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나야, 너는 누굴 닮아 이렇게 똑똑하지?” 물으면 예나 (큰 손녀, 여섯 살)는 “할아버지요”라고 대답한다. 내가 그렇게 대답하도록 평소에 교육시킨 탓이다. 뻔한 대답이지만 나는 기분이 좋아져 “옳지, 옳지” 하면서 껄껄 웃는다. 물론 아내가 옆에 있으면 예나의 대답은 “할머니, 할아버지요”로 바뀌지만…
나는 결혼식 주례를 볼 때마다 ‘결혼은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의식이다’라고 강조한다. 결혼 후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질 때에도 ‘사랑하기로’ 결심하였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의식이 결혼식이라는 말이다. 이 말에 이의 (異議)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인지, 즉 사랑의 행동지침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인생은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이란 ‘사랑의 말을 주고 받는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은 행동이 아닌 말로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랑을 하려면 ‘사랑스런 대화’를 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스런 대화’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심리학자에 의하면 우선 상대방을 칭찬하고 인정하는 말을 하라고 한다. 설사 사탕발림이라도 나를 인정해 주는 말이나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를 닮아 똑똑하다’는 손녀의 말에 할아버지가 웃는다. 운전하는 남편에게 “여보 당신이 운전을 하면 나는 저절로 잠이 와”라고 해 주면 남편이 웃고, 미장원 다녀 온 아내에게 “여보, 오늘 머리 정말 잘 나왔네” 해 주면 아내가 웃는다. 칭찬과 인정이 바로 사랑을 유발하는 ‘사랑스런 대화’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무시, 비난, 솔직한 지적이나 충고 등은 ‘저주의 말’이다. 평소 공부를 잘 안 하던 아들 녀석이 모처럼 백점 맞은 시험지를 들고 집으로 뛰어 들면서 소리쳤단다. “엄마, 나 백점 맞았다”. 엄마는 믿을 수가 없었다. 아들의 실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뜸 “뭐? 너 컨닝했지?” 물었다. 아이는 소리쳤다 “아냐, 정말 아냐 엄마”. 그러자 엄마가 다시 물었다. “그럼 네 학교에서 백점 맞은 애가 몇 명이냐?” 엄마는 저 녀석이 백 점을 맞았다면 아마 거의 전교생이 백점을 맞았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이는 마침내 울면서 결심을 했다. “내가 다시 공부하나 봐라” 라고.
아내를 옆 자리에 태우고 서툴게 교차로를 건너던 남편에게, 옆을 지나던 트럭 운전사가 소리쳤다. “야, 이 쪼다 같은 X아, 운전 좀 똑 바로 해, 부딪칠 뻔 했잖아”. 그러자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 아는 사람이야?” 남편은 “아니, 처음 보는 사람인데” 하였다. 그러자 아내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을 그렇게 정확히 알지?”
