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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새로운 약의 창조 5- 타깃 단백질의 구조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2-10-24 10: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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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란 대개 몸 안에 있는 특정한 단백질에 무언가 작용을 함으로써 약효를 나타내는 물질이다.

따라서 신약개발에 있어서 첫 번째 관심사는 '어떤 단백질에 작용하는 약을 개발할 것인가'이다.
개발의 대상이 되는 단백질을 타깃 단백질이라고 한다.

두 번째 관심사는 타깃 단백질의 입체구조이다. 단백질의 구조를 알아야 그에 작용하는 약물분자를 찾아내거나 설계할 수 있고 나아가 약물분자의 작용 기전을 해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관심사는 타깃 단백질과 후보약물 간의 결합체 (복합체)의 입체구조이다. 원자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한 입체 구조를 알아야 한다. 오늘날에는 X선 결정구조 해석법을 써서 대략 1cm의 1억분의 1 (1A 또는 0.1nm) 정도 (즉 수소 원자 크기) 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

단백질은 체내의 화학 반응을 가속(촉매)하거나 정보를 전달(수용체)한다. 이러한 기능을 결정하는 것은 단백질의 입체 구조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펩티드 결합을 통해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이다. 이런 구조의 화합물을 폴리펩티드라고 부르는데, 분자량이 수만 이상인 폴리펩티드(대략 아미노산이 100개 이상 연결)를 특별히 단백질이라고 부른다. 폴리펩티드의 사슬을 주(main) 사슬이라고 부르고, 주 사슬에서 삐져 나와 있는 부분을 옆사슬(side chain)이라고 부른다. 주 사슬은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에 관계없이 일정하지만, 옆사슬은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에 따라 구조가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의 액성(산성 또는 염기성), 친수성 및 크기 등도 구성 아미노산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며, 이에 따라 단백질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도 다양해 진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20가지나 된다. 따라서 그 조합의 수도 매우 많다. 아미노산이 줄처럼 배열된 것을 단백질의 1차 구조라고 부른다. 각 단백질은 DNA에 쓰여 있는 명령에 따라 자기에게 고유한 아미노산 배열을 한다. 펩티드의 주사슬은 분자 내부의 원자 간 상호작용(특히 수소결합)에 의해 특정한 구조를 만든다. 이를 2차 구조라고 한다. 수소결합이란 수소 원자를 사이에 두고 질소나 산소처럼 극성이 강한 극성분자끼리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직접적인 화학결합(공유결합)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2차 구조에는 α-헬릭스(α-helix)와 β-쉬트(β-sheet) 구조가 있다. α-헬릭스는 펩티드 주사슬의 아미드기(-NH)와 카르보닐기(-C=O)가 2개 건너마다 수소결합을 한 모습이다. β-쉬트는 β 사슬(펩티드 주사슬이 늘어 난 모습)이 옆에 있는 β사슬과 수소결합을 하여 1장의 쉬트 모양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단백질을 주택에 비유하자면 α-헬릭스는 기둥, β-쉬트는 벽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2차 구조가 조합된 것을 3차 구조라고 한다. 3차 구조를 형성함에 있어서는 펩티드의 옆사슬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3차 구조까지는 1가닥의 폴리펩티드 사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여러 개의 사슬(subunit)이 회합하여 1개의 분자를 이루고 있는 단백질이 있다. 예컨대 4개의 subunit로 구성된 헤모글로빈은 몸 안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인데 4개의 폴리펩티드가 회합하여 하나의 분자를 만들어, 산소를 효율적으로 결합, 해리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런 모습을 4차 구조라고 부른다. 4차 구조를 형성할 때에도 3차 구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미노산 옆사슬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의 입체구조를 표시하는 방법에는 각 원자를 철사로 연결한 것처럼 보이는 ‘와이어 모델’, 각 원자를 원자 반경만한 크기의 공으로 나타낸 ‘CPK모델’, 개개의 원자보다 분자 표면의 울퉁불퉁함을 이미지화한 ‘분자표면도’, 리본 모양으로 나타낸 ‘리본 모델’ 등이 있다. 각 표시법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적당한 모델을 선택하여야 한다. 다음 회에는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규명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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