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약학역사관’의 장윤이 연구원은 최근 우연한 기회에 중고 서점에서, 1962년 2월 25일에 발간된 서울대약대 동창회 명부를 발견하여 1만원에 구입하였다. 이 책은 가로 15cm, 세로 21.3 cm, 총 84페이지의 작은 책자로 세로 쓰기, 왼쪽 넘겨보기로 제작된 책자이다.
아마도 이 책이 우리 나라 사람이 주축이 되어 발간한 최초의 서울약대 동창회 명부가 아닐까 한다. 이 명부에는 조선약학교, 경성약전, 사립서울약학대학 및 국립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이 실려 있다. 그러나 일본인 졸업생의 이름은 실려 있지 않다.
이 명부의 발간사는 당시의 한기엽(韓基燁) 동창회장이 썼고, 축사는 한구동 학장이 썼다. 이 책의 도입부에는 한기엽 회장, 한구동 학장 및 이호벽 전 회장의 사진이 실려 있으며, 구 교사(을지로 교사)와 함께 연건동 캠퍼스의 1호관(교수연구실동) 및 2호관(학생관)의 사진도 실려있다. 사진을 보면 당시 2호관은 마무리 공사를 하는 중이었다.(62년 11월 준공)
한구동 학장은 축사를 통하여 ‘동창회가 약학대학의 연례 행사인 ‘전국남여중고등학교 연식 정구대회’를 후원해주어 감사하다’고 하였다. 당시 약대가 전국 규모의 연식 정구 대회를 매년 주최하였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 대회는 당시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식 정구대회이었다고 한다.
약학대학의 옛 교가
이 책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이 책에 김광균(金光均) 작사, 김성태(金聖泰) 작곡의 ‘약학대학의 옛 교가’가 실려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여태껏 그런 교가가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이 교가는 1945년의 광복 이후에서 1950년 서울대학교에 편입되기 전, 즉 사립 서울약학대학 시절 아니면, 사립약학대학이 1950년 국립서울대학교에 편입된 이후 초기의 교가일 것이다.
그러나 사립 서울약학대학 시절이 여러 면에서 혼란스러웠던 사실을 생각하면,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 교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1. 진리의 횃불 두 손에 들고, 성동(城東)벌 고대(高台) 위에 모인 우리들, 배움의 길은 멀고 험하나, 희망에 가득 찬 깃빨 올리자, 희망에 가득 찬 깃빨 날리자.
2. 조국은 우리 것 힘을 합하여, 거치른 황토 밭에 씨를 뿌리자, 장차올 영광의 날 두 품에 안고, 하나의 이름없는 초석(礎石)이 되자.
3. 우리의 갈 길을 누가 막으랴, 장하다 약대(藥大) 500(五百)의 학도, 학문의 월계관 찾으러 가자, 학문의 월계관 찾으러 가자.
가사만 보아도 약학도의 웅지(雄志)가 느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동창회 명부에는 가사만 실려 있을 뿐 교가의 악보는 보이지 않는다. 당시의 기술상 악보를 인쇄하기 어려웠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악보를 찾아 이 고색창연한 교가를 다같이 합창해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기저기를 뒤져보고 몇몇 선배님들께 문의도 드려보았지만 이 교가의 존재 사실조차 아는 분이 없었다. 그래서 우선 약사공론에 이 악보를 찾는다는 광고 기사를 부탁 드렸다. 언젠가 악보가 발견될 날을 기대해 본다.
경성약학전문학교 교가
한편 사립 서울약학대학 이전의 경성약학전문학교 시절에도 일본어로 된 교가가 있었다.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산은 움직이지 않고, 한강의 물은 끊이지 않는다.
그 한양의 한 성지(聖地)에 약연(藥硏)의 빛을 우러러 모여든 우리들의 학사(學舍),
반도 문화의 진전에 큰 사명을 짊어지고 청춘에 타오르는 우리 학도들,
자강불식(自强不息)의 교풍 속에 부지런히 힘쓰는 모습 실로 씩씩하다.
아침 해에 비치는 남산의 짙은 녹음,
영구(永久)히 빛나는 우리들의 이상,
자 장래의 큰 희망에 끝없는 행복을 자랑하세.
