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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사립 경성약학전문학교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1-11-30 10:37 수정 최종수정 2011-12-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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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6월 21일 개교한 2년제 조선약학교는 1925년 3년제가 되었고 1930년에 “경성약학전문학교(京城藥學專門學校; 3년제, 이하 경성약전)”로 승격되었다. 승격된 연도는 자료에 따라 1930년 (“약사산고1~3) )과 1928년4)으로 다르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1930년이 맞는 것 같다.5) 최근에 입수한 일본 문헌6)에는 1929년 (교장, 동경대학 약과 출신 玉蟲雄蔵)이라고 써 있지만 이에 대한 1차 사료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경성약전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입학 할 수 있었다. 1932년에는 일본 문부성의 인가를 받은 전문학교가 되었다. 조선약학교와 경성약전의 건물은 현재 서울시 중구 구민회관과 구의회의 부지에 있었는데, 서울대 약대 동창회는 이 사실을 기념하고자 1991년 이 자리에 기념비를 세웠다. 비석에는 1918년부터 1959년까지 이 자리에 학교 건물이 있었다고 써 있지만 1918년은 조선약학교가 설치된 해이고 실제로 학교가 이 자리로 이전한 것은 다음해인 1919년이었다.

 조선약학교와 경성약전을 통틀어 교장은 초대 조중응 (사진 1)을 제외하고는 5명 모두 일본인 (児島高里, 吉木弥三, 國峰專吉, 安本義久, 玉蟲雄蔵)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동경제대 의과대학 약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대한의원, 총독부의원, 경성제대 부속의원의 약국장을 겸하고 있었다.

경성약전에는 교수, 강사, 비상근 강사를 합쳐 약 34명이 근무하였는데 이중에 한국인으로는 도봉섭 (都逢涉) 교수 1명 밖에 없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거의 다 일본에서 제국대학이나 약전을 졸업한 사람들이었다. 

참고로 조중응씨는 1860년 9월 22일에 경성의 남송현 (南松峴)에서 태어났다. 아명은 중협 (重協)이었는데 31세에 개명하였다. 가숙(家塾), 평균관중학동제 (平均館中學東齊)에서 공부하였다. 1883년에 만주, 외몽고, 러시아 바이칼 호수 지방등을 여행하였다. 1885년에 전라도 보성군으로 유배되었으나 1890년에 특사되어 의정부전고과 (議政府詮考課) 주사, 보통문무시험 위원에 임명되었다. 1895년에 외교교섭국장이 되었으나 김굉집 (金宏集) 내각의 와해와 함께 일본으로 망명하여 고마바 (驹場) 농학교 강습생, 외국어학교 조선어 강사로 근무하였다. 1906년에 통감부 촉탁 농사조사원으로 임명되었다. 통감부의 장은 이또 히로부미 (이등박문, 伊藤博文)이었다. 1907년에 이완용 내각의 외무대신에 취임하였다. 1908년에는 농상공부대신으로 취임하여, 1910년 한일병합 후 병합에 기여한 공로로 자작 (子爵) 작위를 받고 총독부 중추원 고문이 된 친일파 유력자이었다. 1915년에 약학강습소 소장이 되었고, 1918년에 조선약학교 교장에 취임하였다. 1919년 7월에 죽었다. 조중응은 한일병합에 공을 세워 정미 칠적 (丁未七賊) 및 경술국적 (庚戌國賊, 8인)에 이름을 올린 대단한 친일파 매국노 (賣國奴)이었다.

그가 얼마나 거물이었나는 이완용, 송병준 및 이토 히로부미 (사진 2의 가운데)와 함께 한 구절씩 휘호를 남긴 서화 (사진 3)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서화는 조선 병합에 의기투합하고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이토 히로부미는 ‘정신일도’(精神一到), 이완용은 ‘산하무성’(山河無聲), 송병준은 ‘천재명야’(天載命也), 그리고 조중응은 ‘묵불어’(默不語)라고 적었다. 7) 거물 매국노의 힘을 빌어 우리나라의 근대 약학교육이 시작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엄연한 사실이라 하겠다.

1) 홍문화, 약사산고, 동명사 (1980).
2) 한구동, 나의 학창시절, 서울대약대동창회보 제2보 (1984).
3)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요람 (2007).
4) 한국약업100년, 약업신문사 (2004).
5) 심창구 외, 한국약학사, 약학회지, 51(6), 361-382 (2007)
6) 藥史学雜誌, 日本藥史学会, pp31 (2009).
7) http://jeongrakin.tistory.com/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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