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의미
나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100년사』를 편찬하면서 여러 대선배님들께서 남기신 회고담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예컨대 1918년 조선약학교 제1회 입학생인 이호벽 선배의 「나와 3·1 만세사건」(약사공론, 1974.5.16), 조선약학교 특별과 제7회 졸업생(1926) 이경봉의 「반도 의약계 대관 2」(삼천리 제10권 제8호, 1938), 조선약학교 본과 제7회(1930) 졸업생인 한구동 교수의 회고담(『한국약학의 아버지 녹암 한구동』, 서울대약대, 2016)과 동기이자 최초의 여약사인 장금산의 「나의 학창 시절」(서울대약대 뉴스레터, 1985) 등이 100년사 복원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뒤이어 경성약전을 졸업(3회 졸업, 1933년)하고 훗날 일동제약을 창업한 윤용구 선배의 「나의 학창 시절」(『서울대약대동창회보』, 1985), 경성약전 15회(1944년) 졸업생 오수창 선배(전 과학수사연구소장)의 「일제에 의해 주석산 제조 지도에 동원된 경험」(『동창회보』, 1987), 1950년 사립 서울약학대학에 입학해 6·25 전쟁 속에서 부산 전시 약학대학에 다닌 조윤상 교수의 회고록(『동창회보』, 2011) 등도 희귀한 기록이었다.
사진 또한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컨대 서울대약대 제9회 박한순 선배님이 기증하신 1955년도 졸업앨범을 통해 1950년 ‘사립 서울약학대학’ 시절의 교가(김성태 작곡, 김광균 작사) 악보를 찾아낸 일은 하나의 쾌거였다.
나는 이 교가의 악보와 가사를 『동창회보』 제103호(2026.1)에 실었다. 2025년 6월 12일 열린 개교 110주년 기념행사에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중창단이 이 교가를 불렀는데 그 영상은 『동창회보』 제103호(2026)에 QR코드로 수록되어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누구나 그 교가를 손쉽게 보고 들을 수 있다.
이처럼 기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선배님들께 자서전이나 회고담을 써 주십사 부탁드리고 있다. 동창회보는 이러한 기록을 남기는 데 매우 유익한 매체이다.
내가 동창회장이던 2020~2021년에 발간된 『동창회보』 제98호에는 권창호, 임경택, 지형준, 이은방, 장용택, 최재인, 김종국, 윤창영, 박찬효, 김영제 동문의 회고담을, 제99호에는 주중광 동문(18회, 미국 조지아대 석좌교수)의 인터뷰와 함께 동문 25명의 삶과 직업을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제100호에는 김수만(조선약학교 7회), 우린근(경성약전 7회), 김선봉(서울약학대학 전문부 1회), 신선호(11회), 황기준(25회) 등의 회고담을 실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한 조항연(11회, 1955년 졸업) 동문의 회고담은 독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글쓰기를 어려워하신 서정규 선배의 경우에는 광복 이후 혼란기 속에서 미군정으로 팔려 갈 뻔한 ‘서울약학대학’을 지켜낸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직접 청취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제101호(2024)에는 김재환, 이정석, 김대중, 맹호영 동문의 회고와 함께 서영준, 이봉진, 조윤수 교수의 정년 인터뷰, 그리고 한덕용, 김병각, 이상희, 한용남, 김상훈 동문의 추모사를 실었다. 제102호(2025)에는 조항연 동문의 회고담 2편을 추가로 실었다.
내가 창립한 약학사분과학회의 학회지 『약학사회지』 역시 기록을 남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제1회 졸업생 손동헌 명예교수의 월남과 약학 인생」(제4권, 2021), 이상섭 교수의 「냉전기 동구권 학회 참석기」(제5권, 2022), 원로 「군진약사들의 회고담」(제6권, 2023),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설립 배경 및 발전 과정」(제7권, 2024), 그리고 「원로 약사 제약공장장 10인의 회고」 및 「서울대약대 약초원과 약용식물학 교실에 관한 회고」(제8권, 2025) 등이 그 예인데, 이들은 모두 인터뷰나 좌담회를 개최하여 녹취한 기록이다.
