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빨리 빨리’로 규정짓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말은 상반된 이미지를 갖는다. 많은 부실 공사의 원인이 ‘빨리 빨리’에 있다고 할 때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이지만, 정해진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은 ‘빨리 빨리’ 정신 덕분이었다 라고 할 때에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얼마 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실내 수영장 지붕 공사를 완료하지 못해서 배영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배영은 지붕이 없으면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경기를 할 수 없는 종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한 내에 지붕을 덮었을 것이다. 그리스 경제 위기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은근과 끈기’라고 규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예컨대 조선왕조 실록과 같은 기록은 은근과 끈기가 없으면 해내기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또 조선조에는 100여년에 걸쳐 조상의 복권을 상소한 기록도 눈에 띤다. 이에 비하면 아무래도 오늘날 우리들의 호흡은 옛날에 비하면 많이 짧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3명의 이름이 발표되었다. 그 상의 1/2 지분은 쑥으로부터 말라리아 치료제인 아르테미신(artemicin)을 개발한 중국의 투 교수가 받았고, 나머지 1/2은 사상충 구제약인 이베르멕틴(ivermectin)을 개발한 캠벨 교수와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 명예교수가 나누어 받았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한 학문 분야를 대상으로 한 상이 아니라 ‘생리 또는 의학 (Physiology or Medicine)’ 이라는 두 부문을 대상으로 한 상인데, 이번에는 첨단 생리학이 아닌 전통적인 약물 (메디신) 개발 분야에 시상한 것이 특징이다. 기초적인 학설보다 개발연구 업적에 대해 시상한 것이다. 이번처럼 수상자 전원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신약을 개발한 사례는 전례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생리의학상을 ‘과학 평화상’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 자체보다 과학의 결과물(신약)이 인류에 끼친 좋은 영향(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해 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인류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한다면, 이번 생리의학상은 과학의 본래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업적에 상을 준 경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만든 아르테미신은 정통 생약학적인 방법론에 따라, 그리고 이베르멕틴은 의약화학(medicinal chemistry)의 방법론에 따라 개발된 약이다. 또 수상자 중 투 교수는 베이징 의학원 약학과를 졸업하였다고 하고, 캠벨 교수는 아일랜드 출신의 약학자라고 한다. 이래 저래 이번 생리의학상은 국내 약학자들 및 제약회사 신약개발 담당 연구자들에게 노벨상에 대한 꿈을 갖게 만들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노벨상 발표를 들을 때마다 왜 우리나라는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할까 의문을 갖게 된다. 동시에 일본은 어떻게 총 21명이나 되는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원인이 ’빨리 빨리’ 정신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일본의 눈부신 성취는 ‘은근과 끈기’의 덕택일 것으로 생각한다.
한 나라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빨리 빨리’가 필요한 부문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은근과 끈기’가 필요한 부문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할 모방 또는 추격 부문에서는 ‘빨리 빨리’가 효율적이겠지만, 노벨상이나 신약개발처럼, 모방이 아닌 창조를 이룩해야 할 부문에 있어서는 ‘은근과 끈기’ 있는 불가피한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빨리 빨리’와 ‘은근과 끈기’는 적재적소에 적용하기만 한다면 둘 다 우리의 장점이 될 수 있는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또다시 노벨상 시즌을 보내며 우리 민족의 특성으로부터 얻는 교훈의 일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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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빨리 빨리’로 규정짓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말은 상반된 이미지를 갖는다. 많은 부실 공사의 원인이 ‘빨리 빨리’에 있다고 할 때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이지만, 정해진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은 ‘빨리 빨리’ 정신 덕분이었다 라고 할 때에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얼마 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실내 수영장 지붕 공사를 완료하지 못해서 배영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배영은 지붕이 없으면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경기를 할 수 없는 종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한 내에 지붕을 덮었을 것이다. 그리스 경제 위기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은근과 끈기’라고 규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예컨대 조선왕조 실록과 같은 기록은 은근과 끈기가 없으면 해내기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또 조선조에는 100여년에 걸쳐 조상의 복권을 상소한 기록도 눈에 띤다. 이에 비하면 아무래도 오늘날 우리들의 호흡은 옛날에 비하면 많이 짧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3명의 이름이 발표되었다. 그 상의 1/2 지분은 쑥으로부터 말라리아 치료제인 아르테미신(artemicin)을 개발한 중국의 투 교수가 받았고, 나머지 1/2은 사상충 구제약인 이베르멕틴(ivermectin)을 개발한 캠벨 교수와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 명예교수가 나누어 받았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한 학문 분야를 대상으로 한 상이 아니라 ‘생리 또는 의학 (Physiology or Medicine)’ 이라는 두 부문을 대상으로 한 상인데, 이번에는 첨단 생리학이 아닌 전통적인 약물 (메디신) 개발 분야에 시상한 것이 특징이다. 기초적인 학설보다 개발연구 업적에 대해 시상한 것이다. 이번처럼 수상자 전원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신약을 개발한 사례는 전례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생리의학상을 ‘과학 평화상’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 자체보다 과학의 결과물(신약)이 인류에 끼친 좋은 영향(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해 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인류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한다면, 이번 생리의학상은 과학의 본래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업적에 상을 준 경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만든 아르테미신은 정통 생약학적인 방법론에 따라, 그리고 이베르멕틴은 의약화학(medicinal chemistry)의 방법론에 따라 개발된 약이다. 또 수상자 중 투 교수는 베이징 의학원 약학과를 졸업하였다고 하고, 캠벨 교수는 아일랜드 출신의 약학자라고 한다. 이래 저래 이번 생리의학상은 국내 약학자들 및 제약회사 신약개발 담당 연구자들에게 노벨상에 대한 꿈을 갖게 만들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노벨상 발표를 들을 때마다 왜 우리나라는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할까 의문을 갖게 된다. 동시에 일본은 어떻게 총 21명이나 되는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원인이 ’빨리 빨리’ 정신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일본의 눈부신 성취는 ‘은근과 끈기’의 덕택일 것으로 생각한다.
한 나라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빨리 빨리’가 필요한 부문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은근과 끈기’가 필요한 부문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할 모방 또는 추격 부문에서는 ‘빨리 빨리’가 효율적이겠지만, 노벨상이나 신약개발처럼, 모방이 아닌 창조를 이룩해야 할 부문에 있어서는 ‘은근과 끈기’ 있는 불가피한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빨리 빨리’와 ‘은근과 끈기’는 적재적소에 적용하기만 한다면 둘 다 우리의 장점이 될 수 있는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또다시 노벨상 시즌을 보내며 우리 민족의 특성으로부터 얻는 교훈의 일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