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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70> 직장암 투병 2 - 작은 깨달음 (22)
콧줄(Levin tube)이 얼마나 불편한지는 경험해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방귀가 안 나와 창자가 부풀고 배가 아프게 되자 젊은 의사는 당연히 콧줄을 다시 삽입하려 들었다. 얼마 동안은 박재갑 교수님의 빽(?)으로 삽입을 막았지만 장의 상황은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문득 약대 김낙두 교수님이 예전에 같은 문제로 고생하다가 한의사 친구분께 침을 맞고 방귀가 나왔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전화를 드렸다. 다음날 그 친구분이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알려주셨다고 했다. 즉 A와 B라는 생약(生藥)을 끓여 마셔 보라...
2023-05-17 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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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9> 직장암 투병 - 작은 깨달음 (21)
1989년 미국 방문을 끝내고 귀국하여 연구와 강의, 학회 일 등으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던 1994년 4월의 어느 날, 몇 명의 교수들과 약사회관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화장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대변을 보고 일어나 보니 변기(便器)가 온통 빨간색이었다. 그래서 5월 12일 서울대 병원 외과의 박재갑 교수님의 진찰을 받았다. 박 교수님은 직장에 손가락을 넣어 보더니 그 자리에서 직장암이라고 했다. 정신이 하얘졌다. 심란한 가운데도 운전에 조심하며 자곡동 집으로 돌아왔다.당장 이 이야기를 아내에게 어떻게 꺼낼 것인가부터 ...
2023-04-26 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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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8> 퍼듀대학 방문 및 교회 출석 - 작은 깨달음 (20)
나는 일본에서 공부할 때 약물체내동태학과 생물약제학을 주로 공부했다. 교수가 된 다음에는 이들과 함께 약제학의 3번째 새 물결인 약물송달학(drug delivery system, DDS)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따라서 DDS의 재료가 되는 폴리머(polymer)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나아가 지구촌의 대표 국가인 미국을 경험하고도 싶었다. 그래서 ‘88 서울올림픽’이 끝나자 마자 당시 우리 약대의 고 유병설 학장님의 추천을 받아 미국 인디애나주 West Lafayette시에 있는 퍼듀대(Purdue) 약대의 박기남 교수 연구...
2023-04-12 0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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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7> 더블 피크 현상의 발견 – 삶 속의 작은 깨달음 19
이번에는 약물을 경구투여(經口投與)하였을 때의 혈중농도 프로필에 2개의 피크(peak)가 나타나는 현상에 관해 연구한 내용을 소개한다.
나는 1988년에 수행한 생동성시험 결과로부터 라니티딘 정제(tablet)를 복용한 지원자의 혈장 중 약물농도-시간 그래프에 2개의 피크가 보이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기존의 약물동태학 이론에 따르면 1개의 피크만 보여야 한다. 실제로 그동안의 논문에는 1개의 패턴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실험에서 나타난 피크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2개였다. 너...
2023-03-30 0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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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6>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도입 – 삶 속의 작은 깨달음 18
이번에는 석사 과정 학생에게 국내 최초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生物學的同等性試驗, bioequivalence test, 이하 생동성시험)’을 연구하게 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986년, 나와 대학 동기로 일동제약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H가 나의 석사 과정 학생으로 입학하였다. 나는 그에게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미래 동향에 대비하기 위하여 생동성 연구를 하도록 하였다.
이 연구는 피험자(volunteer)들을 어떻게 모집 선정하고, 식사는 어떻게 제공하고 채혈은 어떻게 하며 비용과 시험 공간은 얼마가 필요한지 등...
2023-03-15 0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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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5> 석사과정 논문 지도 – 삶 속의 작은 깨달음 17
나는 30년간(1983-2013)의 재직 기간 동안 118명의 석사를 지도하면서 되도록 그들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투고하게 하였다. 그들 중 제일 먼저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J. Pharm. Sci. 76(1987, 784-787))에 석사 학위 논문을 게재한 사람은 J군이었다.
그의 연구내용은 사람이 테오필린 정제를 복용하였을 때의 타액(唾液) 중 약물 농도를, 간단히 이 정제의 시험관내 (in vitro) 용출(溶出, dissolution)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선행(先行) 연구에 따르면 타액 중 농도는 혈중 농도를 ...
2023-02-22 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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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4> 박사 논문 지도 – 삶속의 작은 깨달음 16
내 이름으로 박사 학위를 준 학생은 총 21명이다. 첫 졸업생은 조교수 발령을 받은 지 12년 만인 1995년에 학위를 준 H이다. 그는 유기 양이온의 간담(肝膽) 수송 기전을 연구해 Drug Met. & Dispos. 27(1999)에 발표했다. 그 후 나는 약물의 체내동태 기전(pharmacokinetics)을 분자 레벨에서 밝히는 연구를 계속하였다. H는 나중에 도쿄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박사후연구를 한 다음, BMS사에서 신약개발 관련 연구를 한 후 귀국해 국내 유명 제약회사에서 사장으로 활약 중이다.
1996년에는 L이 EGF의 경피...
2023-02-08 1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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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3> 연구,저술 및 강의 – 삶 속의 작은 깨달음 15
나는 30년간의 교수 생활을 통해 학문적으로 큰 성취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양적으로는 제법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217편의 논문을 소위 SCI급 국제 잡지에, 102편의 논문을 국내 잡지에 발표했으며, 87회 국내 강연, 43회 국제학술대회 강연을 했고, 91개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내 논문의 34%는 생물약제학(biopharmaceutics), 30%는 약물송달학(drug delivery), 25%는 약물동태학(pharmacokinetics), 10%는 약물분석 등에 관한 것이었다.
