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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좀씀바귀(Ixeris stolonifera)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입력 2015-08-26 09:38 수정 최종수정 2015-08-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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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덕성여자대학교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씀바귀는 초여름 5-6월에 접어들면서 노란 꽃을 피우는데 집 주변을 비롯해서 산과 들 그리고 풀밭 어디서든지 쉽게 만날 수 있어서 매우 친근한 식물이다. 더욱이 씁쓰레한 맛이 느껴지는 대표적인 봄나물의 하나여서 식탁에 자주 올라 유명하다.

꽃이 피기 전에 어린잎과 뿌리를 채취해서 데친 후 찬물에 충분히 쓴맛을 우려낸 후에 조리해야 한다.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쓴맛을 낸다. 씀바귀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줄기가 가늘어서 가냘 퍼 보이고 20-50 센티미터 높이로 자란다.

뿌리에서 돋아난 잎은 기다란 모습을 하고 있고 줄기에 돋아난 잎은 잎 몸 밑 부분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 좀씀바귀, 흰씀바귀, 선씀바귀, 꽃씀바귀, 벌씀바귀, 갯씀바귀 등 유사종이 많아서 구별이 쉽지 않다.

이 중에서 좀씀바귀는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뿌리에서 잎줄기와 꽃줄기가 직접 돋아나 5-10 센티미터로 자라고 줄기 끝에 동글동글한 계란형 잎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어서 다른 종의 씀바귀와 쉽게 구별된다.


씀바귀, 씀바구 또는 고채(苦菜)라는 이름 모두가 쓴맛과 관련이 있는 명칭이다. 씀바귀 종류와 구별이 힘든 식물에 고들빼기가 있다. 고들빼기도 씀바귀와 마찬가지로 나물로 많이 이용되며 고들빼기 장아찌는 밑반찬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씀바귀는 보통 꽃잎이 5-7개 정도로 성글게 보인다. 씀바귀 꽃을 보통 혀꽃 또는 설상화(舌狀花)라 하는데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혀처럼 생긴데서 비롯되었다. 좀씀바귀를 비롯한 다른 종들은 혀꽃잎이 20개 이상으로 수가 많아서 조밀하게 보인다.

혀꽃잎 수만큼 암술과 수술을 갖고 있다. 결실을 맺으면 민들레처럼 솜뭉치 같은 씨가 생기며 각각의 씨에는 낙하산처럼 털을 가진 자루가 달려있어서 멀리 날아갈 수 있다.

그런데 씀바귀는 꽃가루받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씨앗을 맺는 단위생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위생식(單爲生殖,carthenocarpy)을 단위결실(單爲結實)이라고도 하는데 꽃가루받이 없이 밑씨가 그대로 씨(종자)로 발달하고 씨방은 성숙하여 열매가 된다.

암술에 꽃가루가 묻든 또는 묻지 않든 어미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씨앗이 생기게 된다. 동물세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데 처녀생식이라 하고 정자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알만으로 성체로 성장하는 것이다. 단위결실을 하는 대표저인 식물이 무화과, 멜론, 바나나, 파인애플 등이다.

정상적인 번식은 꽃가루받이 후 밑씨는 종자로 발달하기 시작하고 씨방은 성숙하여 열매로 변형된다. 씨방이 열매로 성숙할 때 씨는 화학신호로서 호르몬을 분비하여 씨방조직을 확장시키고 성숙시켜 열매로 발달하게 한다.

자연 상태에서 수술이 있음에도 꽃가루받이가 일어나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꽃가루의 발달상태가 나빠서 암술머리에 접촉하더라도 수정이 되지 않는 경우, 꽃가루는 정상이라도 자가불화합성(自家不和合性) 때문에 수정이 되지 않는 경우, 개화기에 기온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 식물자체의 노화 등으로 단위결실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적으로 단위결실을 유도 할 수도 있는데 암술머리에 화학물질을 뿌리거나 바른다. 이러한 방식으로 씨 없는 과실을 얻을 수 있다. 식물호르몬인 옥신이나 지베렐린이 많이 사용된다.

한방에서 말린 전초를 황과채(黃瓜菜), 활혈초(活血草)라 하여 소화불량, 열을 내리고 독을 없애는데 사용하고 근래 항암작용 또는 수험생의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 타락사스테롤이 함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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