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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내가 바라는 대선(大選)공약 - 적령기에 결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1-12-28 10: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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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말이 되면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이다. 나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젊은이들이 적령기에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해 주기를 바란다.

얼마 전 초등학생들의 무상급식이 이슈가 되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다. 급식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급식을 하려면 급식의 대상이 되는 아이의 출산과 육아 문제가 선결되어야 하고, 아이를 낳으려면 젊은이가 결혼을 할 수 있는 사회 여건부터 만들어져야 하는데, 문제의 시발점인 결혼을 제쳐 놓고 맨 나중의 급식부터 이슈를 삼는 것은 순서가 한참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

내 대학 동기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30을 훌쩍 넘겼는데, 정확하게 세어 본 것은 아니지만 이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아직 결혼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처음에는 ‘요즘 애들은 왜 결혼을 안 하려 드나?’라 했었는데, 조금 깊이 생각해 보니 그 애들이 결혼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려면 신랑감은 우선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해서 신랑은 아파트를 마련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신부감이 그걸 제일 원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도 없는 총각에게 시집 올 여자도, 딸을 시집 보낼 부모도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자력 (自力)으로 아파트를 구할 (사거나 빌리거나) 수 있는 신랑감이 몇이나 되겠는가? 부모가 부자가 아닌 다음에야 젊은 나이에 아파트를 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아파트, 특히 서울의 아파트는 정말 비싸기 때문이다. 신랑감이 운 좋게 서울에 취직을 했다 하더라도 시골 출신은 하숙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자신의 봉급 중에서 하숙비 내고 가끔 부모님께 용돈을 부치고 나면 저축할 돈이 얼마 남지 않는다. 어느 나절에 돈을 모아 아파트를 구하겠는가?  

신부감은 미모 (美貌)가 뛰어나거나 직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모가 뛰어나면 경제력이 있는 신랑감들이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성형 (成形)을 하는 신부감들이 많이 생긴다. 그러나 성형을 하더라도 미모가 뛰어나게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외모가 수수한 신부감이라면 직장을 갖고 있어야 시집을 갈 수 있다. 대개의 신랑들은 자신의 봉급만으로는 살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맞벌이 아내를 원한다. 옛날에는 ‘여자가 취직은 무슨 취직, 시집이나 가지’라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집가기 위해서라도 취직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취직하기란 남녀를 불문하고 얼마나 어려운가? 미모가 뛰어나기도, 취직을 하기도 어려우니 여자가 적령기에 시집을 가기가 어려울 수 밖에.

경제력이 있는 신랑감은 되도록 예쁘고 젊고 직장 다니는 신부감을 원하고, 그런 신부감은 잘 생기고 돈 많고 게다가 성격마저 좋은 신랑감을 원한다. 눈이 높아 웬만한 사람은 서로 눈에 차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서른이 후딱 넘고, 서른이 넘어 누군가를 만나보면, 내가 겨우 이런 사람 만나려고 여태까지 기다렸나 하는 마음에 결혼 결정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래저래 젊은이들이 적령기에 결혼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농촌 총각들이 40세 전후 (前後)에 부득이 다른 나라 여자들과 결혼을 하게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다. 머지않아 도농 (都農)을 불문하고 일부 가진 총각 (부자나 특권층) 만이 적령기에 결혼할 수 있고, 대부분의 총각들은 끝내 결혼을 못하거나 외국 신부들과 결혼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얼마 전 뉴스를 들으니 우리나라 한 주택당 인구가 2.5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독거인 (獨居人)이 늘었기 때문이란다. 특히 혼자 사는 노총각 노처녀 독거인이 늘었다고 한다. 심각한 일이다. 가정은 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기본 구성단위인데, 국민의 상당수가 결혼을 못해 가정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면 그걸 어찌 건강한 나라,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다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약을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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