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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09-05-27 11:43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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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 봉하 마을에 다녀 왔다. 23일 새벽에 일어난 사건, 즉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조문하기 위해서였다. 노무현 정권에서 식약청장을 지낸 나로서 조문을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리라. 그러나 그런 도리 때문에만 조문을 간 것은 아니었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 그래서 기꺼이 (?) 간 것이다. 사실은 생전에 찾아가 뵙고 싶었는데 차일피일하다가 결국 돌아 간 후에 조문하게 되었다.

나는 식약청장이 되기 전까지는 노무현 대통령과 아무런 관련이 없던 사람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현실에서 이상을 추구하느라 고생한 분이 그분이라고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권력기관을 이용한 통치를 싫어했고, 품위가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격식없는 솔직한 대화를 즐겼다.

심지어 최초로 국민의 지지가 낮아 도중에 사임하는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것도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던 것 같다. 재신임 파문은 그래서 일어난 것이리라. 그의 이러한 이상들은 현실에서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는 무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에 발을 디뎌야 하는 것이 정치라지만 이상이 없는, 즉 꿈이 없는 정치는 그가 택할 수 있는 방법론이 될 수 없었다. 그가 스스로 한 말이다.

보수 언론들은 처음부터 그를 싫어하였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고자 열심이었다. 결국 그들은 노무현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는데 성공하였다. 그 결과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을 욕하였다.

심지어 폭탄이라는 비난을 들어 가면서까지 세금을 올려 향상시킨 그 복지의 수혜자인 서민층마저
노무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았다. 온 국민이 욕을 하더라도 적어도 서민층만은 그를 지지했어야 마땅하다.

이는 언론이 형성한 여론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를 비난하고 욕하였었다.

그랬던 많은 국민들이 이제 봉하마을로, 또 전국 각지의 빈소로 그의 서거를 조문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조문객이 의외로 많은데 정치권도 국민들도 스스로 놀라는 모습이다. 여권에서는 조문이 반정부 움직임으로 이어질까 민심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씁쓸한 것은 정치적 이해때문에 노 전대통령과 거리를 두어 왔던 일부 정치인들이 이제는 다시 친노무현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노 전대통령을 추모하는 국민들이 이처럼 많지 않았다면 이들은 계속해서 노 전대통령의 서거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사람 인심이 다 그런거지 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줄만 알았던 노 전대통령을 이처럼 많은 국민들이 추모하는 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우선은 인간적으로 그의 죽음이 너무나 안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특히 좋아하는 골수 팬들은 물론이고 평소에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싫어했던 사람들까지도 그의 자살은 너무나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어떤 교수가 분석한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그가 추구하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음에 대한 비난이었지 그가 추구한 가치 자체에 대한 비난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가 추구했던 정치적 경제적 유토피아에 대한 국민들의 동경심은 그의 서거를 맞이하여 더욱 절실해 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문 행렬이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 우리는 소위 보수와 진보가 서로 다를 뿐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여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것이 공존 공영의 첫걸음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삼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비는 바른 자세가 아닐까 한다.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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