이처럼 기록을 남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록한 사건이 후세에 과도하게 중요시되는’ 일이 없도록 기록자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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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심창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과 서울대 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심 교수의 약창춘추 칼럼은 2007년 처음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0여 회 이상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3권(약창춘추, 약창춘추2, 약창춘추3) 책으로 묶어 순차적으로 발간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약창춘추3은 현재 교보문고를 비롯한 시중 인터넷 서점과 약업닷컴 북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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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의미
나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100년사』를 편찬하면서 여러 대선배님들께서 남기신 회고담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예컨대 1918년 조선약학교 제1회 입학생인 이호벽 선배의 「나와 3·1 만세사건」(약사공론, 1974.5.16), 조선약학교 특별과 제7회 졸업생(1926) 이경봉의 「반도 의약계 대관 2」(삼천리 제10권 제8호, 1938), 조선약학교 본과 제7회(1930) 졸업생인 한구동 교수의 회고담(『한국약학의 아버지 녹암 한구동』, 서울대약대, 2016)과 동기이자 최초의 여약사인 장금산의 「나의 학창 시절」(서울대약대 뉴스레터, 1985) 등이 100년사 복원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뒤이어 경성약전을 졸업(3회 졸업, 1933년)하고 훗날 일동제약을 창업한 윤용구 선배의 「나의 학창 시절」(『서울대약대동창회보』, 1985), 경성약전 15회(1944년) 졸업생 오수창 선배(전 과학수사연구소장)의 「일제에 의해 주석산 제조 지도에 동원된 경험」(『동창회보』, 1987), 1950년 사립 서울약학대학에 입학해 6·25 전쟁 속에서 부산 전시 약학대학에 다닌 조윤상 교수의 회고록(『동창회보』, 2011) 등도 희귀한 기록이었다.
사진 또한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컨대 서울대약대 제9회 박한순 선배님이 기증하신 1955년도 졸업앨범을 통해 1950년 ‘사립 서울약학대학’ 시절의 교가(김성태 작곡, 김광균 작사) 악보를 찾아낸 일은 하나의 쾌거였다.
나는 이 교가의 악보와 가사를 『동창회보』 제103호(2026.1)에 실었다. 2025년 6월 12일 열린 개교 110주년 기념행사에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중창단이 이 교가를 불렀는데 그 영상은 『동창회보』 제103호(2026)에 QR코드로 수록되어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누구나 그 교가를 손쉽게 보고 들을 수 있다.
이처럼 기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선배님들께 자서전이나 회고담을 써 주십사 부탁드리고 있다. 동창회보는 이러한 기록을 남기는 데 매우 유익한 매체이다.
내가 동창회장이던 2020~2021년에 발간된 『동창회보』 제98호에는 권창호, 임경택, 지형준, 이은방, 장용택, 최재인, 김종국, 윤창영, 박찬효, 김영제 동문의 회고담을, 제99호에는 주중광 동문(18회, 미국 조지아대 석좌교수)의 인터뷰와 함께 동문 25명의 삶과 직업을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제100호에는 김수만(조선약학교 7회), 우린근(경성약전 7회), 김선봉(서울약학대학 전문부 1회), 신선호(11회), 황기준(25회) 등의 회고담을 실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한 조항연(11회, 1955년 졸업) 동문의 회고담은 독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글쓰기를 어려워하신 서정규 선배의 경우에는 광복 이후 혼란기 속에서 미군정으로 팔려 갈 뻔한 ‘서울약학대학’을 지켜낸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직접 청취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제101호(2024)에는 김재환, 이정석, 김대중, 맹호영 동문의 회고와 함께 서영준, 이봉진, 조윤수 교수의 정년 인터뷰, 그리고 한덕용, 김병각, 이상희, 한용남, 김상훈 동문의 추모사를 실었다. 제102호(2025)에는 조항연 동문의 회고담 2편을 추가로 실었다.
내가 창립한 약학사분과학회의 학회지 『약학사회지』 역시 기록을 남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제1회 졸업생 손동헌 명예교수의 월남과 약학 인생」(제4권, 2021), 이상섭 교수의 「냉전기 동구권 학회 참석기」(제5권, 2022), 원로 「군진약사들의 회고담」(제6권, 2023),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설립 배경 및 발전 과정」(제7권, 2024), 그리고 「원로 약사 제약공장장 10인의 회고」 및 「서울대약대 약초원과 약용식물학 교실에 관한 회고」(제8권, 2025) 등이 그 예인데, 이들은 모두 인터뷰나 좌담회를 개최하여 녹취한 기록이다.
이처럼 기록을 남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록한 사건이 후세에 과도하게 중요시되는’ 일이 없도록 기록자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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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심창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과 서울대 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심 교수의 약창춘추 칼럼은 2007년 처음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0여 회 이상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3권(약창춘추, 약창춘추2, 약창춘추3) 책으로 묶어 순차적으로 발간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약창춘추3은 현재 교보문고를 비롯한 시중 인터넷 서점과 약업닷컴 북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