위의 대화는 서로 사랑을 해야 하는 가족 사이에 나눌 대화가 아니다. 아이가 천하의 바보이고, 남편이 분명한 쪼다였다고 해도, 그런 대화는 서로간에 증오와 저주를 낳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신혼 부부를 포함한 모든 부부에게 신신당부 (申申當付)한다. 부부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 절대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지 말라고. 솔직한 대화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솔직히 터 놓고 이야기하자’고 나온다면 이미 문제는 심각해 졌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아, 지금이 바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칭찬해야 할 그 때이구나’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사력 (死力)을 다해, 마치 직장 상사에게 아부하듯, 상대방이 듣기 좋아할 말만 골라서 해야 한다. 그러
면 기분이 좋아지고, 결국 다시 서로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크게 느껴진다. 얼마 전 며느리가 아내에게 말했단다. “아버님 정년 퇴임하시면 뭐 하세요, 큰 일이네요”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네 아버지한테는 내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고 했단다. 얼마나 고마운가? 이 말을 들은 후 나는 아내가 어디 간다고만 하면, 정성껏 차로 모셔다 드리고 있다. 사랑은 정말로 ‘말’을 통해 커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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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야, 너는 누굴 닮아 이렇게 똑똑하지?” 물으면 예나 (큰 손녀, 여섯 살)는 “할아버지요”라고 대답한다. 내가 그렇게 대답하도록 평소에 교육시킨 탓이다. 뻔한 대답이지만 나는 기분이 좋아져 “옳지, 옳지” 하면서 껄껄 웃는다. 물론 아내가 옆에 있으면 예나의 대답은 “할머니, 할아버지요”로 바뀌지만…
나는 결혼식 주례를 볼 때마다 ‘결혼은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의식이다’라고 강조한다. 결혼 후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질 때에도 ‘사랑하기로’ 결심하였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의식이 결혼식이라는 말이다. 이 말에 이의 (異議)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인지, 즉 사랑의 행동지침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인생은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이란 ‘사랑의 말을 주고 받는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은 행동이 아닌 말로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랑을 하려면 ‘사랑스런 대화’를 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스런 대화’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심리학자에 의하면 우선 상대방을 칭찬하고 인정하는 말을 하라고 한다. 설사 사탕발림이라도 나를 인정해 주는 말이나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를 닮아 똑똑하다’는 손녀의 말에 할아버지가 웃는다. 운전하는 남편에게 “여보 당신이 운전을 하면 나는 저절로 잠이 와”라고 해 주면 남편이 웃고, 미장원 다녀 온 아내에게 “여보, 오늘 머리 정말 잘 나왔네” 해 주면 아내가 웃는다. 칭찬과 인정이 바로 사랑을 유발하는 ‘사랑스런 대화’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무시, 비난, 솔직한 지적이나 충고 등은 ‘저주의 말’이다. 평소 공부를 잘 안 하던 아들 녀석이 모처럼 백점 맞은 시험지를 들고 집으로 뛰어 들면서 소리쳤단다. “엄마, 나 백점 맞았다”. 엄마는 믿을 수가 없었다. 아들의 실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뜸 “뭐? 너 컨닝했지?” 물었다. 아이는 소리쳤다 “아냐, 정말 아냐 엄마”. 그러자 엄마가 다시 물었다. “그럼 네 학교에서 백점 맞은 애가 몇 명이냐?” 엄마는 저 녀석이 백 점을 맞았다면 아마 거의 전교생이 백점을 맞았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이는 마침내 울면서 결심을 했다. “내가 다시 공부하나 봐라” 라고.
아내를 옆 자리에 태우고 서툴게 교차로를 건너던 남편에게, 옆을 지나던 트럭 운전사가 소리쳤다. “야, 이 쪼다 같은 X아, 운전 좀 똑 바로 해, 부딪칠 뻔 했잖아”. 그러자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 아는 사람이야?” 남편은 “아니, 처음 보는 사람인데” 하였다. 그러자 아내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을 그렇게 정확히 알지?”
위의 대화는 서로 사랑을 해야 하는 가족 사이에 나눌 대화가 아니다. 아이가 천하의 바보이고, 남편이 분명한 쪼다였다고 해도, 그런 대화는 서로간에 증오와 저주를 낳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신혼 부부를 포함한 모든 부부에게 신신당부 (申申當付)한다. 부부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 절대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지 말라고. 솔직한 대화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솔직히 터 놓고 이야기하자’고 나온다면 이미 문제는 심각해 졌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아, 지금이 바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칭찬해야 할 그 때이구나’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사력 (死力)을 다해, 마치 직장 상사에게 아부하듯, 상대방이 듣기 좋아할 말만 골라서 해야 한다. 그러
면 기분이 좋아지고, 결국 다시 서로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크게 느껴진다. 얼마 전 며느리가 아내에게 말했단다. “아버님 정년 퇴임하시면 뭐 하세요, 큰 일이네요”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네 아버지한테는 내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고 했단다. 얼마나 고마운가? 이 말을 들은 후 나는 아내가 어디 간다고만 하면, 정성껏 차로 모셔다 드리고 있다. 사랑은 정말로 ‘말’을 통해 커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