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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아내와 해로 (偕老)하는 비결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0-08-11 10: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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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0주년을 맞이한 할아버지에게 「결혼 생활을 50년이나 계속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뭡니까?」 라고 한 젊은이가 물었다.

할아버지는 옛날을 회상 하는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들은 멕시코로 신혼여행을 갔었지. 그곳에서 당나귀를 빌려서 둘이 사막을 한가롭게 걸어 다녔어.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탄 당나귀가 무릎을 굽혀서 아내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아내가 바닥에 우당탕 떨어졌지. 그럼에도 아내는 그저「하나」라고 말하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당나귀를 타고 산책을 계속했어. 그런데 얼마 안 지나 당나귀가 다시 무릎을 구부려 아내를 떨어뜨렸지. 그래도 아내는 「둘」하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당나귀를 타더군. 그런데 당나귀가 이내 아내를 다시 떨어뜨리는 거야. 세 번째 떨어진 아내는 말없이 짐 속에서 권총을 꺼내더니 그 자리에서 당나귀를 쏴 죽여 버리더군. 너무 놀란 나는 ‘아무리 그래도 당나귀를 쏴 죽이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아내를 꾸짖었지. 그랬더니 아내가 내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뭐라고 했는데요?」. 그냥 「하나」라고만 하더군. …… 그 사건 때문에 50년 이상 탈 없이 살게 된 거지 뭐.” 유머 책에서 발견한 이야기이다. 

요즘 티브이를 보니 아나운서 왕 아무개와 코미디언 김 아무개는 자기 아내에게 100장도 넘는 각서를 써 주며 살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기꺼이. 왤까? 각서를 쓰라고 하면 ‘그것이 이제 잔소리와 추궁을 끝내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란다. 심지어 각서 쓰라는 말이 나오기를 기다리게 된다고 까지 하였다. 반면에 남편에게 각서를 써주며 사는 아내는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차라리 이혼을 하면 했지 각서는 못 쓰겠다는 여자의 자존심 탓 이리라. 이처럼 여자의 자존심은 남자보다 세다. 그래서 나는 주례를 설 때마다 “아내를 휘어잡을 생각일랑 꿈도 꾸지 말라”고 신랑에게 신신당부한다. 아내를 휘어잡으면 잠시 남자의 위신이 서고 남 보기에 폼도 좀 나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또 만의 하나 아내가 남편에게 휘어 잡히면 그 가정은 머지 않아 십중팔구 깨지게 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남편은 되지도 않을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 그저 행복한 가정이란 간단히 말해 ‘남편이 아내의 주장에 순종하는 가정’ 이라는 현실적 진리를 믿어라.  

나이가 들수록 아내를 무서워하는 남편이 늘고 있다. 신혼 초 있었던 잘못을 환갑이 넘도록 반복적, 논리적으로 추궁하는 아내의 잔소리는 모든 남편의 공포의 대상이다. 그런데도 남자는, 늙어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아내가 곁에 있을 것’을 꼽는다. 이 무슨 모순된 반응인가? 아내가 무섭긴 해도 아내가 내 곁을 떠나는 것은 더 무섭다니! 그러나 어쩌랴. 늙을수록 아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내 중독증’ 환자가 되는 것이 남편들의 신세이니. 그러니 각서를 100장 넘게 써 주더라도 “제발 내 곁에 있어 주” 라고 애원할 수 밖에. 오호 통재라.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고 말았는가? 반면에 여자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영감이 없어야 한단다. 진심일지도 모른다. 설사 농담이라 해도 슬프긴 매한가지이다.

몇 년 전 결혼한 장남에게 쿨한 척 한마디 해 봤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으니 너도 네 처에게 잘 해라. 가사도 반반씩 나누어 하고” 라고. 내 딴엔 제법 신식 아버지 흉내를 내 본 것이다. 며느리가 임신하고 얼마 안 있어 아들이 내게 말했다. “요즘 같아서는 제가 집안일의 99%를 합니다. 아버지는 좋은 시대를 사신 줄만 아세요” 라고. 아들에게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나 보다.

그렇다. 아들 말대로 나는 모든 의미에서 좋은 시대를 살았다. 그래서 더 할 수 없이 행복하다. 그러나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영위하며 해로하기를 원하는 우리의 손자 증손자 들에게는 한마디 주의를 주고 싶다. “시대가 진작에 바뀌었다. 아내에게 입 다물라, 그리고 순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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