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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감국(Chrysanthemum indicum)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입력 2016-02-03 09:38 수정 최종수정 2016-02-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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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을 하다보면 마을 주변 산자락이나 높은 산에서 유난히 노란색의 꽃무리를 만나게 되는데 가을의 대표적인 꽃인 감국이다. 감국은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꽃으로서 국화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이다.

9월 초가을부터 11월 늦가을 까지 비교적 오랫동안 피어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성급하게도 8월에 꽃망울을 터트리는 경우도 있다. 키는 30-70 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고 잎은 다섯 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식물 전체가 짧은 털로 덥혀있다.

가지 끝에 한 송이씩 여러 송이가 부채모양으로 모여서 핀다. 꽃 모양은 두상화서로 꽃 중심 부에 통상화가 둥글게 자리 잡고 있고 가장자리에 한 줄로 설상화(혀 꽃)가 돌려 나있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꽃이 흰 것도 간혹 볼 수 있는데 흰감국이라 한다.

같은 시기에 구분이 곤란할 정도로 감국과 흡사한 꽃이 피는데 이 꽃이 산국(山菊)이다. 감국과 산국은 꽃의 크기로 구분 하는데 꽃의 직경이 2-2.5 센티미터 정도 이면 감국이고 1.5 센티미터 정도로 조금 작으면 산국이다.

또는 혀 꽃의 길이가 가운데 부분 즉 통상화의 지름보다 같거나 길면 감국, 짧거나 비슷하면 산국이라 한다. 꽃잎을 따서 씹었을 때 감국은 단맛이 나고 산국은 쓴맛이 난다. 그래서 맛이 달콤한 국화라는 뜻으로 감국(甘菊)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산국은 말 그대로 산에 피는 국화꽃이다. 감국과 산국을 구별하지 않고 꽃이 노랗다고 해서 황국(黃菊) 또는 야국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라틴어 속명인 크리산티멈(Chrysanthemum)은 ‘황금색 꽃‘이라는 합성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을에 피는 꽃 모두를 총칭해서 들국화라고 불렀는데 감국과 산국 이외에 구절초, 쑥부쟁이도 들국화에 포함된다.

자고로 국화는 동양문화에 깊숙이 자라잡고 있다. 국(菊), 죽(竹), 매(梅), 란(蘭)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서 동양화나 문인화에 자주 등장하며 절개의 상징으로 귀한 대접을 받아 왔다. 가을에 열리는 국화전시회에 가보면 자연 상태에서는 볼 수 없는 각양각색의 국화꽃을 감상할 수 있는데 개량된 원예종들이다. 다른 어떤 야생화보다도 국화는 원예종이 많으며 국화애호가들이 집에서 키우고 있다.

감국은 유용한 식물이어서 예부터 실생활 속에도 깊숙이 자리 잡고 그 활용도가 다양 했다. 이른 봄에는 어린 싹을 산나물로 먹을 수 있고 가을에는 꽃향기가 좋은 국화꽃을 넣어 술을 담는데 국화주라 하여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약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 국화주는 집안에 상비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꽃차(花茶)의 대표적인 것이 국화차인데 말린 감국 꽃을 차에 넣어서 마신다. 말린 국화꽃의 꽃향기가 날라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밀봉해서 보관한다. 음력 9월 9일에는 진달래 화전처럼 전을 부칠 때 국화꽃으로 국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꽃을 수증기로 증류하여 얻은 정유를 국화유(菊花油)라 하고 광란, 복통에 복용하거나 상처 난 곳에 바르기도 했다.

감국은 옛날부터 불로장수의 상서로운 영초(靈草)로 알려져 있어서 민간약으로도 많이 활용되어 왔다. 중국에서는 국화꽃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고 하고 국화꽃이 많이 피어있는 곳의 샘물을 마시고 고질병이 나았다는 등의 고사가 있을 정도여서 국화는 건강에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서 우리나라 못지않게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열을 내리고 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어서 감기로 인한 발열, 폐렴, 기관지염 등에 사용한다. 감국의 향기는 휘발성 정유(精油)로 크리산테논, 보르네올 등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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