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나는 일본 교토 대학 (京都大學)에서 2007년에 발간한 “새로운 약은 어떻게 창조하는가?” 라는 작은 책을 번역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의 머리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쓰려고 한다.
2011년은 우리나라 약학대학의 학제가 6년제 (2+4년제)로 바뀜에 따라 첫 신입생이 입학한 역사적인 해이다. 약학대학의 교육연한을 종래의 4년에서 6년으로 늘인 것은 ‘의료복지’를 추구하는 21세기의 시대 상황에 부응하는 교육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하겠다. 즉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사람들은 의약품에 대하여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요구하게 되었고, 암과 같은 불치병 및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신약이 개발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이러한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약대6년제인 것이다. 물론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약학교육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는 실로 심각하다. 미국의 경우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입원하는 환자가 응급 입원 환자의 8%에 이르며, 입원 환자의 7%는 입원 중 먹은 처방약 때문에 심한 부작용을 경험하며, 입원환자 1,000명 중 3명이 의약품의 부작용 때문에 사망한다고 한다. 또 1998년의 추계에 의하면 매년 입원 환자 중 10만 명이 약물 부작용 때문에 사망한다고 한다. 실로 참혹한 일이다. 의료복지를 추구하는 21세기에도 이와 같은 참혹한 일이 반복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미국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위 10개 일반약 중 최근 슈퍼판매 대상으로 거론되는 진통제 및 감기약 등에 대해 보고된 부작용이 무려 3,958건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대표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ER 서방정’에 관한 부작용 보고가 1,275건으로 가장 많다는 사실이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사례도 2008년 193건, 2009년 411건, 2010년 53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10번 이상 부작용이 보고된 의약품의 품목도 2009년 481개에서 2010년 1,495품목으로 급증하였다. 모든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을 것이란 점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약물관련 사고도 미국처럼 참혹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아스피린으로 얼굴 팩을 만드는 방법이 인터넷에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는 뉴스는 우리가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를 얼마나 잘못 다루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약대 6년제는 우선 의약품의 안전 사용에 관한 교육을 추구한다. 그 철학을 임상약학 (臨床藥學, Clinical Pharmacy)이라고 부른다. 종래의 약물 요법은 환자 개개인의 인종이나 개체에 따른 유전적 특성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및 약물 반응성에 대한 유전적 차이)을 무시하고 무조건 ‘성인 1정, 어린이 1/2정 복용” 같은 식의 일률적인 투약을 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최근 발달하고 있는 임상약학은 예컨대 약물유전학 (藥物遺傳學)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최적의 약물요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처럼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약물요법을 ‘맞춤약학 (Personalized Medicine)’이라고 부른다. 맞춤약학의 목표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약의 부작용에 의한 희생자를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다.
약대6년제가 추구하는 두 번째 목표는 신약개발이다. 잘 알려진 대로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돈과 오랜 시간이 요구되며, 따라서 신약개발은 실패 위험도가 매우 높다는 특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신약개발의 관건 (關鍵)은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확률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약개발 전반에 대해 균형 잡힌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약대 6년제는 이러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에 관해서는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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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나는 일본 교토 대학 (京都大學)에서 2007년에 발간한 “새로운 약은 어떻게 창조하는가?” 라는 작은 책을 번역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의 머리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쓰려고 한다.
2011년은 우리나라 약학대학의 학제가 6년제 (2+4년제)로 바뀜에 따라 첫 신입생이 입학한 역사적인 해이다. 약학대학의 교육연한을 종래의 4년에서 6년으로 늘인 것은 ‘의료복지’를 추구하는 21세기의 시대 상황에 부응하는 교육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하겠다. 즉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사람들은 의약품에 대하여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요구하게 되었고, 암과 같은 불치병 및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신약이 개발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이러한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약대6년제인 것이다. 물론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약학교육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는 실로 심각하다. 미국의 경우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입원하는 환자가 응급 입원 환자의 8%에 이르며, 입원 환자의 7%는 입원 중 먹은 처방약 때문에 심한 부작용을 경험하며, 입원환자 1,000명 중 3명이 의약품의 부작용 때문에 사망한다고 한다. 또 1998년의 추계에 의하면 매년 입원 환자 중 10만 명이 약물 부작용 때문에 사망한다고 한다. 실로 참혹한 일이다. 의료복지를 추구하는 21세기에도 이와 같은 참혹한 일이 반복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미국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위 10개 일반약 중 최근 슈퍼판매 대상으로 거론되는 진통제 및 감기약 등에 대해 보고된 부작용이 무려 3,958건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대표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ER 서방정’에 관한 부작용 보고가 1,275건으로 가장 많다는 사실이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사례도 2008년 193건, 2009년 411건, 2010년 53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10번 이상 부작용이 보고된 의약품의 품목도 2009년 481개에서 2010년 1,495품목으로 급증하였다. 모든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을 것이란 점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약물관련 사고도 미국처럼 참혹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아스피린으로 얼굴 팩을 만드는 방법이 인터넷에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는 뉴스는 우리가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를 얼마나 잘못 다루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약대 6년제는 우선 의약품의 안전 사용에 관한 교육을 추구한다. 그 철학을 임상약학 (臨床藥學, Clinical Pharmacy)이라고 부른다. 종래의 약물 요법은 환자 개개인의 인종이나 개체에 따른 유전적 특성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및 약물 반응성에 대한 유전적 차이)을 무시하고 무조건 ‘성인 1정, 어린이 1/2정 복용” 같은 식의 일률적인 투약을 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최근 발달하고 있는 임상약학은 예컨대 약물유전학 (藥物遺傳學)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최적의 약물요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처럼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약물요법을 ‘맞춤약학 (Personalized Medicine)’이라고 부른다. 맞춤약학의 목표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약의 부작용에 의한 희생자를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다.
약대6년제가 추구하는 두 번째 목표는 신약개발이다. 잘 알려진 대로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돈과 오랜 시간이 요구되며, 따라서 신약개발은 실패 위험도가 매우 높다는 특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신약개발의 관건 (關鍵)은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확률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약개발 전반에 대해 균형 잡힌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약대 6년제는 이러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에 관해서는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