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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약물상호작용 (1), 허가받은 약이라고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1-07-06 09:14 수정 최종수정 2011-07-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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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달아 일간지와 월간지 기자로부터 약물 상호작용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또 일반약의 일부는 수퍼에서 팔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경솔한 논의를 보면서, 일반인도 알기 쉽도록 약물상호작용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약물상호작용이란 어떤 약의 약효가 병용 (倂用, 함께 복용함)한 다른 약물에 의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현실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병용하는 환자가 적지 않음을 감안할 때,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호작용의 경우도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응급 입원 환자의 8%는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입원하며, 입원 환자의 7%는 입원 중 먹은 처방약에 의해 심한 부작용을 경험하며, 입원환자 1000명 중 3명이 의약품의 부작용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1998년의 추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입원 환자 중 약물 부작용에 의해 사망하는 환자의 수가 매년 무려 1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1998~2003년 사이에 미국에서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된 약은 10가지나 된다. 예컨대 1997년 바이엘사에서 개발된 고지혈증 치료제 세리바스타틴 (Cerivastatin, 상품명: Lipobay)을 다른 고지혈증 치료제인 젬피브로질 (gemfibrozil, 상품명: Lopid)과 병용하였더니 횡문근변성을 일으켜 5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는 1998년 이후의 시판후조사 (Post-marketing surveillance, PMS) 로 밝혀진 사실인데, 결국 바이엘사는 2001년 세리바스타틴을 시장에서 철수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병용이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까지를 고려하면 약물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빈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물상호작용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950년 보거라는 사람은 페니실린과 프로베네시드 (probenecid)를 병용하였을 때 페니실린의 혈중농도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현상을 한 잡지에 보고하였는데, 아마 이 것이 문헌에 나타난 최초의 약물상호작용이 아닐까 한다. 이는 프로베네시드가, 신장에서 페니실린의 요배설을 담당하는 OAT1이라는 막수송체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페니실린의 요배설을 지연시켰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 결과 페니실린의 약효를 오랫동안 지속시켜 주었는데, 이처럼 최초로 보고된 약물상호작용은 바람직한 상호작용이었다.

FDA는 겨우 1970년대에 들어서서야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기 시작하였다. 간 조직을 이용하여 약물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서였다. 드디어1992년에는 터페나딘 (terfenadine, 알레르기성 비염약, 상품명: Seldane) 과 케토코나졸 (ketoconazole, 피부항균제, 상품명: Nizoral)을 병용하면 심장독성 (Torsades de Pointes)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이는 이 두 약물을 5일간 함께 먹던 22살 된 부인이 심계항진 (心悸亢進,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과 어지러움 증 때문에 응급실로 이송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터페나딘은 간에서 CYP3A4라는 효소에 의해 대사되는 약인데, 케토코나졸 같은 CYP3A4 저해제 (예: 에리스로마이신이나 자몽주스 등)와 함께 먹으면 대사되지 않고 혈중에 고농도로 잔류함으로써 이와 같은 부작용을 나타낸다. 터페나딘은 1985년 FDA의 시판허가를 받은 후 92년에는 미국 10대 다빈도 (多頻度) 처방약에 들어 갈 정도로 잘 팔리던 약이었는데, 결국 1998년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허가를 받고 오랫동안 잘 팔리는 약이라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약이라고 장담할 수 없음을 잘 보여 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궁합이 맞지 않는 다른 약과의 만남 (병용)은 혼인 중매만큼이나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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