둬들이는 포도당이 하루에 180그램이다.
칼로리로 치면 밥 두 공기 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칼로리 과잉을 걱정하는 현대인에게는 버리고 싶은 유혹이 생길만한 분량이지만, 식량이 부족하던 과거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체가 매일 이만큼의 포도당을 소변으로 버리고 다녔다...
2018-04-11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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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6> 타이레놀서방정 퇴출의 진실
얼마 전 유럽에서 아세트아미노펜(상품명:타이레놀) 서방정의 판매가 중지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대한민국 식약처는 3월 13일자로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고, 미디어에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대부분의 기사는 정확한 사실을 보도했지만, 팩트에 기자의 상상력을 더한 일부 기사는 대중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중에서도 편의점 타이레놀은 안전하다, 서방정은 오용 위험성이 크다는 식의 기사는 명백한 오보였다.
우선 사실만 짚어보자. 유럽집행위원회(EC)가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의 유익성-위해성 검...
2018-03-28 0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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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 약과 공감
약은 음식과 다르다. 음식은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다. 맛, 향, 식감, 모양새 등의 여러 관점에서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쉽다. 약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의 약에 대한 느낌이나 경험에 대해서는 공감하기가 참 어렵다. 약사로 일한 지 벌써 21년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복용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직접 체험해 본 적이 없다.
항고혈압약, 이뇨제, 고지혈증 치료제나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해 볼 기회도 없었다. 그런 약들이 작용하는 원리와 부작용을...
2018-03-14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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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4> 피린계특이체질
“피린계 특이체질”이란 정확히 무슨 뜻일까? 간단해보이지만 의외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우선 피린계 약물이 무슨 뜻인지부터가 애매하다. 피린계 약물은 아미노피린, 안티피린, 이소프로필 안티피린처럼 피린으로 끝나는 진통제를 통칭하는 용어다.
피라졸론이라는 화학구조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으므로 피라졸론 계열 진통제라고 불러야 더 정확한 명칭이지만, 발음이 어렵다보니 대신 피린계 약물이라는 말로 굳어졌다.
안티피린은 피린계 약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약이다. 1884년 독일의 화학자 루트비히 크노...
2018-02-28 0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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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3> 탈리도마이드의 부활
1957년에 독일에서 탈리도마이드라는 새로운 수면제가 시판됐다. 동물 실험 결과 이 약은 아주 안전해보였기에 처방 없이 구입이 가능한 일반약으로 판매되었다.
과거 언론에 보도된 기록을 보면, 당시 이 약이 수면 효과는 뛰어나면서도 다음날 몽롱해지는 부작용이 없어서, 잠에서 깬 뒤에도 머리가 말끔하다는 이유로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유럽 각국에서 매일 밤 이 백만 명이 탈리도마이드를 먹고 잘 정도였다. 그런데 탈리도마이드(상품명: 콘테르간)가 출시되고 나서 당시 서독의 손과 발이 없이 태어나는 ...
2018-02-14 0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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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 약학은 과학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동안 항생제는 끝까지 약을 복용하는 게 상식이었다. 캐나다 약국에 근무할 때로 되돌아가보면, 항생제 조제 시에는 항상 약병에 “끝까지 복용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보조라벨 스티커를 붙이곤 했다.
중도하차하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길 위험이 커질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지난 2017년 7월에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리뷰 논문이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렸다. 항생제를 끝까지 복용하라는 것은 잘못이며, 도리어 내성을 키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2018-01-31 0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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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 디지털 알약
정재훈 약사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다년간 약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과 글을 통해 약과 음식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 <정재훈의 식탐>이 있다.
시간 참 빨리도 흐른다. 디지털 알약이라는 장치가 의료기기로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그게 벌써 2012년 7월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2015년 9월에는 오츠카제약에서 조현병 치료제인 아리피프라졸 정제에 이 센서를 탑재...
2018-01-17 0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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