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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멜라민 사건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08-10-08 07:50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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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사건으로 사회가 시끄럽다.

멜라민은 분자식C3H6N6, 분자량 126.12의 물에는 잘 녹지 않는 백색 결정성 물질이다. 주로 멜라민 합성수지의 원료로 사용하는데 이 합성수지는 내연성 및 내열성이 있어 바닥 타일, 화이트 보드 및 주방용 플라스틱 제품 등에 널리 사용된다. 합성수지는 그 원료인 멜라민이 용출되지 않는 한 식품안전의 문제를 일으킬 일이 없다.

따라서 상식적으로는 멜라민이 식품안전상의 문제를 일으킬 이유가 없다. 그런데 중국에서 우유에 물을 탄 후 멜라민을 첨가한 기상천외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우유 중 질소 양을 정량 함으로써 우유의 함량을 검사하게 되어 있는 우유시험법을 교묘히 이용한 악질적인 사건이다. 물을 탄 우유에 질소화합물인 멜라민을 첨가하면 진한 우유와 같은 시험결과가 얻어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멜라민은 경구투여 할 때 급성 독성이 낮고 생식장기 및 피부에도 별 영향이 없으며 유전독성이나 발암성도 없으나 반복투여 시 주로 방광 및 신장에 축적되어 결석을 일으킨다.

비의도적으로 평생 동안 섭취해도 건강상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내용일일섭취허용량 (TDI)은 미국 FDA에서는 0.63 mg/체중 kg/일, 유럽 식품안전청에서는 0.5 mg/체중 kg/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멜라민 137ppm이 검출된 카스타드 제품을 60kg 성인의 경우 낱개포장 40개 이상씩, 20kg 어린이의 경우 낱개포장 13개씩 매일 지속적으로 섭취하지 않는 한, 또 멜라민 1.5ppm이 검출된 커피프림 제품은 60kg 성인이 20kg 이상의 커피프림 (커피 약 3,700잔 ~ 4,000잔 이상에 해당)을 매일 지속적으로 섭취하지 않는 한 신장염, 신장결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영유아 5만여 명이 신장결석 등의 병에 걸렸다는 기사는 이 물질의 위험성이 예상외로 클 수도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이처럼 식품원료로 허용되지 않은 물질을 우유 등에 첨가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이자 범죄 행위이다.
 
오늘날은 우리의 식탁을 국산 식품으로만 차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전체 수입량의 약 1/3이 식품일 정도로 우리의 식탁은 국제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 수입식품들을 일일이 검사 (전수검사)해서 합격된 식품만을 통관시킬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설령 의심이 가는 수입식품 컨테이너가 있다고 해도 항구 내에 냉동창고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컨테이너를 해체한 후 전수검사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수입불량식품 문제를 일부라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수입식품의 검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외국 식품을 수입하는 업자들도 무조건 싼 식품을 들여 다 팔 생각을 고쳐야 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염가의 식품이라면 안전문제를 일으킬 개연성이 높은 것 아니겠는가? 따라서 잘못된 식품 (및 원료)을 수입한 업자들에게 죄를 엄중히 묻도록 법을 고쳐야 할 것이다.

도둑 하나를 경찰 열 명이 막지 못한다고 했던가? 식약청이 아무리 활약하더라도 불량식품 제조업자와 수출입업자가 건재(?)하는 한 완벽하게 불량식품을 차단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답답하지만 불량식품업자가 없어질 그 날까지 소비자가 눈을 부릅뜨고 식탁을 지키는 길 이외에 좋은 수가 없어 보인다. 결국 국민의 의식 수준이 식탁의 안전수준을 결정짓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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