(이 번역은 약학역사관의 조누리 연구원의 초역을, 서울대 인문대학의 사이토 아유미 교수가 감수한 것이다)
아쉽게도 이 교가의 악보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새해에는 새로운 약학사 관련 자료가 더 많이 발굴되기를 기대하며, 근하신년(謹賀新年),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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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약학역사관’의 장윤이 연구원은 최근 우연한 기회에 중고 서점에서, 1962년 2월 25일에 발간된 서울대약대 동창회 명부를 발견하여 1만원에 구입하였다. 이 책은 가로 15cm, 세로 21.3 cm, 총 84페이지의 작은 책자로 세로 쓰기, 왼쪽 넘겨보기로 제작된 책자이다.
아마도 이 책이 우리 나라 사람이 주축이 되어 발간한 최초의 서울약대 동창회 명부가 아닐까 한다. 이 명부에는 조선약학교, 경성약전, 사립서울약학대학 및 국립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이 실려 있다. 그러나 일본인 졸업생의 이름은 실려 있지 않다.
이 명부의 발간사는 당시의 한기엽(韓基燁) 동창회장이 썼고, 축사는 한구동 학장이 썼다. 이 책의 도입부에는 한기엽 회장, 한구동 학장 및 이호벽 전 회장의 사진이 실려 있으며, 구 교사(을지로 교사)와 함께 연건동 캠퍼스의 1호관(교수연구실동) 및 2호관(학생관)의 사진도 실려있다. 사진을 보면 당시 2호관은 마무리 공사를 하는 중이었다.(62년 11월 준공)
한구동 학장은 축사를 통하여 ‘동창회가 약학대학의 연례 행사인 ‘전국남여중고등학교 연식 정구대회’를 후원해주어 감사하다’고 하였다. 당시 약대가 전국 규모의 연식 정구 대회를 매년 주최하였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 대회는 당시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식 정구대회이었다고 한다.
약학대학의 옛 교가
이 책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이 책에 김광균(金光均) 작사, 김성태(金聖泰) 작곡의 ‘약학대학의 옛 교가’가 실려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여태껏 그런 교가가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이 교가는 1945년의 광복 이후에서 1950년 서울대학교에 편입되기 전, 즉 사립 서울약학대학 시절 아니면, 사립약학대학이 1950년 국립서울대학교에 편입된 이후 초기의 교가일 것이다.
그러나 사립 서울약학대학 시절이 여러 면에서 혼란스러웠던 사실을 생각하면,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 교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1. 진리의 횃불 두 손에 들고, 성동(城東)벌 고대(高台) 위에 모인 우리들, 배움의 길은 멀고 험하나, 희망에 가득 찬 깃빨 올리자, 희망에 가득 찬 깃빨 날리자.
2. 조국은 우리 것 힘을 합하여, 거치른 황토 밭에 씨를 뿌리자, 장차올 영광의 날 두 품에 안고, 하나의 이름없는 초석(礎石)이 되자.
3. 우리의 갈 길을 누가 막으랴, 장하다 약대(藥大) 500(五百)의 학도, 학문의 월계관 찾으러 가자, 학문의 월계관 찾으러 가자.
가사만 보아도 약학도의 웅지(雄志)가 느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동창회 명부에는 가사만 실려 있을 뿐 교가의 악보는 보이지 않는다. 당시의 기술상 악보를 인쇄하기 어려웠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악보를 찾아 이 고색창연한 교가를 다같이 합창해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기저기를 뒤져보고 몇몇 선배님들께 문의도 드려보았지만 이 교가의 존재 사실조차 아는 분이 없었다. 그래서 우선 약사공론에 이 악보를 찾는다는 광고 기사를 부탁 드렸다. 언젠가 악보가 발견될 날을 기대해 본다.
경성약학전문학교 교가
한편 사립 서울약학대학 이전의 경성약학전문학교 시절에도 일본어로 된 교가가 있었다.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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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문화의 진전에 큰 사명을 짊어지고 청춘에 타오르는 우리 학도들,
자강불식(自强不息)의 교풍 속에 부지런히 힘쓰는 모습 실로 씩씩하다.
아침 해에 비치는 남산의 짙은 녹음,
영구(永久)히 빛나는 우리들의 이상,
자 장래의 큰 희망에 끝없는 행복을 자랑하세.
(이 번역은 약학역사관의 조누리 연구원의 초역을, 서울대 인문대학의 사이토 아유미 교수가 감수한 것이다)
아쉽게도 이 교가의 악보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새해에는 새로운 약학사 관련 자료가 더 많이 발굴되기를 기대하며, 근하신년(謹賀新年),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