1984년에는 ‘약물치료시스템’이라는 영문 책(도서출판 샤론)을 ...
2023-01-26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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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2> 새해에는 꿈을
어렸을 때 자다가 오줌을 싼 적이 있다. 화장실인 줄로 착각하는 꿈을 꾼 때문이다. 또 친구들과 다투다가 헛주먹질을 하는 꿈, 싸우다가 소리를 지르려 해도 소리가 안 나와 고생하는 꿈을 꾼 적도 있다. 요즘 나는 줄거리도 엉터리고 앞뒤도 안 맞는 꿈을 많이 꾼다. 충청도 말로 ‘개갈’이 안 나는 이런 꿈을 개꿈이라고 한다. 이런 꿈은 깨고 나면 금방 잊어버린다.
과거의 충격적인 사건이나 재현되어 고생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나는 얼마 전까지 대학 다닐 때 지각을 많이 해서 공부를 제대로 못 했다가 ...
2023-01-12 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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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1> 약학사회지 제5호
2014년 창립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가 발행하는 ‘약학사회지(藥學史會誌)’ 제5호가 지난 10월 발간됐다. 이번 5호에는 원보(原報) 2편, 단보(短報) 1편, 원로 녹취록 2편, 약학사 관련 회고 4편과 ‘약학사 관련 도서 소개’, ‘약학사 관련 국내 및 일본 논문 소개’, ‘회무 및 정보’ 등이 실려 있다. 이하에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1. 논문
(1)원보인 ‘1950년대 의약품 신문광고와 여성 의약 문화’(이영남, 충북대학교 명예교수)에는 의약품 구매나 ...
2022-12-28 15: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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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0> '일본의 풍속' - 삶 속의 작은 깨달음14
1979~1982년, 일본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어 본다.
성 풍속이 문란해 보였다
당시 대로변 극장에 포르노 영화 간판이 걸려있는 곳이 많았다.사람들은 별로 거리낌(?) 없이 포르노 극장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서점에 가면 주간지 비슷한 잡지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펼쳐보면 거의 예외 없이 앞뒤 화보에 여성의 누드 사진이 실려 있었다. 사람들은 태연하게 그런 잡지들을 사 보고 있었다. 하도 태연스러워서, 원래 그들의 태도가 맞는 것이고,우리처럼 쉬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었나 착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2022-12-16 1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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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59> 커피믹스 개발의 주역 조항연 약사
2022년 11월 5일, 경북 봉화에 있는 아연 광산의 수직 갱도에 9일이나 갇혀 있던 광원(鑛員) 둘이 걸어서 생환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들은 인스턴트 믹스 커피의 대명사인 ‘커피믹스’를 먹으며 버텼다고 한다. ‘봉화의 기적’을 일으킬 정도로 ‘커피믹스’는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11월 8일자 조선일보에 의하면 ‘한국을 빛낸 발명품’의 하나로 커피믹스가 선정된 바 있다고 한다. 즉 2017년 특허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커피믹스가 훈민정음, 금속활자...
2022-11-24 2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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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58> '교수가 되다' - 삶 속의 작은 깨달음13
18) 하나님 은혜로 서울대 약대 조교수가 되다
학위를 받고는 곧장 귀국하였다. 1982년 9월이었다. 할 일도 없는 나는 틈틈이 모교의 약제학연구실에 나가 실험실 후배들을 지도하곤 하였다. 약제학실에는 K,L 교수님이 재직하고 계셨고, 몇 년 전 정년퇴직하신 우종학 교수님의 후임 자리는 아직 비어 있었다. 그때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었는데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어려워 신임 교수 채용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어 있었다. 다음 해인 1983년이 되자 다행히 신임교수 채용이 재개되었다. 나는 약제학 전공에 원서를 냈다.&n...
2022-10-27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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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57> '유학 중 연구실 안팎' - 삶 속의 작은 깨달음12
(16) 자기 연구 주제에 대한 주인 정신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자기가 연구할 주제를 스스로 정해 제안하게 하셨다. 학생은 전 교실원 앞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의 주제와 배경 그리고 의의를 발표해 지도교수의 승락을 받아야 했다. 독창성이 없거나 의미가 없는 주제는 교수님을 설득할 수 없었다. 학생이 발표를 잘 해도 대개는 ‘네 제안에 문제가 많은데 잘 극복할 자신이 있으면 한번 해보라’고 소극적인 승낙을 해주실 뿐이었다.
나중에 내가 교수가 되고 보니 이 방법은 지도교수로...
2022-10-13 0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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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56> '박사 학위를 받다' - 삶 속의 작은 깨달음11
(15) 이온대 화합물의 소장 흡수
박사 과정 첫 번째 과제인 이 주제에 대해서는 교토(Kyoto)대학의 세자키(Sezaki) 교수팀이 활발히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극성(極性)을 띠고 있는 양(陽)이온성 약물에 음(陰)이온성 물질을 첨가하면 극성이 낮은이온대 화합물(ion-pair complex, IP complex)을 형성하기 때문에 약물의 소장 투과(흡수)성이 높아진다는 논문들을 발표하였다.
나는우선 IP complex의 참분배계수(分配係數) 등을 정확히 구하여 IP complex형성이 약물의 소장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파악...
2022-09-29 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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