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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사랑해” 밖에 난 몰라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3-09-25 11: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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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 말, 개, 돼지 같은 짐승들의 새끼들은 대개 태어나자마자 뛰어다니며 어미 젖을 먹다가 이내 엄마 품을 떠나 자립한다. 그러나 사람의 아기는 태어난 뒤 상당한 세월이 흘러도 자립하지 못한다. 성장해서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부모가 밥해 주고 빨래 해 주고 돈 대주지 않으면 자립하지 못한다. 심지어 결혼한 뒤에도 손주들을 돌봐 주지 않으면 못 살겠다고 부모들을 들볶는다. 오죽하면 “자식 AS는 영원하다”는 체념적인 ‘속담’이 생겼을까?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그 오랜 세월에 걸쳐 자식을 돌볼 수 있을까? 혹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만 특별한 능력을 주셨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사람에게 특별한 능력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한다”는 속담처럼 짐승들도 어느 정도 자기 새끼를 사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구한 세월을 온갖 희생을 무릅쓰고 정성으로 아기를 키우는 것은 사람뿐이다. 그런데 사실 사랑은 아기를 키울 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성장하고 결혼해서 가족으로 늙어가면서도 부부를 포함한 가족 간에 사랑이 없으면, 구성원 모두가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없다.

요컨대 사랑은 ‘사람을 온전한 사람 되게 결정 짓는 결정적 요소’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 사랑을 해야 한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문제는 일생을 통하여 사람을 사랑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는 연인들에게 있어서 사랑하기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서로 사랑했던 연인들도 부부로 살다 보면 서로 종종 사랑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나게 된다. 심지어 서로 미워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부부는 스스로 사람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 사랑하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어떤 목사님의 말씀처럼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 사랑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결혼이고, 이를 선포하는 의식이 결혼식’이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생의 90%는 말이요, 행위는 10%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인생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느낌이다. 사랑도 90%는 말이 아닌가 한다. 즉 사랑을 잘 하려면 말을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오늘은 사랑을 잘하기 위해 말을 잘하는 비결 (계명)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혹시 독자 중에 아직도 “부부간에 꼭 남사스럽게 사랑한다고 말해야 사랑하는 줄 아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사랑해”라는 말을 직접 듣지 않으면 절대로 사랑하는 줄 모른다고 확신한다. 나는 여섯 살과 네 살 난 두 손녀딸에게 틈만 나면 “할아버지 사랑해”라고 말하도록 주입 교육을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랑해” 소리를 들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신기한 것은 그런 말을 들으면 애들이 더 사랑스러워진다는 것이다. 부부 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랑해” 소리를 주고 받아야 더 사랑스러운 사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신혼부부만 보면 “여보, 사랑해” 소리를 입에 달고 살라고 역설한다. 이것이 평생 사랑하는 부부로 해로(偕老)하기 위한 첫 번째 계명이다.

그러나 열 번 ‘사랑해’ 소리를 하다가 어쩌다 한번 상대방의 단점이나 결점을 솔직히 지적하는 ‘실수’를 하면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 간다는 무서운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대개 경험해 봐서 잘 알겠지만, 부부 간에 가장 나쁜 것이 ‘솔직한 지적질’이다. 상대방의 지적을 받고 감사한 마음으로 자신의 결점이나 단점을 고칠 수 있는 인격자는 고금(古今)을 통해 지구상에 없었다.

‘우측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하면 오히려 왼쪽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보이다. 그러므로 ‘솔직한 지적’을 하고 싶어지더라도 이를 꽉 물고 “여보, 사랑해”나 “당신 최고야” 따위의 아부성 멘트를 날려라. 이것이 두 번째 계명이다.

참고로 이상의 계명은 나의 임상시험으로부터 어느 정도 검증된 것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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